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6월 3일 치러지는 제9회 지방선거가 벌써부터 흥행몰이 중이다. 해피앤딩이 될지, 새드앤딩이 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겠다.
해남지역 선거판이 요동치고 있다. 민주당 소속이던 내년 지방선거 출마예정자들이 속속 조국혁신당으로 갈아타는 모양새다. 서해근 해남군의원을 필두로 맹성호 황산면이장단장, 주성룡 대상유통 대표이사가 최근 옷을 갈아입었다. 이들은 각각 해남군수, 해남군의원(나), 전남도의원(해남1) 선거에 출마할 뜻을 밝히고 있다. 여기에 현역 군의원 일부가 연말쯤 민주당을 탈당하고 조국혁신당 입당을 선언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이외에도 상당수 출마예정자들이 조국혁신당 문을 두드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선거를 7개월여 앞둔 시점에서 탈당은 당의 비주류에 속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총선 이후 해남지역 정치판이 현 박지원 국회의원 중심으로 재편된 가운데 주류에서 밀린 출마예정자들이 민주당에 남아있어봤자 공천을 받기 어렵다는 판단이 탈당을 부추겼다는 주장이 나온다.
민주당은 내년 지방선거에서 당원 참여를 강화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지역위원장 입김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2022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해남군의원 가·나·라 선거구를 단수 후보로 추천하면서 컷오프된 후보들이 잇따라 당을 탈당하고 무소속으로 출마한 사건도 있었다.
해남을 비롯해 호남지역은 전통적으로 민주당 강세 지역임은 분명하다. 2022년 군의원 비례대표 선거 당시 민주당이 2석 모두를 가져갈 정도다. 그렇다고 매번 민주당이 웃었던 건 아니다. 지난 2018년 지방선거에서는 민주평화당이 돌풍을 불며 해남군수와 군의원 11석 중 3석을 가져갔다.
지역내에서 내년 지방선거를 두고 뽑을 사람이 없다는 말들도 나온다. 선거는 최선이 아닌 차악을 뽑는 것이라고 한다지만 매선거마다 그 사람이 그 사람인, 새인물이 나오지 않는 지역 정치권에 대한 아쉬움도 담겨있다.
지방선거에서 유권자를 움직이는 것은 당이 아닌 인물이어야 한다. 각 정당들은 경선 과정에서 반드시 옥석을 가려내고 지역에서 새인물을 키워낼 의무가 있다. 자칫 자리 채우기식으로 후보를 냈다간 오히려 역풍을 맞을 수 있다.
정당들이 경선에 돌입하기까지 약 6개월 정도 남았다. 어느 출마예정자가 어느 당 옷을 입고 다닐지 유권자들의 눈이 항상 주시하고 있음을 명심하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