어느 계절인들 중요하지 않은 계절은 없겠지만 가을만큼은 결과를 얻는 계절로 기대와 설렘, 풍요와 여유로움이 있는 중요한 계절인 것 같다. 농부는 봄부터 농사준비하고 뜨거운 여름에 지은 농사를 마무리하며 결실을 맺는 계절이고 사업가는 1년 사업의 결과와 성과를 평가하고 내년 계획을 세우며, 학생은 1년의 공부를 마무리하고 학예회 및 발표회로 1년 동안 과정을 뽐내며 결과를 얻는 계절이기 때문이다.땅을 일구고 씨를 뿌리고 그 씨가 싹이 틔일 때까지 물주고 영양분을 공급해주고 싹이 나오면 혹시 벌레가 생기지 않을까 병에 걸리지 않을까 정
딱따구리과의 '개미잡이'라는 새가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여름철새인데, 개미를 먹는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라고 합니다. 물론 개미만 먹고 사는 편식주의가 아닐 거라는 건 당신도 아실 겁니다. 벌, 나비, 거미 등도 잘 먹는다고 하니 편견은 삼가시기 바랍니다. 고대 그리스에서는 이 새를 '윤그스(junx)'라고 부르며, 마술을 부릴 때 '사람의 힘으로 어찌할 수 없는 운명'을 상징한다는 의미로 이용했다는군요. 그리고 그때의 명칭이 현재 학명인 '징크스(jynx)'가 됐다고 합니
도원결의, 적벽대전 등으로 유명한 영웅호걸들의 대서사시 '삼국지연의'는 과장과 미화 그리고 문학적 상상력을 동원한 역사소설이다. 저자는 1494년 경 송나라 시대 나관중이다.소설 '삼국지연의'보다 천여 년 전 진나라 시대 진수가 쓴 '삼국지'는 역사를 기록한 정사(正史)다. 정사 삼국지는 총 30권이다. 마지막 권 '동이(東夷)전'은 우리 민족의 풍습과 정치 제도 등의 기록이다. 중국인들은 주변국을 이(夷)로 불렀다. 오랑캐란 뜻이다. 우리나라는 중국의 동쪽에 있다하여 동이(
과거 잘 통제된 사회, 반대 의견이 허용되지 않았던 독재 시대의 질서가 아름다워 보여도 그것은 병이 깊은 환자나 다름없었다. 통제는 원래 폭력이다. 우리 가정에서도, 학교에서도 종종 이런 모습이 아직도 남아있다. 의식하든 안 하든, 매우 깊숙이 자리 잡고 있다. 동네방네 펄럭이던 새마을 깃발은 이를 상징한다. 우리는 가난을 벗어던진 상징으로 혹여 간주할지 모르나, 그것은 독재자를 미화하는 홍위병 깃발일 뿐. 그들의 잔치가 끝나자 농촌은 갑자기 버려진 세상이 되어 버렸다. 추억의 완장처럼, 그런 깃발들이 아직도 곳곳에 남아있다.농촌이
라틴 아메리카의 '베네수엘라'에서는 길거리 노점상에서 헌법책을 살 수 있고 가난한 이들은 관공서 같은 곳에서 공무원이 뭔가 미심쩍은 말이나 행동을 하면 헌법책을 보여 준다는 기사를 읽었다. 멋지지 않은가?그러나 이것은 멀리 있는 남의 나라 이야기일 뿐이다.여태 대한민국헌법을 읽지도 헌법책을 가져본 적도 없는 내가 헌법에 관한 책을 사게 한 불쏘시개가 있었다. 전 조국 장관의 가족에 대한 검찰 수사 과정이 비인간적이고 무자비하다고 여겨졌다.그래서 '대한민국헌법'을 샀다.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아이를 낳고 쫑알쫑알 말을 시작할 무렵 아이에게 물어본다. "엄마 좋아? 아빠 좋아?", 아이들의 대답은? 당연히 "엄마 좋아"라고 한다. 아니 "엄마 좋아"라고 했다.불과 10여년 전만해도 육아에 참여하는 아빠는 극히 일부였고 대부분의 아빠는 엄마의 보조역활 이었다. 아이는 아빠보다 엄마와 함께 있는 시간이 많으니 당연시 엄마를 더 좋아 했고 아빠는 육아와 거리가 먼 존재로 느껴졌었다.지금은 어떤가? 2000년대 이후엔 '슈퍼맨이 돌아왔다', '아빠어디가?' 등 아빠육아를 주제로 한 예능프로
세습을 통한 교회 사유화 논란으로 한국 기독교 내부 및 시민사회가 시끄럽다. 한국 기독교의 교회 사유화는 오래 전부터 논란이 되어왔다. 그렇다보니 일부 기독교 세력이 그에 대한 부끄러움을 깨닫고 2013년에 '세습금지법'을 만들기도 했다.하지만 이는 편법과 탈법, 나아가 위법을 저지르며 그들이 생명처럼 여기는 'God' 흔히 하나님을 속이기에 혈안이 된 듯한 모습을 연출하게 한다.한국일보 강진구 기자의 9월 27일자 기사에 따르면 "세습금지법이 적용되자 세습을 위한 여러 변칙적인 방법이 등장했다. 아들
