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규 (진이찬방 식품연구센터장)

해남은 지리적으로 최남단에 있으면서도 문화예술이 발달한 고장이다. 문학을 비롯하여 음악·미술·연극·무용 등의 문화예술 분야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활동이 활발하다.

이번에는 문화예술분야에서도 해남을 대표하고 있는 문학의 산실 땅끝순례문학관과 미술부문 행촌문화재단에 대하여 기술하고자 한다. 벌교에 태백산맥문학관이 있다면 해남에는 땅끝순례문학관이 있다. 태백산맥문학관은 조정래가 지은 대하소설 태백산맥의 문학적 성과를 기리고 관광자원화하기 위하여 설립되어 2008년 11월 21일 개관하였다. 땅끝순례문학관은 2017년 12월 27일 개관한 해남 유일의 공립문학관이다. 해남의 문학사를 정립하여 해남의 문학적 전통을 계승하고 지역문인들의 작품과 문학 사료를 체계적으로 보존·관리하는 곳이다.

해남은 문화 중심지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한반도 최남단이라는 지리적 위치에도 불구하고 시, 소설, 수필 등 다양한 분야에서 많은 문학인을 배출하였다. 이러한 문화적 토대를 발판으로 해남 문학을 널리 알리고 해남 문학 자원의 보존과 문학인의 창작 산실 겸 지역민의 평생학습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는 문학관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땅끝순례문학관은 조선시대부터 현대에 이르는 해남의 문학인들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유일한 문화공간으로 윤선도 등 조선시대 문인과 이동주, 김남주, 고정희 등 현대 대표 시인들의 생애와 작품세계 그리고 관련 유품 등을 전시하고 있다. 아울러 지역주민과 함께하는 다양한 기획전시, 각종 문학교육프로그램, 청소년을 위한 문학교실, 체험프로그램을 통해 보다 쉽고 흥미롭게 문학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매년 다채로운 기획전시를 통해 문학관을 찾는 많은 관람객에게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더불어 퍼즐체험, 엽서쓰기, 관람활동지, 스탬프체험 등 상설 체험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지역문학 발전을 도모하고 지역민과 상생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해 전국 문학관으로서의 위상을 탄탄히 다지고 있는 것이다.

땅끝순례문학관은 고산유적지 내에 위치하고 있어 고산유물전시관, 녹우당 등을 도보로 둘러볼 수 있으며 문학관 옆에 자리한 백련재 문학의 집을 작가들의 창작공간으로 조성하여 공립문학관과 연계한 최초 문학 전문 레지던스 사업을 추진해 한국 문학창작의 산실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입주작가가 시, 동화, 소설, 시조 등의 창작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돕고 있으며 상주작가의 문학회 사업 활동에도 지원하고 있다. 문학의 집 다목적실은 매주 시낭송, 수필창작, 시톡으로 지역주민의 배움터가 되고 있어 해남군민들에게 문학의 산실이 되고 있다.

미술부문으로 행촌문화재단은 해남종합병원 설립자이자 지역 작가들의 후견인으로서 지역 예술인들과 깊은 교우를 나누었던 행촌 김제현을 기념하고 해남의 지역예술을 후원하기 위해 2014년 10월 설립되었다. 행촌미술관에서는 50여 년 동안 수집한 해남 지역 예술가의 미술작품과 서예작품, 도자기, 난과 수석 등 소장품을 전시하고 있으며 드로잉클럽, 수묵클럽, 예술가와 함께 떠나는 남도수묵기행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행촌문화재단은 문내면 임하도에 거처를 마련하여 예술가들이 해남에 머물면서 창작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여 활동하게 하고 있다. 땅끝순례문학관과 재단을 통해 문학과 미술에 대한 작가들의 활동과 전시작품을 감상해보면서 해남의 예술과 문학에 군민들의 참여와 관심이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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