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률(교사)

 
 

해남군이 태양광발전소 설치를 허가하면서 환경영향평가와 개발행위허가 등의 업무를 부당하게 처리해 온 사실이 감사원 감사에서 드러났다.

'해남군 태양광발전소 인허가 관련 공익감사청구' 감사 결과에 따르면, 해남군은 '산지전용허가'뿐 아니라 '개발행위허가'도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지난 2015년 이후 591개 태양광발전소에 대해 '개발행위허가' 절차 없이 허가해줬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환경부(영산강유역환경청)로부터 식생과 경관 훼손을 최소화하기 위해 표고 70m까지만 개발하도록 환경영향평가 협의 내용을 통보받고도 표고 75m까지 개발하는 사업계획을 그대로 허가하고, 영산강유역환경청에 통보조차 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허가 면적을 초과하여 산지를 불법 훼손한 사실을 알면서도 불법 훼손 지역 일부를 사업구역에 추가하는 '개발행위변경허가' 신청을 그대로 승인했다. 예전 숱한 불법행위 등으로 군민들이 받은 충격과 모멸감이 잊혀지지 않는 상황에서 '청렴'을 캐치프레이즈로 내걸고 출범한 민선 7기에서 이런 부당한 행정이 드러나 '해남군이 또'라고 되물어야 할지 모르겠다.

감사 내용을 보면 부서장과 담당자에게 징계나 주의를 주도록 주문했다. 이 사안은 해남군의 허가에 의해 진행되는 사업이다. 그렇다면 행정의 수장인 군수도 책임에서 자유롭다고 할 수 없다. 해남군의 허가 권한을 모르쇠로 넘어가려 한다면 어느 군민이 해남군정을 신뢰하겠는가?

그동안 '해남군이 하면 전국 기준이 된다'고 홍보해 오던 걸 잊지 말아야 한다. 이런 부당한 행정이 바로 시정되지 않는다면 자기 얼굴에 침 뱉는 격이 아니고 무엇이랴. 불과 몇 년 전의 군정을 잊지 말아야 한다. 전국의 부끄러움이 되지 않았던가? 그 부끄러움은 온전히 군민들이 뒤집어써야 했다. 민선 7기에 대한 군민들의 응원은 부끄러움이 끝날 수 있기를 바라는 간절함이 있기 때문이었다.

흔히 악성 질병은 유전 형질이 있어 가족력을 살피곤 한다. 해남의 불법·위법행위가 유전되는 일은 결코 있어서는 안 된다.

이번 감사 결과로 인해 과거의 불명예로 회귀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소리가 나오지 않을까 걱정스럽다. 지금은 집행부를 믿는 군민들의 마음이 상당히 크다. 군민의 마음으로 부탁한다. 군민의 간절함을 잊지 말아야 한다.

불법적 행정이 진행되는 건 여러 요인이 있다고 본다. 해남군과 군의회, 그리고 지역 정치를 쥐락펴락하는 민주당 또한 제 역할을 못 한다는 소리도 들린다. 이들 모두가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다. 늘 그렇듯 입으로만 정의롭다고 외치고 힘 있는 자들의 이권을 위한 봉사자 정도라면 어찌 지역민의 행복도를 높일 수 있겠는가?

그동안 해남군이 여러 방면에서 청렴을 위한 노력을 다져온 것으로 안다. 하지만 아직도 이런 사례가 드러나는 것은 무척 아쉽다. 반성과 더불어 더욱 분발하는 해남군의 행정을 바라는 군민의 마음을 새겨주기 바란다.

TV 유아교육 프로그램의 하나였던 텔레토비의 한 장면이 떠오른다. 갓난아이의 얼굴을 한 태양이 미소 짓고, 토끼가 뛰어놀고, 꽃이 피어 있고, 커다란 바람개비가 도는 텔레토비 랜드를 상상해 보라. 그곳이 해남이라면, 이 꼬마들이 행복하게 성장하는, 군민이 유쾌한 해남이라면 안 되겠는가?

극 중 텔레토비의 목소리가 들린다. "이제 그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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