1965년 중학생일 때 대흥사로 가을소풍을 갔다. 우리 반 친구들은 대웅전 마당에 모여 스님의 설명을 들었는데, 지금은 대부분이 기억에서 사라졌다. 그러나 아직도 선명하게 남아있는 기억 하나는 서산대사의 금 십자가 이야기다.-임진왜란 때 승병대장으로 왜적을 크게 무찌른 서산대사는 일본으로 끌려간 조선의 포로를 구하기 위해 왜장과 담판을 벌인다. 그때 일본에 선교사로 와있던 신부를 만나게 된다. 신부는 스님에게 기독교로 개종할 것을 권한다. 스님은 담담히 부처님 말씀으로 설법한다. 스님의 설법에 감복한 선교사가 존경의 뜻으로 금 십자
어느 날 머리를 삭발하고 나타난 청년이 있다면 대부분은 군대에 입소하는 신병의 모습이리라. 감방에 들어갈 때도 역시 강제 삭발이 이루어진다. 모든 차별을 없애고 맡은 의무에 종사하거나 벌을 받는 모습으로 말이다.아마든 프로든 운동 선수들이 슬럼프가 길어지면 자신들을 다잡으려 할 때에 하는 행동 중의 하나가 삭발이다. 결연히 각오를 다져서 좋은 경기 결과를 이끌겠다는 다짐의 형태이다. 많은 경우 효과를 보기도 하고 팀의 단합도 도모된다고 한다. 절박한 심정으로 투쟁에 나서는 노조나 사회단체 간부들의 삭발도 이와 같다. 일반인들이 출가
지난달 다문화여성 대상으로 '자녀와의 건강한 의사소통방법 훈련'이라는 주제로 강의를 하게 되었다. 나라도 다르고, 한국어 수준도 다르고, 통역사도 없이 쉽게 알아들을 수 있도록 강의를 해야 하는 것이었다. 한참 고민을 했다. 어떻게 해야 쉽게 자녀와 의사소통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을까? 한국어가 유창해도 의사소통은 힘들다. 더군다나 한국어가 서툰 엄마와 언어적 표현과 감정표현이 서툰 아이들과 하는 의사소통은 더 더욱 어렵다. 의사소통은 '의사(意思)' 무엇을 하고자 하는 생각과 '소통(疏通)
"우리 집은 아들들만 학교 보내고 딸들은 집에서 일만 했지라"교육을 받지 못해 문맹의 부끄러움을 안고 살아온 할머니들의 한 맺힌 넋두리이다. 일제 강점기 때 태어난 이 땅의 여성 대부분은 글을 배우지 못했다.최근 각 지자체마다 글을 모르는 할머니들을 대상으로 글쓰기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초등학교 교실에서 손주 또래 아이들과 함께 공부하는 할머니들은 아이들처럼 해맑다. 평생을 문맹으로 살아온 팔순의 할머니들이 뒤늦게 배운 글로 지난한 삶을 풀어놓은 사연들을 책으로 엮어 화제가 되고 있다.'글을 몰랐지, 인생을 몰
임시정부 수립과 3·1운동 100주년의 해, 2019년에 벌어진 일본의 노골적인 한국 때리기는 결코 일회적 해프닝이 아니다. 앞으로 더 강도가 세지지 약해질 리가 없다. 이미 일본의 숨은 전쟁은 시작되었다고 본다. 아베 정권이 끝나면 약해질까. 착각이다. 일본의 권력 지형은 앞으로도 상당 기간 자민당을 넘는 세력이 없기 때문에 달라지지 않는다.그래서 한국 진보 정권을 노골적으로 무너뜨리고 조금이라도 더 협조적인 정권이 한국에 들어서게 하려고 별짓 다할 것이다.지난 7월 21일, 투표율 48% 정도의 일본 참의원 선거가 끝났다. 일본
교통이란 사람과 물건을 이곳에서 저곳으로 움직이는 것을 말한다. 영어의 사전적 의미에서 'Transport'는 이같이 움직이는 것 외에 차량·철도·선박·비행기 등의 교통수단들의 통합도 포함한다.비슷하게 소식·정보·자료·생각의 움직임과 이동을 통신 혹은 중국에서는 교통이라 하기도 한다. 자동차와 비행기의 발명과 상용화와 아울러 새로운 교통수단과 교통방식들이 시도되거나 도입되고 있다.최근 세계의 교통 기업들은 주요 교통 거점에서 집 혹은 최종 목적지까지 이동, 즉 Micro-mobility를 둘러싸고 각축을 벌이고 있다.
