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남(대흥사 총신도회장)

신록의 계절 5월은 가정의 달이다. 코로나 질병 확산으로 약 3년 동안 중단된 도내 각 시·군 지역축제의 달이며, 부처님오신날이 속한 달이기도 하다.

두륜산 대흥사는 초등학교 시절 소풍을 비롯해 자주 다니며 익숙해졌고 철이 들면서 느끼는 사계절의 대흥사 자태는 너무나도 포근하고 아름다웠다. 유홍준 교수가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에서 극찬한 장춘 구곡 십리 숲길은 순수함과 아름다움 그 자체였다. 대흥사 일주문에서 바라보는 두륜산 능선이 마치 누워계신 부처님처럼 보이는데 그 경관 또한 대단하다.

필자가 누누이 설명하지 않더라도 유홍준 교수가 극찬한 두륜산 대흥사는 양산 통도사 등 우리나라 6개 사찰과 함께 유네스코에 한국의 산지승원(山地僧院)으로 등재되어 있다.

지난 4일부터는 전국 64개 사찰과 함께 문화재 관람료가 감면되어 매표소에서 자주 발생하는 민원도 종식되고 국민의 부담도 덜어 주었다.

대흥사에는 국보 1점(북미륵암 마애여래좌상), 보물 10점(서산대사 유물 등), 사적 및 명승 1점(두륜산 대흥사 일원), 천연기념물 1점(두륜산 왕벚나무 자생지), 유형문화재 6점(천불상 등), 기념물 1점(표충사), 문화재 자료 2점(북미륵암 동 3층 석탑 등) 등의 불교문화유산이 보존 관리되고 있다.

이제 대흥사에 잘 보존 관리되고 있는 불교 문화유산은 국민 곁으로 한 걸음 더 다가가게 되었으며, 문화재 관람료 감면을 계기로 좀 더 많은 국민이 불교 문화유산을 친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20일 오후 5시 30분부터 해남군민광장에서 불기 2567년 해남연등문화축제가 개최된다. 당일 해남군민광장에서 버스터미널까지 연등을 하나씩 들고 왕복하는 연등 행렬은 불자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참가할 수 있다. 연등을 밝히고 함께 걸으면서 잠시 자기 자신에 대한 성찰과 명상의 시간을 갖고 오월 밤의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어 보시기 바란다.

이어 27일은 불기 2567년 부처님오신날 경축행사가 대흥사 대웅보전에서 거행된다. 12월 25일 성탄절에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을 축하하듯이 5월 27일 부처님 오신 날에는 대흥사에 와서 부처님의 탄생을 축하해 주시고 완연한 만산 녹엽으로 자태를 뽐내는 대흥사 숲길에서 건강도 충전해 가기 바란다.

두륜산 대흥사는 인근 8개 시·군에 산재해 있는 45개 말사와 함께하는 대한불교조계종 제22교구 본사로서 이제 새로운 도약을 꿈꾸고 정진하고 비상의 날개를 펴고 있다.

상당히 어려운 여건 속에서 지난 2019년 7월 2일 자로 본사 대흥사 주지로 임명된 성해 법상 스님은 오는 7월부터 임기 4년의 주지 소임을 다시 맡게 되어 그 기대가 더욱 크다. 법상 스님은 첫 임기가 시작된 2019년부터 매월 첫째 주 토요일 오후 5시부터 8시까지 천수대다라니 108독 성취기도를 직접 봉행하고 있다.

임진왜란 당시 국가가 존망의 위기에 처했을 때 의승군 5000여 명을 이끌고 왜적을 크게 물리친 서산대사께서는 1604년 마지막 설법을 마친 후 제자들에게 자신의 의발을 두륜산 대흥사에 두라고 유언하자 제자 사명당은 스승의 금란가사와 발우를 대흥사에 봉안했다. 조선조 정조대왕 이후부터 서산대사를 기리는 국가 제향을 대흥사에서 지내오다가 일제 강점기 전후하여 제향이 중단되었고 최근부터 대흥사(표충사)에서 봄과 가을 두 차례 서산대사 국가제향을 봉행해오고 있다.

올해 하반기 준공 예정인 호국대전과 7월 중 개관 예정인 대흥사 차 문화 체험관 및 덖음장은 해남군민은 물론 많은 국민의 관심과 참여가 기대된다.

앞으로 두륜산 대흥사를 찾는 모든 분은 건강도 챙기고 소중한 불교 문화유산을 친견하고 아끼며 잘 보존 관리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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