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는 연말이면 전국이 보도블록 교체 공사장이었다. 예산 낭비라는 오해를 산 보도블록 교체 공사는 많이 사라졌지만 지금도 연말엔 '공사 중'인 곳이 많다. 해남도 그렇다. 왜 이렇게 유독 연말이면 공사를 많이 할까? 공사만이 아니고 연말이 가까워지면 학교 등등의 기관에도 강습이 많아 강사들이 눈코 뜰 새 없다며 비명을 지른다. 목적세로 하는 사업인가 보다.교육세, 유류세, 농어촌특별세, 지방세 중 지역자원 시설세와 지방교육세 등의 목적세는 다른 목적에는 사용할 수 없으며 배정받은 예산을 다 쓰지 못하면 다음 해는 배정액이 줄어들
해남은 풍부한 일조량과 바람, 따뜻한 기후를 바탕으로 친환경 아열대 최적지로 부상하고 있다. 온도와 주변 환경이 식품에 고스란히 담길 수 있는 온화한 기후와 양질의 토지도 갖고 있어 품질에 있어서도 단연 최고의 농산물을 생산하고 있다. 특히 해남 배추는 바다에서 불어오는 해풍을 맞고 자라서 아삭하고 단맛이 나며 천연 미네랄이 풍부하다. 이제는 먹거리 시장에서도 가족의 건강을 우선하는 품질 좋은 재료를 선택해서 조리하는 시대로 바뀐 것이다. 이렇게 좋은 식품의 재료가 생산되고 있는 해남에서 선호도가 높은 배추로 김치를 담가 우리 식탁
님 웨일스(본명 헬렌 포스터 스노우· 1907~1997)가 1937년 김산(본명 장지락·1905~1938)을 만나 구술한 것을 1941년에 출간한 책이 '아리랑'이다.그 사이 김산은 1938년 중국공산당에서 일본 스파이로 몰려 처형당했다. 4년이 지나 일본은 패망하고 조선은 둘로 쪼개져 독립했다. 전범국 일본은 갈라지지 않는 대신 그 희생자인 한국은 갈라졌다. 과연 38선이 잉태된 지 80년 가까이 흐른 지금까지 그 비밀이 밝혀지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한쪽에서는 공산당, 빨갱이 책임론만 난무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미국 괴뢰도당이
채 한 달도 남지 않게 다가온 2024년은 상서롭다는 푸른 용, 청룡의 해다. 백룡, 적룡, 황룡 등 많은 색의 용이 있지만 청룡은 우리가 가장 좋아한다.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는 벌써 78회째이며 청룡영화상은 44년째 이어지는 가장 권위 있는 영화제다. 프로야구도 초기에 청룡팀이 있었다. 그만큼 우리는 다가올 청룡의 해에는 상서로운 일만 있기를 기대하고 있는지도 모른다.매년 이맘때면 많은 사람의 필독서가 있다. 올해도 어김없이 '트렌드코리아 2024'라는 책을 들었다. 며칠 전 지인의 사무실에 갓 배달된 이 책을, 새 책을
히키코모리라는 용어가 있다. 은둔형 외톨이를 뜻하는 일본어로 일본에서 히키코모리 현상이 처음 등장한 것은 1970년대였다. 1990년대 초 일본의 경기침체가 시작되면서 급증하기 시작하여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었다.이 증상을 보이는 사람들은 장기간 외출도 하지 않고 가족과의 의사소통도 거의 없이 생활하며, 자신의 방 안에서 텔레비전이나 인터넷 게임에 빠져 밤낮이 뒤바뀐 생활을 하기도 한다.일본 후생성은 스스로 자신을 사회와 격리시키는 이러한 증상을 6개월 이상 지속하는 사람을 히키코모리로 분류한다. 다양한 상담과 체험 프로그램, 정신과
해남은 지리적으로 최남단에 있으면서도 문화예술이 발달한 고장이다. 문학을 비롯하여 음악·미술·연극·무용 등의 문화예술 분야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활동이 활발하다.이번에는 문화예술분야에서도 해남을 대표하고 있는 문학의 산실 땅끝순례문학관과 미술부문 행촌문화재단에 대하여 기술하고자 한다. 벌교에 태백산맥문학관이 있다면 해남에는 땅끝순례문학관이 있다. 태백산맥문학관은 조정래가 지은 대하소설 태백산맥의 문학적 성과를 기리고 관광자원화하기 위하여 설립되어 2008년 11월 21일 개관하였다. 땅끝순례문학관은 2017년 12월 27일 개관한 해
지난 7월 28일, 고려대 연구실의 이석배-김지훈 연구팀이 상온 초전도체 LK 99(두 발견자의 이니셜과 발견연도)를 발견했다고 논문을 발표했다.전세계 물리학계를 흥분의 도가니로 몰아넣은 발표였다. 영하 269도의 절대 온도로 환경을 만들지 않고도 상온에서 초전도체의 기능이 확인됐다는 놀라운 발견이다. 초전도체가 상온에서 가능할 경우 우리 일상에 몰고 올 변화는 실로 엄청나다.놀라운 과학적 주장을 대하는 한국 언론들의 태도는 '초전도체'가 아닌 '막힘도체'에 가까운 저질 수준을 드러냈다. 과학적 업적이 될 수 있는 논문을 노벨상으로
