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인기(본사 대표이사)

 
 

해남신문을 사랑하는 해남군민과 애독자 그리고 향우 여러분 평안하신지요?

세월은 유수와 같아 그야말로 다사다난했던 '소의 해' 신축년(辛丑年)이 가고 임인년(壬寅年) '검은 호랑이의 해'가 왔습니다.

매년 말이면 대학교수들이 한 해를 상징하는 사자성어를 선정합니다. 지난해 말 880명의 전국 교수들이 뽑은 사자성어는 묘서동처(猫鼠同處)입니다. 당나라 역사를 기록한 구당서에 나오는 말로 '고양이와 쥐가 함께 있다'는 의미라고 합니다. 쥐는 곡식을 훔쳐먹고 고양이는 쥐를 잡는 동물이어서 일반적으로 함께 할 수 없습니다. 그 다음을 이은 사자성어로는 '사람과 말이 모두 지쳐 피곤하다'는 인곤마핍(人困馬乏)과 '자기 이익을 위해 개처럼 다툰다'는 이전투구(泥田鬪狗)입니다.

요즈음 국가와 사회가 돌아가는 세태를 보면서 이러한 사자성어들이 상징적으로 우리에게 주는 의미에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지난 2년간 일상생활을 잃어버리게 한 전 지구적 역병인 코로나 사태, 우리가 실감하고 있는 지구 생태계의 파괴로 인간의 생존을 위협하는 기후위기, 인간의 존엄성과 행복권을 짓밟는 사회경제적 양극화 및 불평등의 심화, 한반도 평화정착의 혼돈상태 등이 떠오릅니다.

농어촌 지역인 해남에서는 기후위기와 농촌인력의 노령화 등으로 국가안보에 기본적이고 필수적인 식량자급과 농민의 기본권보장 문제 등이 절박합니다. 각자도생의 신자유주의 정글사회에서 오는 정신적인 두려움과 불안감은 더욱 심해지는 것 같습니다. 세상은 점점 각박해지고 사람들과의 관계는 더욱 단절될지도 모릅니다.

우리는 늘 새해가 오면 희망을 꿈꿉니다. 누구나 민주주의 국가에서 인간의 존엄성이 보장되는 행복한 삶을 바랍니다. 이러한 희망의 꿈을 꾸는 것은 이 어지러운 상황에서 꿈의 실현 가능성이 확실해서도 아니고 그 꿈이 너무 아름다워서만 아닌 인간의 존엄성과 행복한 삶을 위해서는 다른 대안이 없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누구는 민주주의가 밥 먹여주냐고 얘기합니다. 사람은 정치적 동물입니다. 우리의 일상생활의 내용은 정치를 통해 결정됩니다. 올해는 정치적으로 중요해 정치가 밥 먹여주는 해가 될 것입니다.

3월이면 대통령선거가 있습니다. 지금 주요 정당의 대통령 후보가 결정되었지만 이번 대선은 최선, 차선의 대통령을 뽑는 선거가 아닌 최악의 후보가 누구인지를 가리는 선거판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우리의 삶 자체가 정치이기 때문에 앞으로 5년 동안 일상생활에 중요한 대통령선거에 정치인이 되어 적극 참여해야 합니다.

오는 6월에는 지방선거가 치러집니다. 우리 일상생활과 관련하여 어느 면에서는 군수와 군의원들의 역할이 대통령보다 더욱 중요할 수 있습니다.

군수와 군의원을 잘 못 뽑으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주인인 군민들이 감당하게 됩니다. 지방자치와 나의 일상생활은 별 관련이 없다는 의식에서 비롯된 금품과 조직중심의 선거문화는 바꿔야 합니다.

앞으로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한 지방분권과 지방정부의 권한은 강화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1월에는 개정된 주민자치법이 시행됩니다. 주민자치회 규정 미비 등 문제도 많지만 주민자치 역량을 강화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최근 해남에서도 주민자치의 자주적이고 주체적인 활동으로 살맛 나는 지역 건설의 희망의 씨앗이 싹트고 있습니다. 주인이 똑똑하고 야물어야 우리의 존엄성 보장과 행복을 위한 희망의 꽃을 피우고 견실한 열매를 수확할 수 있습니다.

해남신문은 올해 32주년을 맞이합니다. 많이 부족하지만 정론직필(正論直筆)의 창간 초심을 지키면서 시대의 변화와 발전에 맞는 역할을 다짐합니다. 군민과 애독자 여러분과 더불어 해남군의 발전과 해남군민의 행복을 위해 지역 현안에 대한 심층 기획취재를 통해 해남군의 발전 방향 등을 찾겠습니다. 많은 격려와 성원, 충고와 채찍을 함께 주시기 바랍니다.

우리의 조상들이 귀하게 여긴 검은 호랑이의 해를 맞아 산야를 열정적으로 누비고 다닌 검은은 호랑이 기백으로 정치의 해를 보내기를 기대합니다.

그리하여 조선시대 세종대왕의 국정 목표였던 '살아가는 즐거움', 즉 생생지락(生生之樂)을 누렸으면 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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