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6월 3일 치러지는 제9회 지방선거가 8개월 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출마 예정자들의 행보가 분주해지고 있다. 이재명 정부 출범 1년 뒤 치러지는 지방선거여서 중간평가 성격이 강한데다 그동안 민주당 일색인 지역 정치권에 조국혁신당이 가세하며 변화가 생기게 될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선거구별로 출마예정자들을 알아본다.
군수 선거 후보자만 5~7명 몰려
3선 성공이냐 새 인물이냐 관심
3선에 도전하는 명현관 군수에 맞서 다수의 출마 예정자들이 경쟁에 뛰어들며 어느 때보다 치열한 경합이 예고되고 있다.
지난 2022년 8회 선거에서 명현관 현 군수가 경쟁자 없이 더불어민주당 경선은 물론 본선에서도 단독후보로 확정돼 무투표 당선된 것과 상반된 모습이다.
3선 도전의 정당성이 부각되느냐, 3선에 대한 피로도가 어느 정도 작용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치열한 민주당 경선을 거친 이후에도 본선에서 민주당 후보 대 조국혁신당 후보의 단판 대결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돼 유권자들의 표심도 주목되고 있다.
또한 17개 시도당 위원장으로 구성된 더불어민주당 선출직평가위원회가 오는 25일 선출직 단체장에 대한 평가 규모와 범위를 정할 계획으로, 앞으로 현직 단체장에 대한 평가와 경선룰이 어떻게 정해지느냐에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해남군수 선거의 경우 더불어민주당에서는 명현관 군수, 김병덕 전 군의회 의장, 김성주 전 수협조합장, 이길운 해남군체육회장이 출마 의사를 밝히고 있다. 서해근 군의원은 조국혁신당으로 출마하게 된다. 여기에 박철환 전 군수가 출마를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고 천정술 김대중재단 전남지부 부회장도 군수 선거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저마다 ‘내가 적임자’ 강조
출마 이유·해남 과제 제시
명현관 군수는 민선 7~8기에 어느 때보다 활기차고 안정적으로 해남군을 이끌어 왔다며 지속가능한 해남 발전을 위한 토대를 쌓아가는 중요한 시기인 만큼 연임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명현관 군수는 “해남 발전에 중요한 시기에 나까지 선거 분위기를 과열하게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올해 안에 있을 특별법 제정과 내년 예정인 RE100 국가산단 지정 등 현안 사업이 차질 없이 추진되는데 총력을 집중하고 모든 역량을 모아 기회를 놓치지 않는다면 새로운 해남의 역사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또 “농어촌수도 해남을 통해 농어업과 미래 세대의 백년 먹거리가 될 AI·신재생에너지 산업을 융합해 지금까지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의 해남을 만들어 나가고자 한다”며 “지역 미래 발전에 대한 비전을 세우고 군민들의 공감대와 화합을 높여 나가는 일이 중대한 기회의 시기에 가장 필요한 과제라 여겨진다”고 덧붙였다.
도전자들은 변화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자신이 적임자임을 피력하고 있다.
김병덕 전 의장은 재선 군의원과 의장을 지낸 역량에, 현재 박지원 국회의원 지역 사무국장을 맡으며 정치 기반을 넓혀가고 있다
김병덕 전 의장은 “지난 8년간 보여주기식 행정으로 해남은 제자리걸음했고 군민은 소외됐다”며 “이제는 군민을 중심에 두고 희망찬 미래로 나아가야 하는 만큼 뚝심 있는 추진력과 의정활동 경험, 중앙·지방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모두가 잘사는 희망의 해남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또 “인구소멸 위기 극복이 시급한 만큼 농업의 6차 산업화를 통해 경쟁력을 높이고 청년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며 “재생에너지는 기업형에서 군민주도형으로 바꿔 소득을 창출하고, 배추·고구마·김 등 주력산업은 가공단지와 품목농협 설립으로 안정적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김성주 전 수협조합장은 파산 직전에 있던 해남군수협을 경영 정상화하고 흑자로 전환시켰으며 일등 수협과 지역주민 고용 창출에 큰 성과를 남긴 점을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김성주 전 조합장은 “오랜 누적 적자로 파산 지경에 이른 해남군 수협을 13년 경영을 통해 누적 적자 210억원을 정리하고 170억원의 자본금을 확충하는 등 정상화를 이뤄냈다”며 “이 같은 노력과 성과를 이뤘듯이 인근 지자체에 비해 후진성을 면치 못하고 있는 땅끝 해남을 군민과 함께하는 최고의 해남, 진짜 해남으로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또 “기업도시 솔라시도는 국책 사업을 유치하는 국가 산업단지로 활용하고 공모 사업과 기업형 사업은 읍·면에 배치하는 사업 이원화를 해야 한다”며 “읍·면에 분산 투자를 통해 지역의 균형 발전을 꾀함으로써 고용 창출과 지역 경제 활성화에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이길운 체육회장은 3선 군의원과 의장을 역임했고 현재 군 체육회장을 이끌어 오고 있는 다양한 경험을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이길운 회장은 “다양한 의정과 행정 경험, 체육회 활동을 통해 군정 성과와 한계를 가까이서 보며 리더십과 행정 철학을 다졌왔다”며 “인구 감소, 산업 정체, 교육 격차, 고령화라는 해남의 큰 과제를 군민과 함께 풀어내고 행복한 해남을 만드는 데 역량을 바치겠다”고 말했다.
