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사병이 유럽대륙을 휩쓸었을 때 사람들은 의학적으로나 과학적으로 무지했다. 속수무책으로 확산되는 질병 속에서 사람들은 공포에 떨었다.유일한 치료법이라고 대처한 것은 피와 체액을 뽑아냄으로써 몸속 이물질을 제거하려한 방법이었다. 이 치료법은 효과가 없었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시술자까지 감염되었다.개나 고양이가 질병을 옮긴다고 생각해 처치하자 질병 매개체인 쥐들이 더 창궐하게 되었다. 환자의 임파선종을 불로 지지는 시술을 하거나 공기를 통해 전염된다며 악취가 독성을 중화시킨다는 생각에 악취를 흡입함으로써 치료하려는 시도도 나타났다.흑사
달마산을 매일 바라보고 살면서도 제대로 걸어보지 못한 달마고도를 걸어보았다. 미황사에서 출발해서 평일이라 인적 없는 달마고도를 걸으면서 길을 닦은 이름 모를 손길에 감사하는 마음이 절로 들었다.너덜바위 구간을 두 곳을 지나 2.5km 쯤 지날때는 황산마을에서 현산면소재지로 넘어가는 13번 국도가 멀리 보이다가 산속 길로 접어들면서 오르막 고갯길을 만난다. 주변풍경이 보이지 않는 산자락 고갯길을 오르자 확하고 바다와 완도대교 그리고 북평 서홍마을이 보이는 풍경이 들어온다.현산 황산마을에서 읍호마을로 넘어가는 지점에서 북평 서홍마을까지
관료제 사회에서 정책실패나 어려움에 처한 국면을 가장 쉽게 벗어나는 방법은 만만한 희생양을 찾아 모든 것을 뒤집어 씌우고 몰아붙이는 것이다. 희생양은 자기 책임이 아님에도 타인 이익이나 어떠한 목적을 위해 희생을 강요받거나 강자에게 이용되는 사람들을 의미한다.사회 뿐만 아니라 혈연으로 맺어진 가족이나 일정한 소속감이나 정체감을 가진 집단에서도 누군가를 희생양으로 만들어 냄으로써 내부문제를 일시적으로 해소하고 결속을 유지한다.여러 가족구성원 중에 "○○만 없으면 우리 가족은 아무 문제도 없고 행복할텐데~"라는 표적이 되는 사람이
주로 나무를 베거나 가르고 쪼개기 위해 사용되는 도끼는 인류가 가장 먼저 사용한 연장이다. 현생인류인 호모사피엔스 보다 앞선 시대의 호모 에렉투스가 사용한 흔적이 발견되기 때문이다. 물론 당시는 돌도끼로 돌로 무언가를 치다 깨진 날카로운 부분으로 물건을 찍는 수준에서 강철을 덧댄 지금과는 비할바가 아니지만 도구의 모습과 원리는 크게 변하지 않았다.인류 문명의 진보와 함께 도끼 연장에서 무기로도 사용되었다. 도검류 보다는 제작이 간단한다는 이점에다 갑옷으로 중무장한 근접전에서 효과적이었다. 또한 다른 무기는 다루는데 많은 훈련이 필요
일본 산케이(産經)신문이 새해벽두 부터 '한국미디어의 고뇌'라는 제목으로 5회에 걸쳐 한국 언론을 비판하는 기사를 실었다.야스노리 타츠야(時吉達也)라는 기자가 작성한 기사내용을 요약하면 제1회는 신문편으로 "광고할당량과 싸우는 취재기자 사회부는 연 30억엔(300억원)"이라는 제목으로 경향신문의 파리바켓트 관련 기사가 협찬금 명목 금품과 함께 지면에서 사라진 사례를 들면서 편집국에 광고수주 목표금액이 할당되어 있다. 또한 신문사가 수상자에게 상금을 주는 것이 아닌 수상자로부터 돈을 받는 각종 시상식을 수익비즈니스로
2020해남방문의 해를 맞아 만들어진 해남 홍보영상을 보았다. 5분 30초에 이르는 영상을 보고 영상 기획자는 어떤 의미를 전달하고자 했을까? 무언가 퓨전(Fusion)형식을 도입하고 있지만 해남을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 무엇을 내세워 2020년에 한번쯤은 해남을 꼭 가보아야겠다는 동기를 부여했는지 의문이 들었다.영상은 도입부 낙숫물의 작은 물방울부터 파도와 바다로 이어지고, 아리랑을 배경음악으로 매화가 피어나는 애니메이션과 사진이 클로즈업 되는 형식을 결합해서 봄·여름·가을·겨울 사계를 표현하고 있다.4분쯤 지나면 국악연주와 함께
황진이, 박연폭포와 함께 송도삼절로 불리는 유명인 서화담이 길을 나섰다. 길을 잃어 오갈 바를 모르고 울고 있는 시각장애 청년과 마주쳤다.왜 이리 울고 있는지 묻자 "다섯 살에 시력을 잃고 이십년이 지났는데 갑자기 오늘 아침 나절에 눈이 밝아 졌습니다. 천지만물이 환해져 기뻐 집에 돌아가려고 하는데 그 길이 그 길 같고 대문들이 서로 비슷해서 집을 찾을 수 없어 이렇게 울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이에 화담선생은 집을 찾아갈 수 있도록 알려주겠노라며 "도로 네 눈을 감으면 너희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
