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순기(해남읍)

 

바람 불어 좋은 날

 

바람이 불어오는 곳
그곳을 바라보면은
나를 향한 그대의 입김
사랑 되어 내게 머물고

 

바람이 지나가는 곳
그곳을 바라보면은
그대 향한 나의 그리움
기다림 속에 스며들고

 

바람이 멈춰 서는 곳
그곳을 바라보면은
그대와 나 얼굴 마주 보며
내일의 행복 찾아
사랑의 한마음 쌓여 가네
 
 
 
카페에 홀로 앉아

 

여름 한낮 무더위에 쫓겨
그늘진 카페에 앉아
커피를 마신다

 

시원한 에어컨 바람 타고
짙은 커피향이
내 마음 흔든다

 

커피잔에 드리워진
세상 이야기가
여기저기서 들려온다

 

재미나는 대화 슬픈 이야기
행복하고 사랑스러운 말들이
커피잔에 녹아 스며든다

 

찻잔에서 우러나온 커피향이
시원한 바람 타고
내 가슴속에 쌓인다

 

찻잔에 가득한 갈색 커피
줄어드는 시간 속에
뜨겁던 마음은 어느새
씁쓰레한 커피향에 젖어
차분히 식어 간다

 

기다림도 만남도 없는
카페에 홀로 앉아
는 사람 가는 사람 쳐다보며
커피잔 만지작거리다가
커피향에 취해 한나절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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