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라는 시간덩어리는 흘러가는 강물 같은 것이 아니라 뒤로 물러나는 연극의 한 막같은 것인지도 모른다. 우리는 가만히 제 자리에 멈춰 있는데도 시간은 여러 곳에 흠집을 남긴다. 만약 우리가 에너지가 없는 진공이나 동결 상태에 있다면 흔적은 남지 않을 것이다. 살아 있다는 것, 에너지가 흐르는 공간에 있다는 것이 흔적을 남기며 우리는 그것을 통해 시간이라는 것을 구체적으로 느끼는 것이다. 개인에게도, 개인의 집단인 국가에도 시간은 흔적을 남긴다.인터넷에 떠 있는 박 대통령의 2005년 사진과 최근의 사진을 바라본다. 어찌 보면 모녀
세월이라는 말이 실감이 날 정도로 빨리 지나가버린 연말이다. 얼마 남지 않은 이 기간 동안에 정리해야 할 것들이 너무 많아 마음도 몸도 바쁘기만 하다 2016년도에 세운 계획들을 생각해보며 어떻게 지내왔는지 되돌아보게 된다.나는 해남 성폭력 가정 폭력 상담소에서 일하는 소장으로서 폭력 앞에 고통당하는 약자의 소리를 듣고 그들의 고통과 치유를 위해 일하는 여성이고 그 먼저는 아내로서 엄마로서 나의 가정을 쾌적하게 유지하는 주부이고 또한 내 부모님의 귀한 딸이기도 하다. 각각의 삶의 역할에 충실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바쁘게 살아간
인간은 극단적으로 사고하고 행동하는 경향이 있다. 어떤 한 가지 생각을 하게 되면 그 생각을 더욱 굳건히 하고 다른 생각은 무시하거나 부정한다. 이렇게 고착화된 자신의 편견에 근거하여 행동하게 되면 극단주의자가 되고 만다. 정치적으로 보면 좌익사상가와 우익사상가를 대표적으로 들수있다. 한 개인의 생애를 살펴보더라도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판이한 행동을 하게 되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특정 개인만 총애하고 다른 사람은 싫어하다가 어느날 변하여 총애하던 사람을 격심하게 비난하는 것을 접하게 되면 인간의 마음이라는 것이 얼마나 극단에
희망과 꿈을 가지고 계획한 한 해의 일들을 마무리할 시기입니다. 일을 시작할 때 우리는 의욕을 가지고 힘차게 나아갑니다. 그러다가 예상하지 못한 반대나 거침돌에 부딪치면 대처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입니다. 정면으로 싸울 수도 있고 계획한 일을 포기하고 접을 수도 있습니다. 겁을 먹고 두려워 어찌할 바를 모르기도 하고 어떤 상황인지 사태를 깨닫지 못하고 자기 안에 갇혀 있기도 합니다. 최선을 목표로 정했더라도 상황이 바뀌면 차선책이나 차차선책으로 유연하게 대처하는 것은 필요합니다. 우리는 미래를 예측할 수는 있지만 완벽하게 알 수는 없
다시 12월이 되었다. 시간의 흐름이란 누구에게나 똑같은 속도가 아니라더니 확실히 맞는 말이다. 벌써 12월이라니. 망연자실은 이런 때를 두고 쓰는 것 같다. 큰 기대를 하지 않고 맞은 한해였지만 어느 해의 12월보다 한해를 보내는 심정이 불안하고 고통스럽다. 좋은 정치, 좋은 나라란 국민들이 '정치라는 걸 느끼지 못할 정도로 편안해야'한다는데 우리나라는 어쩐 일인지 어느 한해 정치의 소용돌이를 벗어나지 못한 것 같다.우리 부모세대들은 말할 것도 없고 나 역시 비록 전쟁을 직접 몸으로 겪지는 않았지만 부족한 물자를 내
'여성주의, 남자를 살리다'라는 남성페미니스트 작가의 책을 얼마 전 남편에게 읽어보길 권하였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남성들이 오랜 시간 자연스럽게 물들여진 가부장적인 틀에서 벗어나 세상에 존재하는 차별들과 폭력에 대해 민감성을 유지하는 진정한 대한민국 남성 페미니스트가 되길 원하는 내용이다. 모든 소외된 자들이 떳떳하게 자신의 힘으로 일어서고 독립된 주체로서 존중받으며 자유롭게 살 수 있게 되는 것이 여성주의이며 진정으로 남성을 살리는 것이며. 페미니스트가 원하는 것은 자기와 다른 성을 억압하고 착취하는 것이 아니다.
