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래질을 마치고 황토물로 넘실대는 해남 들녘은 2~3주 지나면 연초록의 어린 모 천국으로 변신할 것이다. 영농철을 맞아 마침 단비도 내려 아전인수(我田引水)의 볼썽사나운 걱정도 덜게 됐다.모내기가 이미 출발을 알렸고 마늘, 양파 등의 밭작물은 수확에 들어가면서 해남의 농촌은 바야흐로 농번기에 접어들고 있다. 모내기 한철을 보내고 성하(盛夏)의 계절이 다가오면 휴가를 맞아 농촌을 찾은 도시민에게 잠시나마 목가적(牧歌的) 풍경도 선사할 것이다.이런 농촌 들녘의 평화로운 모습에는 농민들의 땀이 배어 있고 다른 한 켠에는 애간장도 녹아있다
음력 사월초파일은 부처님오신날입니다. 부처님께서는중생의 행복과 안락을 위해 정진하시고 깨달으셨으며 깨달음을 널리 전하셨습니다. 고통받는 중생을 고통에서 벗어나게 하려는 노력이 부처님께서 이 땅에 오시고 행하셨던 일이시며 이는 중생을 향한 대자비심이신 것입니다.자비심은 세상 만물을 어여삐 여기는 마음입니다. 내 것이라는 욕심과 내 것을 빼앗기거나 부족하다고 느껴 생겨나는 성냄, 내 것이라는 것이 존재한다는 어리석음을 내려놓고 남을 위한 선택을 행할 수 있는 마음입니다.우리가 타인 혹은 다른 존재와 맺어가고 유지하는 관계에 대하여 자비
최근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901만8000명으로 전체 인구 가운데 고령인구 비율은 17.5%이다. 2025년에 20%, 2051년에는 40%를 넘어설 전망이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해남군의 65세 이상 인구는 34%를 넘어 이미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하였다.고령화 사회에서 고혈압, 당뇨 등 만성질환자는 더 증가하고 의료비 부담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치료보다는 예방을 위한 건강생활실천 중심의 건강 증진정책의 필요성이 증가하고 있다.해남군보건소에서는 65세 이상 어르신들의 만성질환을 효과적으로 예방
한 달 전 아는 후배에게서 전화가 왔다. 깨끗한 소금 잘 아는 곳이 있으니 주문하라는 거였다. 불과 몇 년 전에 20kg에 1만 원도 안 하던 소금이 2만 원이 훌쩍 넘는데도 주문이 많아 물량 확보가 힘들다고 했다. 그러자고 주문을 했는데 아직 감감 무소식이다.이렇게 민심이 동요하고 있으나, 대한민국의 TV를 켜면 딴 세상, 모르쇠이다. 후쿠시마산 생선으로 G7 정상회의 식탁을 차렸다거나, 한국원자력학회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유관기관인 한국원자력연구원이 공동 개최한 행사에 영국의 옥스퍼드대 방사선 명예교수 엘리슨을 내세워 "다핵종제거
해남읍 주요 도로의 한 차로는 으레 불법 주정차 차량이 점유하고 있다. 이 때문에 교통 흐름이 자주 끊기는 불편을 겪고 있다. 문제는 가까운 곳에 공영주차장이 있어도 이를 활용하지 않고 편의만 앞세운 운전자들의 잘못된 인식이다.문예회관과 해남아트마루 구간 도로는 만성적인 불법 주정차로 몸살을 앓고 있다. 언제부터인가 차량들이 경계석을 기준으로 세로 주차를 하면서 한 개 차로가 사실상 주차장으로 전락했다. 이로 인해 차량 교행이 어려워 운전자들이 불편을 겪고 있을 뿐 아니라 보행자도 차로를 이용해야 할 상황이 되고 있다. 인근에 문예
