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읍 학동길에서 시작하여 금강재까지 연결된 금강산 임도와 금강재 끝단에서 시작해서 옥천면 영춘리와 영신리를 거쳐 마산면 맹진리까지 연결된 임도는 해남군민들의 건강을 위한 둘레길 명소이다. 나이 때문에 산행이 어려운 사람들을 위한 해남의 둘레길은 다른 지역에 비해 많이 분포하는 편이다. 대흥사 매표소에서 주차장까지의 산책길은 우리나라 어디에 견주어도 최고의 둘레길로 손색이 없다. 미황사 달마고도의 경우 이미 전국에 알려져서 방문해야 할 둘레길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어 해남을 알리는 데에도 많은 역할을 하고 있다.이렇게 해남에는 타 지
지금으로부터 어언 20여 년 전, 2004년 3월에 대통령이 국회에서 최초로 탄핵되었다. 당시 노무현 대통령이 총선을 앞두고 특정 정당을 지지하는 발언을 해 선거 중립 의무를 위반했다는 사유로 국회에서 탄핵안이 통과되었으나, 2개월 후인 5월 헌법재판소가 이를 기각하여 대통령직에 복귀했다. 그 와중에 총선에서 소수 여당이 의석 수 절반을 훨씬 뛰어넘는 압승을 거두었다. 조선일보를 중심으로 극우 보수 시각을 가진 언론들은 탄핵의 당위성을 계속 설파하였지만 국민 여론은 70% 이상이 부당하다고 보았다.당시 '총선 시민낙선연대
"언니, 내가 죽은 것 같아. 소희가 바로 나였어." 이달 중순 해남시네마에서 몇몇 지인들과 영화 '다음 소희'를 감상한 후 집에 막 들어왔을 때 받은 전화다. '소희'에게 초점을 맞췄던 첫 관람과는 달리 자살한 내부 고발자 이준호 주임과 그의 죽음을 알려주는 소희의 친구를 생각하며 돌아온 직후였다. 몸살 기운이 없었더라면 다시 신발을 신었을 거다.'다음 소희'는 대기업 통신사 콜센터로 현장실습을 나간 특성화고의 한 고등학생이 3개월 만에 자살하자 담당 형사가 그 학생의 과거의 흔적을
홀연히 해남읍에 나타난 '전두환'. 꼭 42년 전인 1981년 3월 18일, 12대 대통령이던 전두환이 돌연 해남에 '출몰'했다. 제11대 국회의원 선거(3월 25일)를 단 1주일 남겨놓은 시점이었다.당시에는 해남·진도선거구였고 한 선거구에서 2명을 뽑는 중선거구제였다. 전두환이 총재로 있던 민주정의당, 유치송의 민주한국당, 김종철의 한국국민당 등 주요 정당 후보가 지역에서 치열한 경합을 벌이고 있었다.선거전이 치러질 무렵 약관이던 필자는 모 야당 후보 선거사무실에서 자원봉사 중이었다. 어느 날 잔심부름
얼마 전 사단법인 바른지역언론연대가 발행한 '풀뿌리 지역언론 34년의 기록'이라는 책을 받았다. 백서로 420쪽이나 되는 귀중한 자료다.바른지역언론연대는 흔히 줄임말로 '바지연'이라고도 한다. 바지연이 지역언론 역사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를 기록했다는 데 의미가 크다. 1988년부터 2022년까지의 기록이다. 신문을 구분할 때 '중앙지'로 행세하는 전국 일간지와 '지방지'라 부르는 광역일간지가 있다. 지역신문은 시·군·구인 기초자치단체에서 발행되는 신문이다. 해남신문도 지역신
검은 토끼가 가져온 설과 대보름도 벌써 지났군요. 어쨌든 "모두 모두 올해 더 행복하시고, 더 많은 의미로 삶이 복되시길 기원합니다." 복을 빌어주는 일은 자신에게 복을 짓는 일이기도 하죠. 서로를 축복해주고, 사랑을 전하는 일이야말로 우리 인간에게 주어진 최고의 의미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올해는 더 많은 복을 빌어주며 살아보렵니다. 그 복으로 세상이 얼마라도 더 아름다워지기를 희망하면서.지난해를 돌아보며 '어떻게 살았을까'를 생각해 봅니다. 누구에게나 기쁜 일, 슬픈 일, 열받는 일, 즐거운 일들이 참 많았을 테
우리나라 경제의 실핏줄로서 경제활동의 생산 및 소비 주체로서 경제 활성화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소상공인 자영업자는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고통을 감내하고 있다. 하지만 노동활동 인구 수 대비 포화상태에 있는 자영업에 관한 근본적인 대책이 이루어지지 않고서는 진입장벽이 없는 특성상 치열한 경쟁은 피할 수 없다. 또한 신규창업이 성공한다고 보장할 수 없기에 창업예정자는 평생직장을 얻는다는 각오로 실제 현장 업무를 체험한 후 아이템에 대한 자신감과 사업 요령을 익히고 창업하여야 한다.일반적인 창업시장은 업종을 불문하고 경쟁이 치열해져 성
