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환경부 다회용기 지원사업 신청
그릇 잦은 분실문제 등 회수 우려도

▲해남 내 한 양식당에서 2인 세트 배달을 주문하니 많은 양의 일회용품이 나왔다.
▲해남 내 한 양식당에서 2인 세트 배달을 주문하니 많은 양의 일회용품이 나왔다.

1인 가구와 맞벌이 가정 증가 등의 영향으로 음식 배달·포장이 늘어남에 따라 일회용품 사용도 크게 증가하고 있어 탄소중립 해남을 위한 다회용기 지원사업이 필요시 되고 있다.

해남군은 일회용품 없는 축제를 비롯해 경로당 595개소에 다회용품 보급 등 일회용품 사용을 제한하고 자원순환복합센터 내 공용물품 대여센터를 통해 행사 시 다회용기를 대여해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등 다양한 정책을 추진 중이다. 자원순환복합센터에는 3칸 중‧소 반찬접시 각 200개, 냉면그릇 200개, 원형트레이 3~5호 각 200개, 물컵 1500개, 숟가락과 젓가락 각 200개 등 다회용기를 보유하고 있어 해남 내 단체가 행사를 준비할 때마다 대여하고 있다.

지난해 5월 센터 개관 이후부터 지난달 13일까지 54회 1만3177개의 식기가 대여됐다. 5일간 대여할 수 있다. 한번 연장 가능하며 중간에 주말이 끼면 주말까지 산정해 최대 12일까지 대여 가능하다. 

하지만 대여는 자원순환 프로그램인 땅끝희망이 사업을 통해 적립된 포인트로만 할 수 있다 보니 다회용기 대여 활성화에 어려움도 예상되고 있다. 때문에 배달·포장 이용객 증가로 배달 전문 음식점들도 생겨나는 등 일회용품 사용량도 늘어나는 만큼 배달용품을 다회용기로 정착할 수 있도록 군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실제로 군은 착한가격업소를 수시로 모집하며 지원을 강화하고 있지만 점검표에 가격, 위생·청결, 지역사회 공헌도 등의 분야만 평가하고 다회용기 사용 권장과 관련한 기준은 없는 실정이다. 요식업 및 포장·배달 전문업소의 점검표에서 포장·배달 내용이 언급되지만 식품용으로 표시된 포장 용기를 사용하고 있다는 점에 2점의 배점을 줄 뿐 일회용품 사용에 대한 감점이나 다회용기 사용에 대한 가점은 없다. 모범음식점 역시 매년 지정하고 있으나 세부 지정기준 점검표에 다회용기 사용 권장과 관련된 내용은 없는 상태다.

이미 환경부에서는 지난 2021년부터 다회용기 재사용 촉진 지원 사업을 펼쳐 영화관·장례식장 등 다중이용시설에 다회용기 회수·세척·재사용 체계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서울시의 경우 지난 2021년부터 일부 자치구에 배달용 다회용기 사업인 ‘제로식당’ 서비스를 시작해 다회용기를 회수하고 세척하는 업체에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다. 서울시는 배달 애플리케이션에 다회용기 이용 매장을 표시하고 다회용기 사용하기 선택란을 추가했으며 그릇 회수의 경우 전용 가방에 QR코드를 삽입해 그릇 반납 시 QR코드로 반납 신청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반납한 다회용기는 세척업체를 거쳐 다시 식당으로 공급된다. 이러한 제로식당은 도입 당시 5개 자치구에서 시작 지난 2021년 1200건, 2022년 3만건, 2023년 10만건 등 배달 건수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 이에 맞춰 서울시도 내년까지 전 자치구로 확대해 적용할 계획이다.

해남군내에서도 배달 음식점의 다회용기 전환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커지고 있다. 

해남군 홈페이지 열린군수실 게시판에는 지난해 개최된 해남미남축제에서 다회용기를 사용한 것에 영감을 받아 이를 음식점에 적용하는 장기적인 사업 방향을 제안하기도 했다.

군이 배달음식점에 다회용기를 지원하고 식당에서 다회용기에 음식을 담아 배달하면 군민은 음식을 먹고 난 후 간단히 물 세척만 해 지정장소에 분리배출하는 방식이다. 배출된 그릇들은 군에서 사업소로 회수해 세척 후 다시 업소에 제공하는 순환 사이클이다. 또한 다회용기를 사용하는 업소에 배달비 지원, 친환경 포인트 적립, 착한음식점 가산점 등 군에서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방법도 제안했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자원 재활용 활성화를 위해 군에서도 ‘2024년 다회용기 재사용 촉진 지원사업’을 환경부에 신청했다고 답했다. 다회용기 구입, 세척시설, 소독 및 포장실 등을 갖춘 인프라 설치가 필요한 만큼 군 자체 예산만으로 한계가 있어 국비 확보를 통해 추진하는 방안을 적극 모색할 계획이라는 것이다.

일각에선 다회용품 전환 시 세척‧소독시설 외에도 원활한 그릇회수를 위한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다회용기 그릇의 회수 과정에서 잦은 도난 등이 발생해 다회용품에서 일회용품 용기로 바꾼 음식점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군내 중식당을 20년째 운영하고 있는 A 씨는 “이전까지 다회용기 그릇으로 배달했다가 7년 전부터 일회용품을 사용했다”며 “그릇을 회수할 때 드는 시간과 인건비도 있지만 잦은 그릇분실이 크게 영향을 미쳐 요즘은 다른 중식당들도 일회용품을 사용하는 추세다”고 말했다.

배달·포장 음식점의 다회용기 전환 필요성이 커지는 가운데 군의 공모사업 신청 결과에 따른 앞으로의 움직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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