또 “청년이 돌아오고 중장년이 안심할 수 있는 지역 특화 일자리와 신산업을 즉시 추진하고 해남을 남부권 교육·문화 중심지로 세워 모든 세대가 배우고 즐기는 기회를 보장하겠다”며 “기후 위기에 대응한 농수축산 혁신과 안정적 소득 기반 마련, 물류·유통 혁신을 통한 물가 안정 등 과제를 반드시 해결하겠다”고 강조했다.
조국혁신당 해남·진도·완도협의회장을 맡게 된 서해근 군의원은 40년이 넘는 공직생활과 3선 군의원 등 풍부한 행정 경험과 의정활동을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서해근 의원은 “군민들이 46여 년의 행정·의정 경험, 위기관리 능력, 미래 예측 혜안을 쌓는 기회를 줬다”며 “농수산업에 문화관광과 AI를 접목해 6차산업을 키우고, 신재생에너지를 선도하는 기업하기 좋은 해남을 열어갈 AI시대의 적임자는 기초가 튼튼한 서해근이다”고 밝혔다.
또 “지역소멸 극복을 위한 청년 정주 여건 마련과 농수산물 경쟁력 강화, 생산자 주도의 유통망 구축, 인력문제 해결은 물론 규제완화와 제도개선을 통한 기업하기 좋은도시와 AI시대를 선도하는 친환경에너지 도시를 만들겠다”며 “무엇보다 민주당 독점을 탈피하고 희망이 있는 정치를 실현하는데 앞정서겠다”고 강조했다.
도의원 민주당 일색, 군의원 인물과 당 대결 관심
도의원 선거 민주당 경선 구도
1선거구 다자·2선거구 맞대결
전남도의원 선거는 현역들이 그대로 출마하는 가운데 민주당 경선이 관건이다. 1선거구는 다자 대결, 2선거는 맞대결 구도를 보이고 있다.
해남 1선거구(해남읍·마산·산이·황산·문내·화원)는 민주당에서 김성일 현 도의원이 4선 도전에 나선다. 농사짓는 현직 도의원으로 도의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여기에 맞서 조영천 전 해남교육장이 지방선거에 첫 도전장을 내밀고 있고 유행관 전 성화대 교수도 7, 8회에 이어 출마 의사를 밝히고 있다. 두 사람 모두 정치의 새바람을 내세우고 있다.
해남 2선거구(계곡·옥천·삼산·화산·현산·북일·북평·송지)는 박성재 현 도의원이 연임에 도전한다. 박성재 도의원은 지난 선거에서 무소속으로 당선된 뒤 민주당에 복당했다. 여기에 조광영 전 도의원이 민주당 후보로의 출마를 선언했다. 조 전 의원은 지난 선거 때 민주당 경선에서 패했지만 이번 경선에서는 승리를 통해 정치부활을 노리고 있다.
군의원 선거 선거구별로 치열
나선거구만 7~8명 출마 예상
군의원 선거는 선거구별로 치열한 경합이 예상되고 있다. 민주당 일색인 상황에서 경선 방식이 어떻게 정해지느냐에 따라 무소속 출마자가 나올 것으로 보이며 조국혁신당, 진보당 후보도 출마 채비를 하고 있다.
군의원 가선거구(해남읍·마산면·산이면)는 민주당에서 현역의원 간 치열한 경선 경쟁이 예고되고 있다. 민경매 군의원, 민찬혁 군의원, 민홍일 군의원이 출마를 선언한 가운데 비례대표인 이기우 의원이 선출직 도전에 나선다. 같은 비례대표인 이상미 의원은 아직 고민 중이라는 입장이다.
김종숙 전 군의원도 출마를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신인으로는 김연수 해남군 새마을지회장이 출마 의사를 밝혔다.
여기에 진보당에서는 이정확 전 군의원이 군의원 선거에 나선다. 조국혁신당으로는 건설업체를 운영하는 김대우 대표가 출마를 선언했다. 가선거구는 득표율이 높은 3명이 당선된다. 민주당의 후보 적격 심사에서 제외된 인사들이 탈당과 함께 무소속으로 나올 경우 다자간 대결도 예상된다.