협동조합은 대부분 사람들에게 익숙한 단어다. 사회적협동조합도 그러하다. 그러면 마을관리 사회적협동조합(이하 마사협)은 어떠한가? 많은 사람에게 생소한 개념일 것 같다. 그런데 우리 지역에 해남 마을관리 마사협이 곧 설립된다. 2019년 1기 도시재생대학이 열린 지 근 5년 만이다.2019년 봄, 군민광장 농구장 근처 지정게시대에 도시재생대학 수강생 모집 공고가 걸렸다. 그 교육이 아마 해남의 마을과 지역 활성화를 위한 주민교육의 시발점이었을 게다. 이웃의 순천과 여수 등이 마을공동체와 쇠락해가는 원도심의 활성화를 위하여 마을공동체사
가끔 참석하는 지역사회의 행사나 교육프로그램에서 빠지지 않는 것이 기념사진이다. 이 기념사진이 출석부나 다름없다. 또 이러한 기념사진이 그대로 언론매체에 전송돼 지면에 게재되기도 하니 중요한 프로그램 중에 하나임에 틀림없다. 기념사진을 촬영해야 그 행사가 끝나는 것이다. 가끔은 중요 인사가 다른 일정 때문에 행사장을 떠나야 하니 프로그램 순서를 바꿔 기념사진 먼저 촬영하자는 사회자의 멘트도 들린다. 좌석을 정리했다가 원위치해야 하니 주최 측이나 참석자나 고약한 상황이다.이제는 동호회나 동창회 등 각종 모임에서도 반드시 기념사진을 촬
문화 및 예술 관련 산업은 제조업에 비해 기반 형성이 쉽고, 경제적 측면에서도 그 효용 가치가 높은 분야다. 특히 지역에 기반을 둔 문화예술은 지역의 경쟁력 강화, 일자리 창출, 문화 향유 확대 등에 기여하고 설비나 대형 자본을 필요로 하지 않으면서도 지역 홍보 및 이익창출 효과를 발휘하여 지역민의 생활 향상과 지역 이미지 창출에 기여한다. 지역 재생 사업과 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도움을 준다.이런 문화예술이 관광과 연계된다면 그 시너지 효과는 배가 된다. 지역의 다양한 문화가 지역민의 생활을 행복으로 이끌고, 이런 바탕 위에 지역
"몰론 라베(Molon labe)"전쟁 영화의 불후의 명작이라는 '300'의 한 장면에 등장하는 외침이다. 그리스어로 "와서 가져가!"라는 말로 "우리는 항복하지 않아!"의 뜻이다. 그리스 정복에 나섰다가 올림픽 마라톤의 전설을 만들고 패퇴한 페르시아 다리우스 왕의 아들 크세르크세스 왕이 다시 그리스를 정복하려 나서면서 무기를 모두 넘기고 항복하면 살려주겠다고 스파르타에 통보하자 스파르타의 지도자 레오니다스가 죽기를 각오하고 싸우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페르시아의 십만이 넘는 대군에 맞서 정예병 300명을 끌고 테르모필레 전장에 나가
올해 추석 명절은 이례적으로 긴 연휴였다. 대부분의 동네 귀향객들을 들판에서 만났다. 모처럼 손이 많으니 어울려서 마늘을 놓은 후, 노모는 마음 편하게 자식들과 함께 추석 명절을 보냈을 거다. 명절 연휴가 끝난 지금은 노모만 덩그러니 남았다. 농촌의 일상회복이다.남편은 눈을 감고 시트에 깊이 기대어 있다. 몹시 피곤한 모양이다. 라디오 시사방송 앵커의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그는 최근의 핫한 뉴스 중 하나인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 대해서 피력하고 있었다. 요즘 흔히 들을 수 있는 말이라 대충 흘려들었다. 그는
우리나라의 조류는 500여 종이다. 우리나라에서 살아 온 텃새와 번식을 위해 찾아오는 여름철새, 월동을 위해 찾아오는 겨울철새, 철새들이 다른 나라로 이동 중에 우리나라 갯벌 등에서 잠시 먹이활동을 하는 나그네새가 있다. 태풍 등으로 길 잃은 새인 미조도 관찰되고 있다. 이 많은 새 중에 천연기념물 제199호인 황새와 해남의 인연은 2009년 황새공원 건립 공모사업부터 이어진다. 계곡면 일원에 황새공원을 만들겠다고 공모사업에 응모했지만 충남 예산에 고배를 마셨던 것이다.주로 겨울철새로 인식됐던 황새의 텃새복원 사업이 상당한 성과를
2학기 개학 후 2학년들과 동양철학 분야를 공부한다. 고교 교재 수준이 그렇고 그런 거라 수박 겉 핥기에 지나지 않지만 각 사상을 훑으며 '내 삶'과 연결시켜 보고자 애를 쓰는 중이다.오늘은 '나는 무엇인가?' 라는 질문지를 주고 자신을 분석해 보게 하였다. 최근에 읽은 '페트릭과 함께 읽기(미셀 쿠오)' 내용에 나오는 질문지를 활용해서 나는 무엇인지를 찾아보게 한 것이다. 아이들은 이 엉뚱한 질문에 쉽게 다가가지 못한다. 한 번도 받아보지 못한 질문이라 어렵다고 한다.자신이 무엇인지, 무엇을 느끼는지, 뭘 듣고 보고 말하는지, 무