저출산 고령사회와 저출생 고령사회는 다른걸까?며칠 전 신문에서 경남도 저출생 극복 사업 공모에 진주. 창녕이 선정되었다는 기사를 보았다. 저출생 고령사회를 극복하기 위해 지역실정에 맞는 사업을 발굴한 시·군에 도 사업비를 지원해준다는 내용으로 육아·패밀리행복센터를 만들고 연회비 2만원에 장난감 은행을 운영하고 맘 편한 놀이터를 조성 한다는 기사였다.저출산 고령사회는 익숙한 단어지만 저출생 고령사회를 극복하기 위한 사업이라 하니 한글자의 차이로 의미가 달라지는걸까? 궁금해서 의미를 찾아보았다. 저출산은 아이를 적게 낳음을 뜻하고 저출
영화의 고전적 주제는 권선징악이다. 악한 사람은 부와 권력의 힘을 가진 강한 사람, 선한 사람은 가난하고 권력의 힘이 없는 약한 사람으로 설정한다.강자의 갑질에 시달리는 힘없는 약자의 시련이 절망적 상황으로 치닫는 영화의 클라이맥스에서 관객은 분노하며, 가슴을 졸인다. 강자의 몰락과 약자의 승리로 결말 날 때 관객은 마치 자신이 승리한 것처럼 환호한다. 관객은 약자와 자신을 동일의 인물로 착각한다. 영화는 강자와 약자의 대립 구조에서 약자 편을 드는 인간의 원초적 정서를 기술적으로 잘도 건드린다.천만 관객이 몰리는 소위 대박 난 영
어딘가 초대되어 갔을 때 깔끔한 실내와 정갈한 음식을 대하면 눈이 긴장하고 몸이 경직된다. 자유롭지가 않다. 무언가에 매인 듯하다. 어딘가에 자유롭게 눕고 싶고 앉고 싶어도 불편하다. 눈은 청결할지 모르지만, 몸 둘 바 모르는 손과 다리는 불편하다.입은 정갈할지 모르지만 맛이 머무르지 못하고 배고프다. 어울리기 어려운 분위기에 어색함을 숨기느라 바쁘다. 좀 수더분하고 편안함에 몸이 배인 터라 그렇게 깔끔하게 가꾼 정성이 오히려 멀게 느껴진다. 조금만 티끌이 보여도 안 좋게 보일까 봐 근심이 생긴다.치울 쓰레기조차 없이 살지 말았으면
우리나라는 강소국의 특징을 보이고 있다. 남한만 볼 경우, 2017년 기준 10만㎢ 면적에 약 5180만 명이 살고 있다. 육상교통에 한정하면 자동차 대수가 총 2253만 대로 가히 자동차 공화국으로 불릴만하다. 2.3 명당 1대씩 차량을 보유하고 있다. 도로도 잘 닦여 있다. 도로 총길이가 11만km로 단위 면적인 ㎢당 1.1km에 달하고 있다. 농어촌이든 도시든 골목마다 잘 포장된 도로가 우리 앞에 펼쳐져있다. 강소국으로서 체면도 구긴 면도 있다.바로 교통사고이다. 우리나라 도로에서 2000년 교통사고 29만 건에 부상자수 42
며칠 전 남편이 처음으로 연극무대에 올랐다. 전공자도 아니지만 연극배우가 해보고 싶다는 말 한마디에 기회가 되어 몇 장면 안 되지만 연극 무대에 올라 이틀 동안 공연을 했다.첫 데뷔 무대에 얼마나 설레고 두근두근 거렸을까? 부끄러움은 우리 몫이라며 공연 날 아들과 두 딸과 함께 공연을 보았다. 딸들은 아빠가 나오는 모습에 너무나 좋아하며 아빠가 멋지다고 잘한다고 사진을 찍으라고 나를 재촉했다.처음 보는 연극이었지만 큰딸은 배우들이 하는 대사를 곱씹듯이 계속 따라하며 학교에서 연극을 배우고 싶다고 했다. 우리 아이들에게는 아빠가 연기
대중가요 중 인생을 주제로 한 노랫말이 많다. 그 가운데 최희준이 부른 '하숙생'과 조용필이 부른 '킬리만자로의 표범'이 있다. 하지만 이 두 노래에 담긴 인생의 의미는 사뭇 다르다."인생은 나그네길 어디서 왔다가 어디로 가는가. 인생은 벌거숭이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가는 것. 정일랑 두지말자 미련일랑 두지말자. 인생은 강물이 흘러가듯 소리 없이 흘러서간다" 하숙생 노랫말 일부이다.최희준의 하숙생은 인생의 의미를 공수래공수거로 보고 있다.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가는 나그네라고 노래한다. 흐르는
자기 정체성에 대해서 지나치게 집중하다 보면 자칫 자기도 모르게 편집증이 되기도 한다. 자발적이든 어떤 과정에 필요해서든 청년들의 과도한 스펙 쌓기가 이런 증상으로 발전될 수도 있다. 자기가 누구인지를 잃어버리게 한다. 그래서 잃어버린 자기를 찾아 구만리 길을 헤맬 수도 있다. 그리하여 자기 정체성에 집착하게 되는 병을 얻게 된다. 대학입학 과정에서 그리고 회사들의 입사 과정에서 개인들의 삶에 별 상관도 없는 스펙을 지나치게 많이 요구하는 것은 청년들을 병들게 한다.많은 스펙을 가진 이들이 이상하리만치 오히려 환경 변화에 약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