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영진(즐거운 오감놀이터 우리들 놀꽃 대표)

 
 

지난달 다문화여성 대상으로 '자녀와의 건강한 의사소통방법 훈련'이라는 주제로 강의를 하게 되었다. 나라도 다르고, 한국어 수준도 다르고, 통역사도 없이 쉽게 알아들을 수 있도록 강의를 해야 하는 것이었다. 한참 고민을 했다. 어떻게 해야 쉽게 자녀와 의사소통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을까? 한국어가 유창해도 의사소통은 힘들다. 더군다나 한국어가 서툰 엄마와 언어적 표현과 감정표현이 서툰 아이들과 하는 의사소통은 더 더욱 어렵다. 의사소통은 '의사(意思)' 무엇을 하고자 하는 생각과 '소통(疏通)' 막히지 아니하고 잘 통함이 합쳐진 말로 내가 가지고 있는 생각이나 뜻이 서로 잘 통한다는 뜻이다.

사람은 혼자서는 살기 힘든 사회적 존재이기 때문에 살아가면서 매 순간 의사소통을 한다. 내 마음이나 생각을 전달할 때 말, 편지, 채팅, 문자와 같이 언어적 표현으로 서로의 의사를 주고받고 또는 표정, 몸짓, 태도 등 비언어적 표현으로도 내 뜻을 전달할 수 있으며 다른 사람의 뜻을 알 수도 있다.

하지만 자신의 뜻을 정확하게 전달하지 못하거나, 상대방의 표현을 제대로 듣거나 보지 않아 잘못 해석할 때, 그리고 감정적으로 표현하거나 받아들일 경우 의사소통이 되지 않아 문제가 생겼을 때 가장 많이 하는 말은 아마도 "말이 안 통해!", "내 마음도 몰라주고, 자기만 생각해!", "독불장군이야!" 일 것이다. 내가 원하는 것이 상대방에게 잘 전달되고 상대방이 그것을 잘 받아들이면 만족과 행복감을 느끼지만 원하는 바가 잘 전달되지 않으면 불만족이나 좌절, 불행까지 느낄 수 있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과 잘 어울려 살기 위해서는 의사소통이 꼭 필요한 것이다.

특히 아이들은 대화방법을 주로 가족에게서 배우기 때문에 부모와 자녀와의 의사소통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아이들이 기억하는 엄마의 모습과 이미지는 언어적인 부분에 의해서만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엄마가 건네는 눈길, 미소, 손길, 몸짓, 태도 등 언어적 표현이 부족한 아이들에게는 비언어적인 부분의 의사소통이 더 많은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의사소통은 언어 30%, 비언어 70%, 그래서 말로, 몸짓으로, 표정으로 하는 자녀와의 건강한 의사소통 방법을 배워보기로 주제를 정했다. 오고 가는 생각과 뜻이 잘 통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첫 번째 몸의 언어로 소통하자. 사람의 마음을 말로 다 표현할 수도 말로 다 이해할 수도 없다. 말로 하지 않아도 따뜻한 눈빛, 따뜻한 표정, 따뜻하게 꼬옥 안아주며 몸의 언어로 소통할 수 있다. 수줍음이 많거나 낯을 많이 가리는 아이에게는 말을 건네는 것보다 부드러운 미소나 따스한 눈 맞춤이 친해지는데 더 효과적이다. 스킨십, 눈맞춤, 미소와 같은 긍정적인 의사소통은 호감과 신뢰를 표현하는 역할도 하지만 언어적으로 표현하지 못하는 부분까지 전하기도 한다.

두 번째 나의 감정을 알고 이해하자. 사람이 느끼는 감정은 다양하고 복잡하고 미묘하고 종류도 많으며 내가 느끼는 감정을 알고 이해하고 있을 때 다스릴 수 있다. 화가나 울화가 치밀어 올라 욱하거나, 화를 꾹꾹 누르다 보면 속병이 생긴다. '내가 화가 났구나!, 나는 이럴 때 화가 나는구나!, 화날 때 이렇게 하니 화가 풀리네!' 등 내가 느끼고 있는 복잡하고 미묘한 감정을 들여다보며 나를 이해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 나의 감정을 알고 이해해야 다른 사람을 이해할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생긴다.

세 번째 내가 느낀 감정으로 솔직하게 표현해 보자. "말하지 않아도 알아요"라는 CF처럼 말하지 않아도 다 안다면 얼마나 좋을까? 남편도 "내 맘 알지?"라는 말을 제일 무서워한다. 그 마음이 어떤 마음인지 종잡을 수 없다면 말을 해야 오해가 생기지 않으니 그냥 솔직하게 말하라고 한다. 내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고 가장 가까운 가족부터 "여보, 생각은 어때?", "네 생각은 어떠니?"라고 의견을 물어보고 듣는 연습을 해보자.

그런 부모의 모습을 보고 아이는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다. 아이에게 건강하고 긍정적인 소통 방법을 가르치고 싶다면 "네 생각은 어떠니?"라고 물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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