해남은 우리나라에서 농지와 바다가 접하고 있는 면적이 가장 넓어 풍요로운 고장으로 알려져 있다. 해남의 미래를 위하여 좋은 자연환경을 지키기 위한 노력은 군민의 힘으로도 할 수 있다. 탄소중립을 위한 노력도 그중 하나다. 탄소중립이란 기업이나 개인이 발생시킨 이산화탄소 배출량과 동일한 양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여 실질적으로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개념이다. 다시 말해 대기로 배출된 이산화탄소의 양만큼을 실제로 다시 흡수하는 대책을 세움으로써 이산화탄소의 총량을 중립 상태로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예를 들면 가까운 거리는 걷거
한 예술대 무용과 강의에서 논쟁이 벌어졌다."피아노는 다섯 손가락으로 쳐야 곡이 맞는다. 그것이 예술이다. 네 손가락으로 피아노를 치는 것은 예술이 아니다.""아니, 왜요?""하여간 아니야. 그건 이상한 피아노야. 예술은 아니야.""예술이 무엇인데요? 곡이 정상적으로 쳐지고 깊이도 있는데, 왜 꼭 다섯 손가락으로만 쳐야 하나요?""피아노곡은 애초부터 다섯 손가락으로만 치도록 만들어져 있어. 무언가 보기가 좀 불편해.""아니, 불편한 것은 지금 그 말을 듣는 우리가 불편해요. 그럼 네 손가락 피아니스트는 우리 과에 입학이 불허되나요?
7월분 관리비 고지서를 받았다. 전기사용량을 살펴보니, 작년 대비 157Kw를 덜 사용했다. 전기압력밥솥에서 밥을 보온하지 않았고, 빨래는 모아서 했으며, 에어컨 사용을 자제했기 때문일 것이다. 필자가 살고 있는 공동주택은 에너지와 물 사용을 절제하도록 유도하는 탄소포인트제에 100% 가입했으니 모든 가구가 관리비 고지서를 받으면 제일 먼저 전기와 수도 사용량을 살펴볼 것이다.그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것처럼 기후가 바뀌고 있다. 가뭄과 이상저온, 이상고온, 폭염, 폭설, 폭우, 산불 등 기후변화와 관련된 많은 현상이 이제는 먼 나
뉴스를 보면서 국민이 부끄러움을 느끼는 것이 일상화된 지 오래다. '부끄러움은 국민 몫'이라는 말이 자주 쓰인다. 어차피 2년 전 대통령선거 결과를 보면서 이제 뉴스를 보지 않겠다고 선언한 지역민들도 많았다. 그 부끄러운 뉴스를 틀어막겠다고 나선 이의 뉴스 또한 부끄럽다. 정권의 입맛에 맞는 뉴스만 보내 줄 적임자라는 것이니 국민이 부끄러워 할 일을 사전에 갈무리해 주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다.방송장악의 수순이라는 비판에도 자신들의 순서대로 밀어붙이고 있다. 미국 '날리면' 대통령 사태 이후 전용기 탑승 거부로 이어지는 사태 또한 부끄
요즘 교육에 대해 말이 참 많다. 어지간한 사람들은 신문 방송에 나와 한마디씩 해댄다. 한 교사의 불행한 죽음은 너무 안타까운 일이다. 이 분명한 '사회적 타살' 앞에 삼가 고인을 추모하며, 다시는 이런 비극이 없기를 빈다.이 사태의 촉발은 교사의 인권과 교권과 교육권 문제를 촉발시켰다. 대부분 얘기가 여기에 머문다. 교사도 인간이기에 기본권을 존중받는 것은 당연하다. 그것마저 뒷전이었던 이 사회를 생각하라! 교사로서의 권리도 지당하다. 교육할 권리는 교사가 행사할 권리의 바탕이겠다. 그동안 무엇 하나 성찰하지 못한 이 사회는 얼마
사람마다 혹은 국가마다 정치인을 보는 기준이 다르다. 정치인은 어느 나라에서나 중요한 존재이며 갈등에 대해서도 중재자로서 국가의 발전을 모색하기 위하여 노력하는 위치이다. 서로 이해가 다른 사회집단이 정면으로 충돌하는 것을 방지하고 이러한 사회 문제를 분석하고 대안을 제시하여 사회가 효율적인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정치이다. 그래서 정치라는 개념은 살아서 움직이는 생물체에 비유되기도 한다.선출직 정치인들은 사회에서 권력을 누리지만 그만큼 막중한 책임을 갖는다. 이들의 권력에는 기한이 존재하기 때문에 권한을 오랫동안 행사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