43년 전 1980년 5월 21~23일 해남에서도 민주화를 지키기 위한 시위가 있었다.광주에서 내려온 시위대를 통해 광주 상황이 알려지자 해남에서도 시위대가 구성됐다. 인근 진도, 완도, 강진, 영암 등에 광주 상황을 알리고 시위대를 모으는 일에도 나섰다. 군부대 앞까지 진출해 대치하는 상황이 빚어졌지만 큰 불상사가 우려되고 군민들이 불안해하며 광주로 가는 길도 막혀 갈 수 없다는 판단에 시위대는 무기를 군부대에 반납했다.이 과정에서 대흥사 여관들은 시위대에 방을 내어줬고 해남읍교회 여신도들은 주먹밥을 나눠주고 자발적인 참여로 모두
신록의 계절, 싱그러운 초목은 보는 이의 눈과 마음을 즐겁게 하고 생기를 불어넣어 준다. 여기에 푸른 잔디까지 깔려있다면 금상첨화다. 자연이 선물하는 생명의 선물이다.하지만 잔디밭을 제대로 보살피지 않으면 가장자리부터 클로버와 민들레, 그리고 알 수 없는 잡초가 야금야금 파먹어 들어간다. 모른 체했다가는 융단 같은 잔디밭이 아니라 볼썽사나운 잡초밭으로 금세 변하고 만다. 아무래도 잡초들이 뿌리를 더 잘 내려 번식력이 강하기 때문일 것이다.잡초가 잔디밭을 잠식하듯 '악화'(惡貨)는 '양화'(良貨)를 구축한다'는 말이 있다. 말뜻 자체
신록의 계절 5월은 가정의 달이다. 코로나 질병 확산으로 약 3년 동안 중단된 도내 각 시·군 지역축제의 달이며, 부처님오신날이 속한 달이기도 하다.두륜산 대흥사는 초등학교 시절 소풍을 비롯해 자주 다니며 익숙해졌고 철이 들면서 느끼는 사계절의 대흥사 자태는 너무나도 포근하고 아름다웠다. 유홍준 교수가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에서 극찬한 장춘 구곡 십리 숲길은 순수함과 아름다움 그 자체였다. 대흥사 일주문에서 바라보는 두륜산 능선이 마치 누워계신 부처님처럼 보이는데 그 경관 또한 대단하다.필자가 누누이 설명하지 않더라도 유홍준 교수
언론과 네이버가 또다시 격돌했다. 그간 크고 작은 갈등이 있었지만, AI 인공지능 시대를 앞두고 벌어진 첫 갈등이다.지난달 주요 종합일간지와 경제지 등을 회원사로 둔 한국온라인신문협회와 기자협회 등이 공동입장을 내고 네이버를 비판했다. 네이버가 언론에 통보한 '뉴스콘텐츠제휴 약관 개정안' 가운데 네이버가 서비스 개발을 위해 뉴스 정보를 언론 동의 없이 넘길 수 있다는 조항이 쟁점이 됐다. 이는 네이버가 챗GPT와 같은 자체 생성형 AI의 학습 데이터로 언론사 뉴스를 활용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포털에 뉴스를 단순히 노출하는 것과 A
▶ "너희를 친구라 하였노니 내가 내 아버지께 들은 것을 다 너희에게 알게 하였음이라!"(요한복음 15:15)예수님은 십자가에 죽으시기 전 제자들을 친구로서 동등한 관계로 여기셨습니다. 부활하신 후에는 제자들과 이 땅에서 40일을 함께 지내시다가 하늘로 올라가셨습니다. 그런데 그 40일 동안의 행적이나 말씀은 성경에 기록된 것이 거의 없습니다. 이미 십자가 이전에 제자들에게 충분히 말씀하시고 보여주셨기 때문이라 하겠습니다.그리고 그 40일 동안에는 제자들과 친구처럼 지냈을 것 같습니다. 요즘 학생들을 보면 부모 세대의 친구 개념과는