卅(서른 삽)은 30을 나타내는 한자이다. 十자 세 개가 중첩된 것이다. 설문해자에서는 세(世)는 삽(卅)자를 잡아 늘린 형태로 구성되었다고 했다(世 三十年爲一世 从卅而曳長之). 아버지-아들-손자 간을 이르는 일세(一世)는 삼십년이다.1세는 30년이지만 요즘은 10년 상간에도 세대차이가 생겨나고 이제는 쌍둥이간에도 세대차이가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세상은 급변해간다.지난 30년간 우리사회뿐만 아니라 세계경제도 엄청난 변화가 일어났다. 변화예측으로는 21세기가 되면 재택근무가 확산
외로움의 아이콘으로 꼽히는 것이 '52고래'다. 북태평양 일대에 사는 것으로 추정되는 이 고래는 '세상에서 가장 외로운 고래'로 불리운다.고래들이 상호 의사소통을 하는 주파수는 12~25Hz이고 대왕고래는 30Hz 주파수로 의사소통을 한다. 그러나 이 고래는 대왕고래의 약 1.5배에 해당하는 51.75Hz로 다른 고래들과는 의사소통이 불가능하다.소리는 한 개체가 내는 것으로 포착되었지만 실체가 확인이 안된 베일에 쌓인 존재다. 미국에서는 52고래를 찾기 위해 펀딩을 통한 탐사가 진행되고 있다. 수수께기
새롭게 맞이하는 2020년부터 10년간은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시기이다. 2023년에는 베이비붐세대인 '5563세대' 막내인 1963년생이 현역에서 은퇴를 하게 된다. 2026년이 되면 65세 이상 노인인구 비율이 20%를 넘어서는 초고령사회에 들어선다.고령화 여파로 소비는 감소하고 경제성장률은 저하되면서 '저성장·저소비·저금리' 시대가 일상화된다. 가계부채는 더욱 심각해지고 양극화된 계층간의 갈등에 복지 수혜자인 '노인세대'와 부양 부담을 져야하는 '근로세대' 간의 갈등까지
1970년대 농촌에서 광주로 유학온 친구들이 집에 시외전화를 하려면 우체국에 가서 신청서를 써내고 기다리다 전화박스를 지정해주면 통화를 할 수 있었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누구나 스마트폰을 들고 다니는 유비쿼터스 시대가 되었다.1년여 만에 은행창구에 갈 일이 있었다. 은행하면 떠오른 이미지는 입출금이나 송금을 위해 번잡한 창구와 호출벨 소리, 번호표를 뽑아들고 대기하는 고객들이었지만 정형화된 업무를 자동화하는 RPA(Robotic Process Automation)활용으로 대폭적 인원감축이 일어나고 있는 은행창구는 한산하다
도둑과 도적의 차이는 무엇일까? 사전에 도둑은 남의 물건을 훔치거나 빼앗는 따위의 나쁜 짓이나 그런 짓을 하는 사람이다.도적(盜賊)은 도둑의 의미를 포괄하는 도(盜)에 산적, 해적처럼 사람을 해치거나 죽이는 의미 적(賊)이 부가된다. 도둑보다는 도적이 훨씬 흉악하고 중범죄인을 나타내는 표현이 아닐까? 남쪽에서는 도둑을 표준어처럼 쓰고 북쪽에서는 도적이라는 단어가 상용되고 있다는 점도 차이점 일게다.도적 중에 상도적은 도척(盜蹠)이다. 도척은 큰 도적에게도 다섯가지 도(道)가 있는데 첫째, 큰 도둑은 털려는 집에 무엇이 있는지를 아는
양키두들은 미국 민요로 코너티컷 주 주가(州歌)다. 미군 군가로 쓰이기도 했던 양키두들의 멜로디는 우리에게도 익숙하다. 번안되어 '팽이치기'라는 제목으로 초등학교 4학년 교과과정에서 불리워졌던 적이 있기 때문이다. "채를 감아 던지면 꼿꼿하게 서서 뱅글뱅글 뱅글뱅글 잘도 도는 팽이/ 팽이하고 나하고 한나절을 놀고 팽이 따라 뱅글뱅글 나도 돌며 놀고~"양키(Yankee)는 미국 북동부에 정착한 이주민을 지칭하고 두들(Doodle)은 멍청이, 얼간이를 의미한다. 가사가 촌뜨기 양키두들이 당시 유행하던 마카로니 복장을