나선거구(황산면·문내면·화원면)는 현역인 서해근 군의원이 조국혁신당으로 군수 선거 출마를 선언하며 요동치고 있다. 민주당 내에서는 전략적 요충지가 되면서 민주당 군수 후보를 지원할 역량을 가진 후보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또 지난 8년 동안 문내 출신 군의원이 없었다는 점에서 문내 출신만 4~5명이 출마 의사를 밝히고 있다.
민주당에서는 화원 출신인 이성옥 군의장이 3선에 도전한다. 황산 출신으로는 맹성호 황산면이장단장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문내 출신으로는 개인사업을 하는 김성만 대표, 박성기 해남군민신문 대표, 박훈동 전 해남군이장단협의회장이 출마 의사를 밝혔다. 주성룡 대상유통 대표이사도 출마 의사를 밝히고 있는데 화원 출신이지만 문내에서 생활하고 있다. 해당 선거구에서 유일한 여성인 김미숙 전 기획실장도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나선거구는 2명을 선출한다.
다선거구(현산면·송지면·북평면)도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김석순 군의원이 내년 선거에 출마하지 않기로 하면서 후보들이 넘쳐나고 있다. 민주당에서는 현역인 박상정 군의원이 3선에 도전한다. 노중희 전 송지면체육회장과 노명석 전 북평면 주민자치회장, 천채재 전 현산면 주민자치위원장이 출마를 선언했다. 이순태 땅끝해풍유통대표도 출마를 선언한 가운데 민주당에 복당 신청을 해놓은 상태이다. 박장남 현 송지면체육회장도 출마를 신중하게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진보당에서는 양동욱 해남지역위원장이 출마를 고민하고 있다. 다선거구도 2명을 선출한다.
라선거구(계곡면·화산면·옥천면·삼산면·북일면)는 현역 의원 대 정치 신인 간 구도로 짜여지고 있다. 민주당에서는 현역인 김영환 의원과 박종부 의원이 출마한다. 여기에 한종천 전 옥천면 주민자치위원장이 출마하기로 했고, 김동수 서당영어조합법인 대표도 출마코자 민주당에 복당을 신청해 놓은 상태이다. 라선거구도 2명을 선출한다.
중대선거구제 도입 목소리
선거구 획정은 감감 무소식
내년 지방선거는 이재명 정부의 1년을 평가하는 성격이 짙다. 개헌 추진은 물론 정치, 사회 개혁과 경제회복에 속도를 내고 있어 1년에 대한 평가를 어떻게 받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조국혁신당은 선거 전 민주당과의 합당은 없다고 천명하고 있어 내년 선거에서 얼마나 많은 후보를 낼지 주목되고 있다.
특히 내년 지방선거의 경우 도의원과 시·군의원 선출 방식을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국회에서 제기되고 있어 본격적인 논의로 이어질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군의원 선거는 한 선거구에서 2명씩 뽑는 2인 선거구를 3인 이상 뽑는 중대선거구제로 바꾸고, 도의원 선거는 득표율대로 의석을 가져가는 권역별 정당명부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하는 방안이 일부 정치권에서 제기되고 있다.
이들은 군의원 선거의 경우 한 선거구에서 2명을 뽑는 현 체제가 거대 정당의 공천이 곧 당선으로 이어져 무투표 당선자를 양산하고 소수 정당의 정치활동을 가로막는 장애가 되고 있다며 3~5명씩 뽑는 중대선거구제로의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서는 전국적으로 180여 곳이 무투표로 당선됐다. 특히 영호남에서 무투표 당선을 통해 거대 양당이 나눠먹기식으로 지방의회를 구성해 지방자치가 후퇴했다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또 특정지역에서 특정 정당이 독식하는 구조가 고착돼 주민들의 다양한 의견이 정치에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2022년 선거에서는 전국적으로 일부 선거구에서 중대선거구제가 시범적으로 실시됐는데 법 개정이나 정치개혁특위 논의를 거쳐 내년 선거에서 확대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와 함께 선거 때마다 선거구 획정이 논의되고 있지만 내년 선거에서 현재 선거구가 그대로 유지될지, 변화가 있을지도 변수이다. 인구 변화에 따라 지난 8회 선거 때도 해남에서 군의원 의석수를 11명에서 10명으로 줄이되 비례대표 의석에서 1석을 줄이는 방안이 제시됐지만 결국 최종적으로 지금의 군의원 정수 11명이 유지돼 선거가 치러졌다. 군의원과 관련한 선거구 획정은 전남도의회에서 논의돼야 하지만 도의회에서 아직 이렇다 할 얘기조차 나오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