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문화비평가 전시회 참관
홍성담 작가 “일회로 멈추지 않길”
지역주민 판화로 역사 기억·공유

▲전시회에서 군민 작가가 관람객들에게 본인의 작품을 설명하고 있다.
▲전시회에서 군민 작가가 관람객들에게 본인의 작품을 설명하고 있다.

해남의 역사를 지역주민이 판화로 제작하고 공유하는 ‘역사를 기억하다-시민역사판화교실‘ 사업이 일본에 소개된다. 

군민이 직접 아시아목판화연구소 작가들과 협업해 만든 판화 22점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전시회가 지난 5일 문예회관 로비에서 개막해 새로운 시민문화의 장을 열었다는 호평이 나오고 있다.

이날 전시회 오픈식에는 일본 문화비평가인 야마구치 이즈미 씨가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전시회를 참관한 일본 문화비평가 야마구치 이즈미(왼쪽) 씨와 사업가 엔도오 쿄오코 씨.
▲전시회를 참관한 일본 문화비평가 야마구치 이즈미(왼쪽) 씨와 사업가 엔도오 쿄오코 씨.

아시아목판화연구소 작가들과의 인연으로 역사판화교실이 열렸다는 소식에 직접 해남을 방문해 전시회를 참관한 것인데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야마구치 씨는 “민중미술이라는 말이 역사 용어가 아닌 현실로 드러남에 놀랐다”며 “이 같은 표현을 가능하게 한 판화교실 참가자들의 순수한 생각과 그것을 형상화하는 데 도움을 준 작가 모두가 진정한 예술가며 한국 사회의 두터운 문화와 민주주의 정신에 진심으로 존경을 표한다”고 말했다.

야마구치 씨는 일본 시사주간지인 ’금요일‘에 비평글을 싣고 있는데 해남 역사판화교실과 전시회 소식을 해당 주간지에 소개할 계획이다.

이번 사업에 함께 참여했던 우리나라 대표 판화 작가들의 호평도 이어졌다. 

▲지난 5일 문화예술회관 로비에서 역사판화교실 전시회 개막행사가 열렸다.
▲지난 5일 문화예술회관 로비에서 역사판화교실 전시회 개막행사가 열렸다.

홍성담 작가는 “수십 년 동안 전국을 돌며 판화교실을 열었지만 역사에 대한 해남 군민들의 표현력과 형상화가 가장 정확하고 탁월했다”며 “이 같은 사업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해남 민화와 설화, 해남의 특산품, 해남의 뛰어난 경치 등을 주제로 지속돼 이를 전시하는 판화미술관을 만들면 해남만의 문화컨텐츠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초등학생부터 80대까지 군민 판화작가들의 감회도 새로웠다.

김은숙 씨는 “해남의 아픈 역사를 잘 몰랐는데 그대로 묻혀버리지 않도록 증언하고 여러 방법으로 표현할 수 있어 뜻깊었고, 우리 아이들도 기억하고 바른 역사관을 갖도록 하는 좋은 기회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현산초 5학년 전미쁨 양은 “택시운전사라는 영화를 보고 5·18민중항쟁을 접했는데 판화작업을 통해 해남에서의 5·18도 알게 됐다”며 “영화와 같은 제목으로 판화를 만들어 봤다”고 말했다.  

▲판화교실을 지도한 작가들이 인사하고 있다.
▲판화교실을 지도한 작가들이 인사하고 있다.

한편 지난 5일 열린 전시회 개막식에는 이성옥 군의회 의장을 비롯한 군의원과 조연주 해남교육장, 이길운 해남군체육회장 등이 참여해 큰 관심을 나타냈다. 또 참여 작가들과 개막식 참석자들이 ’아름다운 세상‘이라는 노래를 합창하며 해남의 새로운 문화의 장을 축하했고, 군민 작가들이 직접 본인의 작품을 관람객에게 설명하는 자리가 마련돼 의미를 더했다. 이번에 탄생한 판화작품은 2026년과 2027년 달력으로도 제작돼 군민 참여 작가들에게 배부됐다. 이 사업은 해남신문이 지역신문 발전기금을 지원받아 진행됐다.

             ▲QR코드를 찍으면관련 영상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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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해남 역사를 판화로 재탄생시킨 ‘역사를 기억하다-역사판화교실’ 작품전시회가 지난  5일부터 문예회관 로비에서 시작돼 오는 12일까지 계속된다. 역사적 사건의 당사자와 유족, 학생, 군민 등 25개 팀 50여 명이 참여해 아시아목판화연구소 작가들과 협업을 통해 판화 22점이 탄생했다. 작품과 참여자를 6~7면에 걸쳐 소개한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장우광-해남나비 공정엽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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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안수-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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