춘추시대 제나라 영공(靈公)때의 일이다. 영공은 궁중의 여인들에게 남장(男裝)을 시켜놓고 취미로 즐기며 구경하는 별난 취미를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이러한 취미는 곧 백성들 사이에도 유행되어 남장한 여인이 날로 늘어났다. 그러자 영공은 재상인 안영(要婦)에게 '궁 밖에서 남장하는 여인들을 처벌하라'는 금령(禁令)을 내리게 했다. 그러나 그 유행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았다. 영공이 안영에게 그 까닭을 묻자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전하께서는 궁중의 여인들에게는 남장을 허용하시면서 궁 밖의 여인들에게는 금령(禁令)을 내렸
소아과 전문의이자 상담가인 레이첼 나오미 레멘은 '할아버지의 기도'에서 17세 때 뉴욕 코넬대학교 기숙사에서 내장 출혈로 쓰러진 후, 6개월간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있다가 깨어나 의사가 된 이야기를 합니다. 그녀의 아버지는 딸이 깨어나도 정상적인 삶을 살기는 어려우며, 수술을 여러 번 받아야 하고 40세까지 살기도 어려울 것이라는 의사들의 말에 크게 낙담하였습니다.그러나 그녀는 반드시 의사가 되기를 희망했습니다. 외동딸로 태어나 하고 싶은 대로 자란 그녀는 한번 마음을 먹으면 꼭 그것을 해야만 했습니다. 그녀는 아버지
지난 대선 직후 박근혜대통령에게 투표했다는 사람에게 물어본 적이 있다. "왜 그에게 투표를 하셨어요?" 당연히 그를 지지하기 때문에 투표를 했을 거란 생각을 하면서도 더 명쾌한 이유와 답을 듣고 싶었다. '많은 부정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지만 적어도 박근혜 후보가 여성들의 정치적 위상을 변화시킬 것이란 기대와 원칙을 크게 벗어난 행동을 하지 않을 거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전 이명박 대통령 시절의 수많은 비 원칙적인 정치행동을 생각해보면 그동안 남성들이 주도해온 폭력적 정치질서에 진력이 난 나에게도 수
가을이 깊어갈수록 조금씩 예쁜 옷으로 갈아입고 더욱더 운치를 더해주는 가을날을 보며 우린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익어가는 것이라는 노사연의 바람의 노래가사처럼 이 가을 자∼알 익어가는 우리의 인생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남성과 여성은 태어나면서 가지고 태어나는 생물학적 성과 살아가면서 습득되어가는 문화적 측면의 사회적인 성 젠더(Gender)로 나눌 수 있다. 젠더는 성별에 따라 사회적으로 기대되는 행동양식이나 태도, 역할이 선천적으로 태어나기 보다는 후천적으로 학습되어지는 것이다. 그래서 문화적 측면의 사회적인 성인 젠더(
파란 하늘에 뭉게구름 두둥실 떠가는 가을날에 소곤소곤 이야기 소리가 들려온다. 가을바람에 신이 난 코스모스들은 무리지어 바람 따라 몸을 맡긴 채 덩실덩실 춤을 춘다. 잠자리, 여치는 힘차게 창공을 날다 날개를 접고 앉아 휴식을 취하며 노래도 부르고 어디로 여행을 갈지 궁리도 하는 모양이다. 들녘에는 곡식들이 앞 다투어 알알이 익어가느라 아우성이다.어디 그뿐인가? 새벽에 화단에서 만나는 거미는 작은 우주를 만들어 놓고 손님들을 초대하느라 분주하다. 손님들이 찾아오는 곳엔 거미가 집을 지어놓고 살기위한 방편으로 그렇게 하지만 아무런 대
성경은 칼을 쳐서 보습으로 창을 쳐서 낫으로 만드는 평화의 나라를 말합니다. 서로를 믿고 선을 행하는 새로운 세상을 이야기합니다. 우리가 편히 쉴 곳은 전쟁 무기와 군사 시설이 있는 곳이 아닌 서로에 대한 믿음과 선한 마음 안에 있습니다.평화는 다툼이나 갈등이 없고 정의가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배려하고 도우며 함께 사는 길을 모색하는 것이 평화입니다. 서로 믿고, 사랑하며 용서하며 이해하는 것이 평화입니다. 생명을 소중히 여기고 사랑하는데 있습니다. 현재 남한의 군사력이나 국방비는 북한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월등하게 많습니다. 거
난생 처음 수호천사 봉제인형을 만들었다. 집에 있는 헝겊과 털실 등을 이용해 몸통을 만들고 천사를 닮은 인자한 얼굴과 긴 옷을 해 입혔으며 등에는 은빛 날개도 달았다. 경주일대에서 잇달아 발생한 지진과 400여회에 걸친 여진공포 때문이다. 대구에 살고 있는 딸과 외손녀는 지진진동을 겪을 때마다 전화를 해 무섭다고 울먹거렸다. 외손녀는 밤잠을 설치고 악몽을 꾼다는 것이었다.어렸을 적 어딘가에서 떨어지거나 이리저리 도망 다니는 꿈을 꾸고 나면 어른들은 '키가 크려고 그런다'고 안심시키곤 했는데 나는 무엇이라고 외손녀의 악
