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둑과 도적의 차이는 무엇일까? 사전에 도둑은 남의 물건을 훔치거나 빼앗는 따위의 나쁜 짓이나 그런 짓을 하는 사람이다.

도적(盜賊)은 도둑의 의미를 포괄하는 도(盜)에 산적, 해적처럼 사람을 해치거나 죽이는 의미 적(賊)이 부가된다. 도둑보다는 도적이 훨씬 흉악하고 중범죄인을 나타내는 표현이 아닐까? 남쪽에서는 도둑을 표준어처럼 쓰고 북쪽에서는 도적이라는 단어가 상용되고 있다는 점도 차이점 일게다.

도적 중에 상도적은 도척(盜蹠)이다. 도척은 큰 도적에게도 다섯가지 도(道)가 있는데 첫째, 큰 도둑은 털려는 집에 무엇이 있는지를 아는 성(聖), 둘째, 도적질 할 때 위험을 무릅쓰고 다른 도적보다 먼저 진입하는 용(勇), 셋째, 도적질 후 맨 나중에 나오는 의(義), 넷째, 도적질 성공 여부를 예측할 수 있는 지(知), 다섯 번째 마지막으로 훔쳐온 물품을 공평하게 분배하는 것이 인(仁)으로 이를 실천했다고 한다.

맹자 「진심」편에 "닭이 울면 일어나 부지런히 선한 일을 행하는 자는 순임금 무리요, 닭이 울면 일어나 부지런히 이익을 추구하는 자는 도척 무리다. 순임금과 도척을 나누는 차이를 알고 싶은가? 이익을 추구하는 것과 선한 일을 행하는 차이일 뿐이다." 라고 말하고 있다.

즉, 아무리 번지르르한 덕목을 내세우더라도 부·명예·권세를 추구하기 위해 주위를 배려하지 않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불의한 일을 행하는 것은 도척과 다를 바 없다. 론스타 사태를 모티브로 하여 만들어진 영화 '블랙머니'가 개봉되면서 국부를 훔쳐간 도적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론스타 사태 핵심은 첫째, 먹튀 논란이다. 론스타가 은행 주식을 4% 이상 가질 수 없는 산업자본인데도 외환은행을 매각한 것이 화근이었다.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헐값에 인수해 2012년 하나금융지주에 외환은행을 되팔아 4조 6천억 원의 차익을 남긴 과정에 대한 의혹이다. 외환은행이 심각한 부실상황이 아니었음에도 석연치 않은 과정을 거쳐 매각결정을 하게 된 점이다. 여기에 2003년 론스타가 외환은행 인수시 납입한 투자금 1조3833억 중에 6350억원이 국내 자금일 가능성이 있다는 의혹이 덧붙여있다.

검찰이 2006년 이건에 대한 수사를 했지만 당시 론스타 한국대표는 조사 한번 받지도 않았다. 법원의 핵심 관계자에 대한 구속영장 기각 등으로 제대로 진상이 규명되지 않았다. 매각결정부터 조사 과정에 국내 최대법률회사인 김앤장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점도 규명해야 할 과제다.

둘째, 론스타 매각과정에 금융관료 모피아들이 깊숙이 개입했다는 의심이다. 론스타는 은행을 소유할 수 없는 부적격 사모펀드인데다 외환카드 주가 조작으로 유죄 판결까지 받았음에도 징벌적 매각 명령이 내려지 않은 것에 대한 문제 제기이다. 범죄를 저지른 대주주를 징벌하지 않고 오히려 금융당국이 론스타 먹튀를 눈감아 줬다는 의혹이다. 론스타는 적반하장(賊反荷杖)격으로 정부규제로 매각이 지연되어 더 많은 차익을 실현하지 못했으므로 5조원 가량을 배상하라며 한국정부를 상대로 소송 중이다.

'나랏돈'을 눈하나 깜짝하지 않고 빼먹는 '날도적'들을 어찌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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