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롭게 맞이하는 2020년부터 10년간은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시기이다. 2023년에는 베이비붐세대인 '5563세대' 막내인 1963년생이 현역에서 은퇴를 하게 된다. 2026년이 되면 65세 이상 노인인구 비율이 20%를 넘어서는 초고령사회에 들어선다.

고령화 여파로 소비는 감소하고 경제성장률은 저하되면서 '저성장·저소비·저금리' 시대가 일상화된다. 가계부채는 더욱 심각해지고 양극화된 계층간의 갈등에 복지 수혜자인 '노인세대'와 부양 부담을 져야하는 '근로세대' 간의 갈등까지 더해지면서 복지문제가 우리 사회에 첨예한 이슈로 등장하게 될 것이다. 이는 우리 사회만이 아니라 전 세계가 봉착해있는 문제이기도 하다.

2008년 '리먼 브러더스 사태'로 방아쇠가 당겨진 세계금융위기 이후 10년간 세계 각국은 돈을 풀어 경제를 지탱하는 양적완화정책을 통해 해결책을 찾고자 했다. 그럼에도 공급과잉과 부채라는 시한폭탄은 점점 더 커져가고 있다. 더 이상 늘어나지 않는 한정된 파이를 서로 더 차지하기 위해 국가간, 사회공동체 내에서 갈등은 격화되고 있다. 이제는 더 이상 과거와 같은 경제성장은 기대하기 어렵게 되었다.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인구 감소, 환경부하가 경제성장을 저해하는 브레이크로 작동하고 있다. 지금과 같은 경제규모를 유지하면서 환경문제를 방치하다가는 인류 생존을 오래 담보할 수 없다는 경고음이 여기저기서 울리고 있다.

현재로서 이 난국을 돌파할 수 있는 유일한 출구는 4차 산업혁명의 물결, 시대흐름에 올라타는 것이다. 그렇지만 이 역시 수많은 교육에 대한 투자와 도입기에 필연적으로 찾아오는 일자리 감소 등 사회변화에 따른 고통과 산고를 넘어서야 얻을 수 있는 결과물이다.

인구구조 변화와 산업 동향에 따라 교육시스템과 교육과정을 개편하고 인공지능(AI)과 유전공학 관련 인재를 집중적으로 육성하고 역량을 키워나가야 한다. 그러나 우리 교육은 아직도 로스쿨, 의과대학을 가는 것이 최고 목표이고 대학입시 공정성 문제도 해결 못하고 여전히 논란 중이다.

관용과 배려가 부족하고 부와 사회계층을 대물림하는 승자독식 우리 사회가 근본적으로 바뀌지 않는 한 정시를 확대한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 될 것 같지는 않다. 오히려 절차적 공정성에만 초점을 맞춘 정시 확대는 고소득층에게 유리하게 나타날 수 밖에 없는 현재 입시제도에 면죄부를 주는 결과를 가져온다. 오히려 상류층이 독식하는 구조를 공공성 향상을 위해 소외계층에 할당하는 정책이 사회정의에 부합된다.

또 한편으로 성장이 계속되기 어려운 사회를 살아가기 위해서 개개인은 달라지는 현실에 맞춰 사고나 생활방식도 바꾸어야 한다. 극도의 이기주의와 불신이 팽배한 사회에서 '각자도생의 길로 갈 것인지', 아니면 나의 행복과 타인의 행복이 상호 연관되어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어떻게 하면 공생과 신뢰라는 사회적 자본을 구축해 나갈 것인가'를 선택해야 하는 갈림길에 서 있다.

2020년은 개인적으로도 한 획을 긋는 해이다. 경자(庚子)생이니 한 바퀴를 돌아 제자리에 돌아왔다. 지나온 삶을 되돌아보고, 제2의 삶이 얼마나 이어질지는 모르겠지만 '인생 제2막'을 준비해야 한다.

저작권자 © 해남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