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규(진이찬방 식품연구센터장)

 
 

해남읍 학동길에서 시작하여 금강재까지 연결된 금강산 임도와 금강재 끝단에서 시작해서 옥천면 영춘리와 영신리를 거쳐 마산면 맹진리까지 연결된 임도는 해남군민들의 건강을 위한 둘레길 명소이다. 나이 때문에 산행이 어려운 사람들을 위한 해남의 둘레길은 다른 지역에 비해 많이 분포하는 편이다. 대흥사 매표소에서 주차장까지의 산책길은 우리나라 어디에 견주어도 최고의 둘레길로 손색이 없다. 미황사 달마고도의 경우 이미 전국에 알려져서 방문해야 할 둘레길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어 해남을 알리는 데에도 많은 역할을 하고 있다.

이렇게 해남에는 타 지역에 비해 다양한 둘레길이 조성되어 있어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데 일조하고 있다. 여기에 더하여 작년에 완성된 금강산 임도와 만대산 임도는 해남 여러 곳의 둘레길보다 읍에서 가깝고 접근하기가 쉬워서 군민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필자는 40년을 서울에서 거주하다가 귀촌하였다. 귀촌 후 지금까지 일주일에 한 번은 해남의 산과 둘레길을 찾게 된다. 그리고 작년부터는 금강산과 만대산의 임도가 완성된 후 이곳을 주로 찾는데 중장년의 건강 증진을 위한 최적의 장소가 아닐까 생각된다. 하루에 두 곳을 왕복하기에는 벅차기 때문에 금강산 임도와 만대산 임도를 일주일씩 번갈아 가면서 걷는다. 임도는 산행하는 기분을 느낄 수 있는 오르막이 적당히 있고 해남읍과 옥천 들판을 내려다보는 멋과 맛이 있어 걷는 동안 내내 기분이 좋아진다.

등산할 때의 강도보다 약한 점이 도리어 중장년이 무리하지 않고 운동하면서 걸을 수 있는 장점이 될 수 있다. 요즘은 금강산과 만대산의 임도에서 가족 단위로 걷는 사람들을 만나기도 하는데 그만큼 걷기에 편하고 건강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필자가 귀촌하기 전에 함께 지냈던 지인이나 동료들이 코로나가 해제되고 나서부터는 해남을 찾는 횟수가 많아졌다. 당연히 그들과 함께 해남을 자랑하면서 걷는 길이 바로 만대산과 금강산의 임도다. 산허리의 임도를 따라 걷다 보면 전국에서 이렇게 시야가 넓게 펼쳐져 있는 곳이 드물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시간 여유가 있을 때는 대흥사 둘레길이나 남파랑길과 미황사 달마고도를 안내하기도 하지만 중장년에게는 만대산과 금강산 임도가 가장 부담 없는 코스라고 할 수 있다. 자전거를 즐기는 사람들은 자전거도로로 활용할 수 있고 마라톤을 즐기는 사람은 마라톤 코스로도 이용할 수 있는 임도로 전 구간이 청정지역으로 시골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좋은 환경을 갖추고 있다.

임도가 깨끗하게 정비되어 있고 적당한 오르막길과 내리막길이 있어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찾는다. 임도의 특성을 가졌지만 둘레길로도, 아름다운 산책길로도 손색이 없다. 다만 길을 걷다 보면 아쉬운 부분도 있다. 임도의 태생적 한계로 걷는 동안 마땅히 쉴만한 자리를 찾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만대산과 금강산의 임도는 본래 산불예방의 취지를 목적으로 만들어져서 쉼터 조성이 열악한 편이다. 물론 수 km마다 쉴 수 있는 의자가 비치되어 있으나 가능하다면 보다 촘촘한 간격으로 앉을 수 있는 의자가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여행자들은 자연환경을 보고 즐기기도 하지만 쉼터에서 적당한 휴식을 취하며 이동하길 원한다. 해남군민들도 가까운 금강산과 만대산의 임도를 찾아 심신을 단련하기를 적극 권한다. 도심의 콘크리트 숲에서만 생활하다 소풍 온 기분으로 해남을 찾은 관광객들도 한나절만 시간을 내어 금강산과 만대산 임도의 둘레길을 걸어보면 해남의 멋에 더욱 더 심취하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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