철도를 공부하는 이들이라면 꼭 공부하는 철도 역사가 있다. 가히 신화적인 철도이다. 이탈리아 베니스 출신의 공학자인 칼 리터 폰 게가(Karl Ritter von Ghega·1802~1860)가 1848년에 도전한 세계 최초의 산악 철도를 말한다. 오스트리아와 이탈리아를 가로지르는 900미터가 넘는 알프스산을 넘는 철도를 만드는 일에 도전한 것이다.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미쳤다고 생각하였던 알프스 젬머링 고개 구간에 새로운 건설 방법과 다리 공법을 도입하여 산악 철도를 건설했다. 6년의 시간을 들여서 만든 젬머링 철도. 지금은 세계
눈이 많이 내렸던 지난 12월 말, 현산면의 작은 학교 살리기를 위한 토론회를 다녀왔다.날씨가 험해 참여자가 많지는 않았으나 인구가 감소하면서 예상되는 지역소멸에 대한 진심 어린 걱정과 우려를 느낄 수 있었다. 작년에 개교 100주년 기념식을 했다는 현산초등학교 앞에 서 있던 눈 맞은 소나무가 더욱 애달팠다.앞서 지난해 11월 하순, 해남에서는 가장 많은 학생이 다니고 있는 해남동초등학교 운동장에서 같은 주제의 고민을 했다. 동교 앞에서 횡단보도를 건너 정문이 아닌 후문을 향해 걸었다. 약하게 내렸던 비는 그쳤고 은행잎이 떨어져 인
새해 설계도 없이 한 해를 보내고 또 한 해를 맞이했다. 작심삼일도 삼일 만에 한 번씩 하면 된다는 우스갯소리처럼 비록 작심삼일이 될지 몰라도 작심한 것이 하나 있다. 바로 꼰대질은 안 하겠다는 것이다.육십갑자를 한 바퀴 돌고 나니 본의 아니게 '꼰대'가 돼 있는 자신을 발견하고 스스로 놀라는 일이 허다하다. 아직 청춘이고 성향 또한 진보라고 자부하지만 주위의 시선은 꼭 그러지 않으니 새해만이라도 작심하고 또 작심한 것이다. 습관처럼 타인과의 대화에서 '나와 저'라는 주어가 눈에 거슬린다. 꼭 그렇지만은
해남읍에 있는 국민은행이 곧 목포로 이전한다. 국민은행이 제일 가까이 있어 우리 아파트 주거래 은행이기도 하다. 사실, 가끔 어떤 방문객들은 국민은행이 해남읍에 있는 것만으로도 놀라며 해남을 달리 평가하기도 했다. 2023년 1월 13일 이후에는 국민은행 자리는 곧 다른 상호로 바뀔 거고 해남읍의 또 하나의 랜드마크가 사라질 것이다.지난 12월 초 어느 날도 은행 업무를 보기 위해서 국민은행 대기석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그날도 직원들은 점포 폐점 후에 대해 설명했으나 통장을 해지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가뜩이나 은행 업무를 보려면 오
오늘날 우리는 출처가 불명확한 먹거리로 하루의 끼니를 채우고 있다. 과거에는 우리가 생산한 농산물로 식탁을 차리는 것이 자연스러웠다. 하지만 요즘은 쌀을 제외한 대부분 농산물이 정체불명의 수입산으로 대체되고 있는 형편이다.이들 농산물의 이력에 대한 표시는 어느 국가에서 생산되어 수입하고 있다는 것 외에는 소비자가 더 이상 알 수 있는 방법이 없다.농업이 단순한 먹거리 생산을 넘어 규모의 경제를 통해 다국적기업의 농장에서 식재료가 수 천km를 이동하여 우리의 식탁에 오르고 있는 것이다. 더군다나 이러한 농산물이 어느 지역에서 어떻게
한 해를 보내면서 올해 보고 싶었던 것은 무엇이고 하고 싶었던 것은 무엇이었는지 돌아보면, 무엇이 떠오를까.그런 것이나 있었는가 하고 지나갈 수도 있고, 잘 모르겠다 하고 지나갈 수도 있다. 유달리 아픈 해가 있는가 하면 즐거운 해가 있다.올해는 이태원 참사로 150명이 넘는 젊은이들이 순식간에 희생된 우울한 해이자 불황이 깊어가는 해이다."해가 지는 것을 보려면 해가 질 때까지 기다리지 말고, 해가 지는 쪽으로 가야 해. 마음으로 봐야 더 잘 보여. 정말 중요한 건 눈에 보이지 않아. 사막이 아름다운 건 어딘가에 오아시스를 감추
해남군이 태양광발전소 설치를 허가하면서 환경영향평가와 개발행위허가 등의 업무를 부당하게 처리해 온 사실이 감사원 감사에서 드러났다.'해남군 태양광발전소 인허가 관련 공익감사청구' 감사 결과에 따르면, 해남군은 '산지전용허가'뿐 아니라 '개발행위허가'도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지난 2015년 이후 591개 태양광발전소에 대해 '개발행위허가' 절차 없이 허가해줬다는 것이다.뿐만 아니라 환경부(영산강유역환경청)로부터 식생과 경관 훼손을 최소화하기 위해 표고 70m까지만 개발하도