많은 베이비부머 세대들은 시골에 태어나서 초등학교와 중·고등학교를 마친 후에 도시로 나가 사회생활을 배우면서 가정을 꾸리고 자식들을 키우며 정신없이 살다가 정년을 맞이하게 된다. 당시 세대들은 한결같이 시골을 떠나 도시로, 특히 서울로 일을 찾아 나섰다. 농촌에서 일할 수 있는 터전이 부족해 도시로 나간 것이다. 누구나 힘들게 살던 시절이라 억척같이 일하고 한결같이 자수성가한 사람들이다.70년대부터 도시로 이어진 유동인구는 끝없이 농촌의 인구감소를 가져와 2019년 기준 농촌인구는 전체인구 대비 약 4.3%로 나타나고 있다. 반대로
국립5·18민주묘지(신묘역)가 자리잡은 곳은 흔히 망월동으로 알려졌으나 광주 북구 운정동이다. 5·18 희생자들이 처음 묻혔던 바로 옆 망월묘역(구묘역)도 수곡동이지만 인가가 있던 인근의 망월동 이름에서 따 불리고 있다. 이곳을 경유하는 시내버스 518번은 출발지와 권역의 규칙에 따르지 않는 특별번호로 정해졌다. 비슷한 연유의 노선버스는 4·19혁명을 주도한 광주고를 지나는 419번, 무등산 해발 고도를 상징하는 1187번이 있다.5·18 희생자들은 구묘역에서 17년간 잠들다 지금의 신묘역으로 이장돼 26년의 세월이 다시 흘렀다.
▶孝於親 子亦孝之 身旣不孝 子何孝焉(효어친 자역효지 신기불효 자하효언) '명심보감 효행편'직역하면 내가 어버이에게 효도하면 자식도 역시 나에게 효도하게 될 것이나 내 몸이 이미 부모에게 효도하지 못하였다면 어찌 자식이 나에게 효도하겠는가. 강태공이 한 말이다. 효도한 집안에서 또 효자가 나는 것이니 자신부터 효도한다는 지극히 당연한 진리를 말하고 있다.자식은 가정에서 부모 하는 대로 보고 그대로 따라 하는 것이니 굳이 효도하라고 말할 것이 없는 게 상례다. 부모는 낳아주시고 소중한 생명체를 주신 분이나 국가는 이 세상에 존재하도록
지난 9일 '제2회 작은학교 홍보의 날' 행사가 열린 해남동초 운동장. 화산초와 화산중은 매주 화요일마다 학교로 배달되는 아침 도시락을 특색사업으로 내세워 방문객들의 높은 관심을 받았다.아침 도시락은 특별하다. 화산면주민자치위원회가 학생들 건강을 위해 지난달부터 추진하고 있는 사업으로 화산면에서 생산된 쌀 등 농산물을 활용하고 주민들이 자원봉사자로 참여해 도시락을 만들고 있다. 학생뿐 아니라 교직원까지 챙기면서 90여 개 도시락이 배달되고 있다.화산면주민자치위는 농식품부 공모사업인 사회적 농업 활성화 지원사업에 선정돼 다양한 프로그
윤석열 정부의 정치, 외교 행보가 심각한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당신은 어느 나라 대통령이냐는 힐난까지 받고 있다. 그럼에도 윤 정부나 국민의힘 당은 이 모든 것이 미래를 발전시키기 위한 것이며, 욕을 먹어도 꿋꿋하게 펼쳐나갈 것이며, 나라를 위하고 국익을 위한 것이라며 국민의 이해를 구한다고 말하고 있다.윤 정부의 주장이 옳다면 한국의 미래에 큰 희망이 보여야 한다. 그런데 굴욕, 굽신 외교이자 퍼주기 외교라고 평가만 받고 있다. 도무지 한국에 이익이 되는 것이 무엇인지 보이질 않는다. 해외 무역이 1년 넘게 적자에 시달리고 있음
