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순기(해남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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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고향 두메산골 계단식 밭 언덕에
늘푸름 더해 가고 봄볕에 누렇게 된
보리 이삭 익어가니 일손은 부족하고
기나긴 봄날 바쁨만 쌓여 가네

밭에 자란 보리 베어 햇볕에 말리고

떨어진 이삭 주워 곡식 알알 털어 내니
수확의 기쁨 허기진 배
채워주는 느낌 주고
풀 먹여 배 불린 소 몰아 쟁기 채운 뒤
보리밭 갈아엎어 또 다른 씨앗 뿌리고

가쁜 숨 몰아쉬며 쟁기 끄는 어미 소

빨리 가길 재촉하고 밭두둑 높이 쳐올려
곱게 자란 고구마순 잘라 두둑 깊이 심고
주전자에 물 담아 고구마 줄기에 물주면

기나긴 봄날 하루해 저물고 온종일 쌓인

피로에 지친 몸 가누지 못하고 방안 한구석
등 기대면 오늘도 여느 봄날과 같이 하루가
지나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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