올 추석은 주말이 겹쳐서 여느 해보다 연휴가 긴 추석이였다. 연휴 기간이 긴 만큼 스트레스와 피로도 많아서 명절이 지나면 많은 부부가 갈등과 다툼이 심해져 이러한 일로 명절이 지나면 이혼 건수가 부쩍 늘어나는 사회 문제가 되었다. 하지만 명절에 있었던 불만으로 이혼하는 것이 아니라 평소에 쌓인 불만과 갈등이 함께하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명절을 계기로 확대되어 서로의 감정이 상하게 되어 이혼에 대한 생각을 굳히게 되는 경우가 많다.서로 다른 남녀가 부부로서 함께 가정을 이루며 살아가는 과정에서 오는 갈등은 부부간에 서로를 위해 노력하는
한 해 가운데서 어떤 일을 하기에 좋은 시기나 때를 절기라한다. 여름철새 백로가 9월에 뜻한 곳을 찾아 필리핀으로 떠나면 9월 절기 백로가 처서와 추분 사이에 온다. 이 때가 되면 밤에 기온이 내려가 대기 중의 수증기가 엉켜 이슬이 되어 풀잎에 맺힌다. 백로 기간에는 겨울 철새 기러기가 시베리아, 사할린, 알래스카에서 우리나라로 날아오고, 제비는 중국양쯔강 남쪽지방인 강남으로 날아간다.이 뿐만 아니다. 추분은 밤낮의 길이가 같아지고 가을 추수가 시작되고 백곡이 풍성하고 동면할 벌레가 구멍을 막는 계절이다.전래동화 '흥부놀부&
유난히 더웠던 여름의 햇볕이 물러가면서 추석이 다가옵니다. 추석은 넉넉함을 서로 나누며 감사하는 우리의 명절입니다. 추석에 우리는 서로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축복합니다.우리의 삶 안에는 축복이 들어 있습니다. 삶은 그 자체가 축복입니다. 우리가 삶의 축복을 온전히 받아들일 때 우리의 삶은 더욱 빛이 납니다. 축복이란 한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일방적으로 베푸는 것이 아니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인정하면서 서로 성장해 가는 과정입니다. 그래서 삶을 축복하고 서로를 섬기는 사람들은 서로가 깊은 유대 속에서 힘을 얻습니다. 우리 자신
일주일에 한 번씩 배달돼오는 한 주간지에서 표해록을 쓴 금남 최부(1454~1504)에 대한 기사를 읽었다. 중국에서 동방의 '마르코 폴로'로 불리는 조선시대의 선비 최부를 기려 기념공원을 만든다고 한다. 당시 최부 일행 43명을 태운 배는 제주도 앞바다에서 표류해 보름 여 만에 중국 저장성에 도착했는데 바로 최부 상륙지점에 중국 측이 기념관과 공원을 조성할 것이라는 것. 우리나라에도 가까운 강진 전라병영성 맞은편에 이곳에 표류한 네덜란드 상인 하멜이 머물던 하멜기념관이 있다. 공식적인 외교는 아니지만 국제간의 교류가
입추와 처서가 지나 가을을 기대하고 있지만 여전히 덥다.조금씩 아침 저녁으로 선선해진 기운이 느껴진다. 어제는 대흥사길을 창문을 열고 달리니 벼 익는 구수한 냄새가 코끝을 스친다. 그 속에 가을내음이 난다. 역시 구름도 좀 높아졌다. 그러다 문득 아! 추석이 얼마 안 남았구나! 이렇게 아름다운 곳에서 머리에 걱정이 스며들어온다. 자주 볼 수 없었던 가족·친지들을 만날 수 있는 반가운 명절…. 어렸을 때는 정말 기대되고 좋았다. 하지만 지금도 그럴까?한 여름 햇볕에서 고생으로 일궈 낸 땀의 결실을 가을에 풍성한 수확의 기
음력 7월 7일은 은하의 서쪽에 있는 직녀성과 동쪽에 있는 견우성이 일년에 한 번씩 오작교에서 만난다는 전설이 있는 칠석날입니다. 우리의 선조들은 칠석이 되면 "낮과 밤이 순리대로 교차하고 물과 불이 적당하게 배포되므로 재물과 지혜와 질병을 물리쳐 달라"는 기원을 하였습니다.하늘에는 인간의 생사화복을 주관하는 칠성(七星)이 있고, 그 기운을 받아 사람의 얼굴에도 일곱 개의 구멍이 있고 몸에도 일곱개의 점이 있으며 사후 관에도 칠성판을 깔았고, 또한 사람의 세포도 7주를 주기로 변한다고 합니다. 일주일은 7일이고 빛은 일곱 스펙트
살아서는 개인전시회 한번 하지 않고 독학이었지만 지금은 가장 비싼 그림의 화가 박수근이 그린 라는 작품이 있습니다. 아내 김복순 여사와 장남을 모델로 그렸다고 알려져 있는 그림입니다. 그는 기교를 생략함으로써 숨결처럼 섬세한 분위기까지 살아 움직이게 하고 있습니다. 잔재주 부리지 않고 도달한 가장 자연스러운 상태, 인간 심층의 선의와 그리움을 불러일으키는 힘을 나타냅니다. 몇 개의 단순한 곡선만 가지고 젖을 물린 엄마와 젖을 빠는 아기의 만족감과, 모자간의 소통과 일치를 완벽하게 표현하고 있습니다.엄마 품에 안긴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