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육 회복·면적 증가에도 지연
10㎏ 상품 도매가 1만4000원
재료값 하락에 김장비용 감소

본격 김장철이 시작되면서 가을배추 생산량에 정부와 농산물 유통 관계자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역에서는 초도물량 부족으로 인한 도매가격이 상승하며 절임배추 가공 농가들의 아우성이 커지고 있다.

단 조만간 가을배추 출하가 본격화 되는 만큼 김장시기를 조금 늦추는 것이 좋다.

올해 가을배추는 배추 육묘 시기 폭염과 9월부터 이어진 잦은 가을비, 흐린 날씨 등으로 인해 무름병과 뿌리마름병 등 병해가 발생했다. 정부에선 올해 재배면적이 늘어나고 10월말 들어 기상 여건이 호전돼 김장철 수급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예상과 다르게 뿌리 활착이 제대로 되지 못해 배추가 웃자라 속이 차지 않는 등 피해가 커 생산량이 급감한 상황이다. 공급 안정을 기대하고 평년처럼 물량을 주문받은 절임배추 가공업체들은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주문 물량을 맞추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군내 A 절임배추 업체 관계자는 “무름병 등으로 배추가 줄어든 것은 눈으로 봐 예상하고 있었지만 실제 배추를 갈라보니 속이 전혀 들지 않고 속이 누렇게 물러터지는 꿀통 현상이 발견되는 등 상황이 좋지 못하다”며 “물량을 맞추기 위해 속이 안 찬 배추들을 가공하고 있는데 20㎏ 한 박스에 배추 6~8개 들어가던 것이 올해는 12~14개까지 넣어야 무게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절임배추 업체들은 약속한 물량을 채우기 위해 무리해서라도 배추 매입을 하고 있는데 시장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농산물 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 배추 상품 10㎏ 중도매인 판매가격이 1만4020원을 기록했다. 지난 10월 31일 1만1186원 대비 12.5% 오른 가격이며 지난해(9879원)보다 41.9%, 평년(8605원)보다 62.9% 가량 상승했다. 

하지만 이런 시세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인 배추 품질은 낮아 실제 소득 상승은 미비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장철이 가까워질수록 배추 상품성이 평준화 되는데 올해는 품질 격차가 심해 상품성이 양호한 배추의 비율이 크게 줄어들었고 수확량도 감소했기 때문이다. 

B 배추 농가는 “평년 같으면 300평에 5톤 트럭 1대가 나오던 것이 올해는 500평을 작업해야 물량을 맞출 수 있다”며 “품질이 좋은 배추가 평년에 50~60%를 차지했다면 올해는 30% 밖에 되지 않고 생산량도 평년보다 1/3 가까이 줄어든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11월 하순부터 가을배추 공급이 본격적으로 출하되면 도매시세가 안정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된다. 또 김장의 주 재료인 무와 배, 새우젓, 소금 등의 가격이 떨어지고 김장 재료 할인 지원 등을 반영하면 실질적인 김장비용은 지난해보다 5.6% 낮은 20만1151원이 될 것으로 예측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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