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규(진이찬방 식품연구센터장)

 
 

최근 들어 해남미남축제는 사람들의 관심이 늘어나면서 방문객들이 즐겨 찾는 행사로 자리 잡는 추세이다. 미남축제는 맛과 흥, 멋과 정 그리고 어울림의 한마당 축제이다.

그동안 행사에서 해남의 향토적인 콘텐츠가 소문이 나기 시작하면서 관광 맛집 단계로 접어든 것이다. 이제부터가 정말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앞으로는 해남을 찾아오는 관광객 맞이에 더욱 세밀한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는 대목이다. 관광객이 많아지면 조금만 소홀히 해도 부정적인 입소문이 더욱 크게 퍼지면서 그동안 이루어 놓은 성과를 까먹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해남을 다시 찾고 싶은 생각이 나게 하는 키포인트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군에서 소개하는 방법을 살펴보면 주로 개발 사업을 통한 관광조성사업 분야에 맞추어져 있다. 즉, 홍보의 대다수가 시설에 맞춰져 있는 것이다. 이번에 해남에서 열렸던 미남축제도 안전과 시설, 그리고 지역주민들의 참여를 독려하는 것으로 소개되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내용이 빠져 있다. 바로 해남미남축제를 찾는 관광객에 대한 이해와 배려가 부족한 것이다. 대부분 사람은 대접을 받기 위해서 관광지를 찾지 않는다. 그곳을 방문했을 때 느끼는 편안함과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는 환경을 찾아 나선다.

이번 축제장에도 수많은 인파가 찾았다. 물론 지역주민들의 비중도 상당하지만 관광객의 수요도 점차 많아지는 추세이다. 이러한 관광객이 미남축제 현장에서 가장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이었을까? 단순히 먹고 마시고 놀기 위해 관광을 즐기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요즘 관광 콘텐츠는 그저 질 높은 먹거리를 찾아서 오는 것이 아니다. 해남에 내렸을 때 느끼는 편안함을 시작으로 관광지에서 따뜻한 정을 경험하면서 머물 수 있는 환경을 찾는 것이다. 그래서 마을을 지나는 길손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가 필요한 것이고 먹고 마시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직접 만들고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 있어야 한다.

해남은 남도의 끝자락 땅끝이라는 상징성이 있어 많은 관광객이 찾는 명소이다. 이러한 땅끝이라는 브랜드에 치우치다 보면 정작 해남의 맑고 깨끗한 환경과 인심을 홍보하는 데 소홀하게 될 수 있다. 공무원뿐만 아니라 군민 한 사람 한 사람이 평소에 관광객을 대하는 마음이 진정한 손님으로 대할 수 있도록 훈련되어 있어야 한다. 다시 찾고 싶은 해남을 만들기 위해서는 관광객에게 군민의 시선이 맞추어져야 한다. 짧은 여행인지 한달살이를 위해서 왔는지 친인척을 방문하기 위해서 왔는지를 불문하고 해남을 다시 찾고 싶은 마음을 품을 수 있게 해야 한다.

필자가 일본을 방문할 때마다 느끼는 점이 있다. 시골의 조그마한 동네를 가도 깨끗한 환경만큼은 도시와 비슷하다. 또한 사람들의 친절은 일상이 될 정도이다. 혼자서 보고 느끼고 즐길 수 있는 환경을 주변에서 자연스럽게 만들어 준다. 다시 찾고 싶은 마음은 바로 이런 느낌을 가질 때 일어난다.

시골 마을 마을마다 한 가지 농산물을 선택해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게 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코로나 이후 사람을 만나는 것 자체가 부담되고 단체로 이동하는 것을 꺼리게 되었다. 자연히 가족 단위의 여행자가 늘어나고 평소에 하고 싶었던 부분에 대하여 배움의 여행객이 늘어나고 있다. 이제는 SNS의 발달로 전국 어느 곳을 가면 원하는 것을 배우고 체험할 수 있는가에 대한 정보도 쉽게 접할 수 있다.

해남도 평범하게 보고 지나가는 여행지가 아닌 수많은 체험을 할 수 있게 농산물을 이용한 체험 위주의 관광환경이 조성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단순히 마을 길을 가꾸고 회관을 정비하고 체육시설을 늘리기보다는 대표 마을을 지정해서 체험장을 운영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서 관광객들이 마을 곳곳과 소통할 수 있는 명소가 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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