이제 쓰레기를 버리며 죄책감을 느껴야 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친환경이라는 착한 실천을 넘어 반드시 환경을 생각해야 하는 필환경 시대가 온 것이다. 친환경기업이라는 용어도 필환경기업으로 바뀌었다.30여 년 전 공중파 지방 방송국에 근무하는 PD 친구가 프로그램 제작을 위해 일본으로 출장 가면서 주제가 '쓰레기 ZERO'라고 해서 의아한 적이 있다. 버리는 쓰레기를 제로화하는 일본인의 생활을 취재한다는 것이다. 그때 분리배출을 통한 재활용을 실천한다는 내용이다. 음식물쓰레기마저도 밑에 구멍이 뚫리고 뚜껑이 달린 그릇을
해남읍에 1000세대의 아파트가 들어설 거라 한다. 이런 규모의 아파트가 신축되면 3000명 정도의 인구가 유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면 단위 지역소멸과 파괴를 부를 수 있는 실로 걱정스러운 일이다.현재 해남군 인구 중 읍 지역에 약 40%가 살고 있는데도 면 지역에서 읍으로 유입되는 인구가 크게 늘고 있다. 그러잖아도 면의 인구가 급감하는 현실에서 읍으로 유입되는 인구가 많다는 것은 지역소멸과 읍 팽창으로 이어져 결국은 해남군은 기형으로 이어질 것이다.해남군의 인구 현황을 살펴보면, 10월 기준으로 지난 1년 동안 1400여
최근 들어 해남미남축제는 사람들의 관심이 늘어나면서 방문객들이 즐겨 찾는 행사로 자리 잡는 추세이다. 미남축제는 맛과 흥, 멋과 정 그리고 어울림의 한마당 축제이다.그동안 행사에서 해남의 향토적인 콘텐츠가 소문이 나기 시작하면서 관광 맛집 단계로 접어든 것이다. 이제부터가 정말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앞으로는 해남을 찾아오는 관광객 맞이에 더욱 세밀한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는 대목이다. 관광객이 많아지면 조금만 소홀히 해도 부정적인 입소문이 더욱 크게 퍼지면서 그동안 이루어 놓은 성과를 까먹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해남을 다시 찾
북일초가 오늘(11월 11일)로 개교한지 100년을 맞는다. 개교 100년을 앞두고 폐교될 위기에서 벗어나 전국 최고의 관심을 받는 학교가 되었다. 북일초 동문들은 모두가 으쓱으쓱 어깨를 흔든다.아무도 알아주지 않던 시골 학교가 지금은 누구나 다 아는 학교가 되었다. 이제는 따로 홍보하지 않아도 계속 전학 문의가 오는 지역이 되었다. 빈집이 모자라서 더 이상 그 많은 문의를 들어주지 못하는 것이 안타까울 따름이다.지난달부터 매주 한두차례 선진지 견학 방문을 받느라 주민자치회는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여기저기서 자매결연을 맺자는
요즘은 진심으로 사과하는 사람을 보기 어려운 것 같다. 올해 생애 최초로 명함을 갖게 되었다. 해남군 사회적공동체지원센터가 '2022년 전남 마을공동체 활동 지원 사업 지정 마을활동가들'에게 배포했기 때문이다. 마을지원활동가로서 일할 때 유용하다. 이런저런 활동을 하다 보면 좀 더 많은 사람을 만난다. 주민, 마을활동가. 지원센터 직원, 공무원, 군의원 등등. 많은 사람을 만나면서 많이 배우고 느낀다. 진심으로 사과하는 사람이 되기도 쉽지 않으며 그런 사람도 많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 것도 그 중 하나이다. 개인적으로
벼 논 수확이 한창이다. 뭣을 해도 어설픈 귀농인 입장에서는 눈에 보이는 농사일을 따라 하기만 해도 파종과 수확시기를 놓치지 않는다. 그래서 가족들의 식량을 위해 심은 손바닥만한 벼 논의 나락도 남 못지않게 일찍 수확할 수 있었다. 수확을 끝낸 논바닥을 바라보면서 어린 시절 추억이 떠오른다.예전에는 나락을 일찍 수확했다. 지금은 콤바인이라는 기계가 들어가 작업을 해야 하기 때문에 벼가 여물기 시작할 때부터 수확기에 맞춰 벼 논을 바짝 말린다. 몇 해 전에 첫 벼농사를 시작하면서 벼 논을 말리지 않아 어렵게 구한 콤바인작업자에게 핀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