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인기(본사 대표이사)

 
 

군민들의 축하와 격려 속에 군수 취임식과 군의회의 개원식을 시작으로 4년간의 해남 군정이 새롭게 출발하였다.

해남군민의 행복과 해남군의 발전을 이끄는 군수와 군의원들이 펼치는 군정의 내용은 보통 군민들의 일상생활과 밀접한 관계가 있어 중앙정부 정책 못지않게 매우 중요하다.

지금 우리나라는 역사상 처음 맞는 위기 앞에 서있다. 최근 겪고 있는 심각한 가뭄 등 생태계 파괴로 인한 전지구적 기후위기와 얼마동안 잠잠했던 코로나 사태가 다시 재현될 듯한 현실에서 보듯 우리의 일상적인 삶은 파괴되어 인류의 생존이 위협받고 있다.

이러한 생태적 위기에 더하여 우크라이나 전쟁은 나토와 러시아 간의 신냉전시대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 되고 있다. 한반도 주변정세도 미국과 중국의 대결이라는 신냉전시대의 도래로 한반도의 평화가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한국 사회도 중대한 위기에 처해있다. 작년 영국에서 실시한 어느 조사에 의하면 한국은 '갈등공화국'이라 불릴 만큼 사회집단 간의 갈등이 매우 심각하다. 빈부, 이념, 정당, 종교, 성별, 세대, 학력에서의 갈등 수준은 조사대상 28개국 중 1위다. 그중 빈부갈등은 모든 갈등의 시작점이다. 불평등의 내용보다 더 심각한 것은 한국인 다수가 불평등을 당연하게 여긴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승자독식 문화는 극단적인 경쟁교육과 왜곡된 능력주의에 근본 원인이 있다고 한다.

농촌지역이자 변방인 해남지역은 인생살이의 어려움으로 인구가 줄어 지역소멸위기라는 중대한 국면을 맞고 있다. 우리 지역의 주산업인 농수축산업은 국민생활에서 차지하는 중요성과는 달리 정당한 대우를 받고 있지 못하고 수려한 자연과 풍부한 문화유산을 가지고 있지만 문화관광산업은 그만큼의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군수는 민선 8기 취임사에서 '힘찬 도약, 살맛나는 으뜸해남'이라는 군정 목표와 소통공감 윤리경영, 지속가능 미래농업, 서남해안 관광중심, 상생협력 균형 발전, 사람중심 나눔복지 등 5개 군정 방침을 밝혔다. 가뭄 등 어려운 군민들의 일상생활을 볼 때 문화한마당 중심의 취임 행사와 취임사에서 해남군의 주인인 군민들을 해남 군정의 주체로 보는 내용이 부족했던 점은 조금 아쉬웠다. 군의회 의장은 개원사에서 신뢰받는 깨끗한 의회, 열린 의회, 행정에 대한 합리적 견제와 지원, 정책의회·일하는 의회를 민들겠다는 의회운영 목표를 제시하였다.

아는 만큼 보이고 보이는 만큼 행동하는 게 인간이다. 새롭게 시작하는 군수와 군의원들은 주어진 책무를 수행하기 위해 새롭게 초심을 다져야 한다.

다산 정약용 선생은 목민심서에서 공직자가 가져야 할 정신으로 이정(履正)과 봉공(奉公)을 강조했다. '이정'이란 공직자들이 직무를 수행함에 있어 관행과 상급자의 부당한 지시에 따르지 않는 법치 행정을 수행하는 것이고 '봉공'은 자기 신분상의 이익이나 어느 특정 집단이나 개인에게 특혜를 주지 않으며 상급자의 부당한 지시에 따르지 않고 공공성을 추구하라는 얘기다.

군수와 군의원들은 해남군민의 행복과 해남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이정과 봉공의 정신으로 군민들의 주인으로서의 주체적이고 자발적인 역량을 끌어내 해남을 사람 살맛나는 공동체 세상으로 만드는 데 매진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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