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키두들은 미국 민요로 코너티컷 주 주가(州歌)다. 미군 군가로 쓰이기도 했던 양키두들의 멜로디는 우리에게도 익숙하다. 번안되어 '팽이치기'라는 제목으로 초등학교 4학년 교과과정에서 불리워졌던 적이 있기 때문이다. "채를 감아 던지면 꼿꼿하게 서서 뱅글뱅글 뱅글뱅글 잘도 도는 팽이/ 팽이하고 나하고 한나절을 놀고 팽이 따라 뱅글뱅글 나도 돌며 놀고~"

양키(Yankee)는 미국 북동부에 정착한 이주민을 지칭하고 두들(Doodle)은 멍청이, 얼간이를 의미한다. 가사가 촌뜨기 양키두들이 당시 유행하던 마카로니 복장을 하고 영국신사처럼 흉내를 낸다고 비꼬는 내용이다.

영국군이 그들 식민지였던 미국군대를 조롱하는 노래였지만 곡조도 단순하고 피리와 북만으로도 연주가 가능하기 때문에 일반에게 쉽게 전파되었다.

미국 독립전쟁시에는 오히려 미국인들이 영국군을 조롱할 목적으로 가사를 바꾸어 불러대고, 남북전쟁 기간동안 양키는 북부지역과 북부지역사람들을 지칭하는 말이었으므로 북군의 군가로 널리 불리워지면서 양키 두들은 미국의 자부심을 나타내는 노래가 되었다.

세계 유일 강대국으로 등극하면서 그동안 내면은 어찌 되었던 표면적으로는 피스메이커(Peace Maker)라고 자부했던 미국이 이제는 자기 욕심만을 채우려는 오만한 트러블메이커(Trouble Maker)로 돌변해 진면목을 보여주고 있다.

자국 이익을 위해 다른 나라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 주둔비용을 대폭인상 해줄 것을 강요하고 있다. 마치 시장통이나 유흥가에서 보호비 명목으로 자릿세를 뜯는 힘센 조폭과 다를바 없는 행태다. 특히 가장 만만한 우리에게 자기 입맛대로 행동하라고 우리에게 가진 것을 더 내놓으라고 을르고 협박하고 있다.

1980년 5월 광주민주항쟁 당시 광주시내에는 미국 항공모함이 군부독재세력을 견제하고 인권을 수호하기 위해 출동했다는 대자보가 나붙었다. 광주시민들은 기대와 희망을 가졌지만 결국 미국 승인하에 광주는 유혈 진압되었다. 광주학살에 대한 미국의 방조는 광주에 반미의식을 확산시켰고 대학가에는 군사 독재정권 비호한 미국을 비난하며 '양키(Yankee) 고(Go) 홈(home)'이라는 구호가 울려퍼졌다. 그 해 12월 광주 황금동에 위치했던 미국문화원 방화사건이 벌어졌고 1년여 뒤엔 부산 미국문화원 방화사건이 일어났다.

우리에게 미국이라는 나라는 어떤 존재인가?

집회에서 성조기를 흔들어 대고 정치인들이 오히려 미국 요구를 다 들어주라고 악다구니를 쓰게끔 우리 삶을 알게 모르게 지배하는 나라, 또 한편으로는 '가쓰라-테프트 밀약'으로 일본의 조선 지배를 묵인했고 해방정국 분단체체의 고착화, 자주독립 세력을 억압하고 친일에서 친미로 갈아탄 세력들이 대한민국 기득권 세력이 되도록 뒷배를 봐준 나라.

한편으로는 은인이자 혈맹이라는 찬사를 받으면서 또 다른 측면에서는 우리를 아직도 준식민지나 종속국으로 취급하는 모양새다. 평등하고 상호호혜적 관계가 정립되지 않는다면 염치없는 '양키두들'이라는 비웃음과 함께 한 발 더나아가 '양키 고 홈(Yankee go Home)'이 또 다시 이 땅에 울려 퍼지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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