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군은 청소년 안심귀가택시 지원사업을 발빠르게 도입했다. 

밤늦게까지 공부하고 집으로 돌아가야 하는 청소년들의 밤길 안전을 위한 정책으로 해남군 청소년참여위원회에서 제안해 제도화된 대표적인 사례다. 

중고등학생은 1000원만 부담하고 나머지는 군에서 지원하는 사업으로 지난 2019년 첫 도입 당시 40여 명이던 이용자가 지난 8월 기준 650여 명으로 늘어나는 등 호응을 얻고 있다. 해남읍을 비롯한 10개면은 월 최대 30만원, 해남읍에서 면소재지까지 25㎞를 초과하는 송지, 북평, 문내, 화원 등 4개면은 최대 50만원의 택시비가 지원된다.

이 같은 호응 속에 대상 청소년을 확대하자는 목소리도 많다. 

가정형편으로 방과 후 학원이 아닌 아르바이트를 해야만 하는 청소년 등은 안심귀가택시 이용 대상에서 제외되기 때문이다. 또한 미래 진로를 고민하며 학업보단 다른 일을 선택하는 청소년들도 있다. 

특히 면지역 청소년들은 지역의 낙후된 문화·여가 시설로 읍에서 시간을 보낼 수밖에 없는 환경에 놓여있지만 이 같은 농어촌 지역의 특수성은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 군내 중고등학생(2400여 명)의 27% 정도만 수혜를 받고 있는 것이다. 

청소년참여위원회에서도 대상 확대를 요구했지만 여전히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해남군 청소년 안심귀가택시 지원 조례 목적에 ‘교육기회 보장’으로 못을 박아놓고 있기 때문이다. 

해남군은 안심귀가택시 확대와 불편사항 개선을 위해 정책에 변화를 주고 있다. 

첫 시행 당시 학교에서 정한 야간학습과 방과 후 프로그램 참여 학생만을 대상으로 했지만 지역사회 요구에 학원과 자율학습 등 학교장이 인정하는 개별학습까지 확대했다. 본인 또는 부모의 카드로 선결제한 후 대금을 청구하는 방식도 폐지했다.

여기에 안심귀가택시는 면에 거주하는 청소년들이 밤늦은 시간 버스를 타고 집까지 가지 못하는 해남지역의 낙후된 대중교통 여건이 반영된 정책이란 점도 고려돼야 한다. 

야간학습만이 아닌 안심귀가에 더 큰 목적을 두고 다양한 환경에 놓인 청소년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자치단체까지 사라져가는 청소년들의 진로 선택 다양성을 공부에만 둘 필요도 없다. 

흔히 청소년은 미래의 주인공이라 한다. 이와 함께 현재를 같이 살아가는 지역사회 구성원임에도 분명하다. 

교통 약자인 청소년들이 보다 자유롭게 지역을 다닐 수 있는 교통행정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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