대흥사 경내에 자리한 유선관은 109년 역사를 간직한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식 여관의 명함을 갖고 있다. 유선관 초입의 '유선 카페'에 들어서면 20여 일 전부터 벽에 내걸린 달항아리 그림이 있는 듯 없는 듯 수수한 모습으로 방문객을 맞이한다.최영욱(59) 작가의 달항아리 그림이 땅끝에 머문 데는 사연이 담겨 있다. 최 작가의 아내가 유선관에 머물면서 카페에 걸린 그림이 유선관과 어울리지 않는다며 수천만 원을 호가하는 남편의 작품을 기증한 것이다. 최 작가는 빌 게이츠 재단이 그림 세 점을 소장 작품으로 구입해 유명세도 탔다.달을 닮
12년 전 불의의 사고로 운명을 달리하신 정광훈 의장은 농민운동뿐 아니라 한국 민중운동 전반에 걸친 시대적 어른이다.특히 WTO 체제가 완성되어가는 국제질서 속에서 세계적으로 노동자, 농민, 민중의 삶은 무너지고 대자본 이익 중심으로 판이 짜여질 때 "DOWN DOWN WTO"라는 구호를 제창하며 세계 민중들의 투쟁을 이끌었던 반WTO 지도자 중 한 분이기도 하다.고 정광훈 의장은 1939년 옥천면 송운리에서 출생해 옥천초, 해남중학교, 목포공업고등학교를 졸업하였다.1970년대 YMCA 활동, 1980년대 기독교농민회 활동을 거쳐
농어촌이 소외의 대명사로 전락한 지 오래다. 농어촌은 도시민에게 먹을거리와 자연환경, 휴식공간을 제공하는 허브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럼에도 정부의 정책에서는 늘 뒷전으로 밀리며 무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농민들은 무차별적으로 치솟는 영농자재 가격을 감당하며 농사를 짓고도 폭락하는 쌀값으로 허탈감에 빠져들고 있다. 이런 쌀값을 조금이라도 유지해보겠다며 그동안 줄곧 요구해왔던 양곡관리법 개정안에 대해 대통령은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했다. 국정 최고 책임자가 농민의 발을 여지없이 걷어찬 꼴이다.그래도 국민의 식량을 공급해
내 고향 두메산골 계단식 밭 언덕에늘푸름 더해 가고 봄볕에 누렇게 된보리 이삭 익어가니 일손은 부족하고기나긴 봄날 바쁨만 쌓여 가네밭에 자란 보리 베어 햇볕에 말리고떨어진 이삭 주워 곡식 알알 털어 내니수확의 기쁨 허기진 배채워주는 느낌 주고풀 먹여 배 불린 소 몰아 쟁기 채운 뒤보리밭 갈아엎어 또 다른 씨앗 뿌리고가쁜 숨 몰아쉬며 쟁기 끄는 어미 소빨리 가길 재촉하고 밭두둑 높이 쳐올려곱게 자란 고구마순 잘라 두둑 깊이 심고주전자에 물 담아 고구마 줄기에 물주면기나긴 봄날 하루해 저물고 온종일 쌓인피로에 지친 몸 가누지 못하고 방
정당은 정치적 견해를 같이하는 사람들이 정권 획득을 목표로 뭉치는 집단을 이른다. 시민단체나 이익단체처럼 정부의 정책 결정 과정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비슷하지만 '정권 획득'을 목표로 한다는 데 차이가 있다.이런 목표를 두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된 정당이 무려 47개나 된다. 이 중 정치인이 국민보다 거지가 돼야 한다는 취지의 거지당처럼 명칭이 장난스러운 정당도 있다. 정당 가운데 1석 이상의 의원이 있는 정당이 6개이고, 더불어민주당(170석)과 국민의힘(115석)이 300명 전체 의원의 95%를 차지하고 있다.정당에서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