2년 전 나주에서 열린 지역신문협회 연말 송년모임에 참석한 적이 있다. 말이 송년모임이지 '묻지마 시상식 잔치'였다. 지역신문사들이 자기 지역 정치인을 추천하면 이런 저런 명목으로 상을 준다. 그날 시상식을 보면서 지역언론 종사자로서 '지역신문이 이래서야 되겠는가'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수상자는 수상 사실을 여기저기 확대 재생산하여 자기 가치를 부풀리고, 지역언론은 자신의 영향력을 과시하면서 정치인들과 끈끈한 관계를 형성하는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격이다.한 인터넷 언론사가 시상하는
중국 철학자 '탕쥔이(唐君毅)'는 서양은 '사다리식 직선적 우주관'이라면, 중국인 우주는 순환론에 입각한 '동그라미 형태의 우주'라고 말했다.주역 계사전에 나오는 '궁변통구(窮變通久)'는 "궁즉변 변즉통 통즉구 구즉궁(窮則變 變則通 通則久 久則窮) 궁하면 변하고, 변하면 통한다. 통하면 오래 가고, 오래 가면 다시 궁해진다" 라는 말을 축약한 것으로 순환론적 우주관을 보여준다.'궁변통구'는 인간 삶의 진리이며, 이 말의 핵심은 변화로 사물이 극에 달하고 궁할
우리와 시차가 12시간으로 지구 반대편인 남미대륙 칠레는 우리나라가 가장 먼저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은 나라이고 칠레산 와인이나 홍어로 낯설지 않게 된 나라이다. 칠레에서 빈부격차 심화, 신자유주의 정책이 만들어낸 공공서비스 부실화, 기성정치에 대한 불만이 지하철 요금을 30페소(50원)인상이 기폭제가 되어 시민들이 거리로 나섰다. 많은 시민들이 냄비와 프라이팬을 두드리는 시위인 카세롤라소(Cacerolazo)를 통해 먹고 사는 문제의 절박함과 시민의 힘으로 좀 더 평등하고 정의로운 나라를 만들자고 외치고 있다.이 시위로 인해
면장제도가 시행된 것은 1910년 일제가 조선수탈 정책을 강화코자 하부 지방행정조직을 정비하기 위해 규정을 제정한 것이 시작이다.당시 면장은 도장관(道長官) 즉 도지사가 임명했다. 그 이후 1946년 주민 직접선거와 1958년 도지사 임명 1960년 다시 주민 직접 선출을 반복하다가 1961년 5·16 이후 면은 지방자치단체 지위를 상실하고 면장은 군수가 임명하게 되었다.면 단위에 초등학교가 동·서·남·북 그리고 중앙에 하나 5개 정도가 있었던 시절, 걸어서 오일장 나들이가 유일한 외출이었던 시절에 사람들 생활권역은 주로 면단위 지
'뉴스앤조이'라는 기독교계 언론이 2004년부터 2018년까지 15년간 개신교 주요 교단 자체통계를 취합한 것에 의하면 교인 수가 2000년대 후반에서 2010년대 초반 정점에 달한 후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에 목회자와 교회 수는 오히려 증가했다.이 현상의 원인은 어디에 있을까. '시대 변화를 따라잡지 못하는 경직성과 변화에 대처하는 창의성이 떨어지기 때문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한 예로 한국교회 보수와 진보 사이 중도적 성향의 가장 안정적이라 평가받던 교단이 2017년 교회 내에서
앨비스 프레슬리가 부른 추억의 팝송 '버닝러브(Burning Love)'에는 불타오르는 사랑의 클라이맥스에서 스스로를 주체할 수 없어 신에게 자비를 구하는 가사가 나온다.불탄 자리엔 재만 남는다. '번아웃(Burnout)'이란 모든 것이 타버리고 남은 재처럼 몸과 마음이 소진(消盡)되어 버린 상태이다.번아웃은 1970년대 미국에서 타인을 원조하는 직종에 종사하는 열성적인 사람들이 결과적으로 지치고 탈진한 상태에 이르는 것을 나타낸 용어였지만 무한경쟁사회가 된 오늘날에는 모든 사람들에게 적용되는 일반용어가
세종 임금의 신임을 받으며 18년간이나 영의정을 지낸 황희 정승이 혈기 왕성하고 오만했던 젊은 시절 친구집에 가다 들판에서 잠시 쉬게 되었는데 누렁소와 검정소를 부리며 논을 가는 농부를 만났다."누렁소와 검은소 중 어떤 소가 더 일을 잘 합니까?" 하고 황희가 큰소리로 물어보니 농부가 밭을 갈다말고 가까이 다가와 옷소매를 잡아당겨 소들이 보이지 않는 곳으로 데리고가 귀에 대고 속삭였다. "누렁소가 검은소 보다 일을 잘한답니다" 황희는 귓속말을 듣고 "그것을 꼭 귓속말로 할 것은 무엇이오?" 하고 반문하니 농부는 또 조용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