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제9회 최범영 봉사상 시상식이 오는 26일 오후 2시 해남우체국 2층 회의실에서 열린다. 올해 수상자는 김지홍(51·해남군청), 이선우(53·해남우체국), 김승혁(47·해남지역자활센터) 씨 등이다. 수상자들은 각각 이동식 폐스티로폼 감용기 운용, 이웃을 돌보는 우편 배달, 자활 참여자 자립 등에 기여하며 행복 해남 만들기에 앞장서고 있다. 최범영 봉사상은 해남 출신인 최재천 변호사가 평생 집배원으로 근무하며 봉사의 삶을 살았던 선친의 봉사 정신을 기리기 위해 지난 2017년부터 매년 시상 하고 있다. 올해 수상자들의 활동을 소개한다.
방치됐던 해양 폐스티로폼 재활용에 공헌
■ 김지홍 자원순환요원 (해남군청)
문내면 무고리 출신인 김지홍(51) 씨는 전남과학대 자동차학과를 졸업해 자동차 정비 기능사 1급 자격증을 취득, 정비소 등에서 근무하던 기술인이었다.
지난 2015년 9월 군청 해양수산과 해양수산팀에 공무직으로 입사해 폐스티로폼 감용기 운용과 자원 순환 업무 등을 맡고 있다. 올해까지 10년 간 이동식 폐스티로폼 감용기 차량을 직접 운용하며 어촌계에 방치된 폐스티로폼을 꾸준히 수거해 처리하는 데 앞장서 왔다.
김지홍 씨는 “8.5톤 트럭에 감용기가 부착된 차량기계로 송지와 화산, 황산, 문내 등을 다니며 운용을 하는데 열선으로 재활용하기 힘든 부분을 잘라내는 파트와 폐스티로폼을 투입하는 파트, 압축 성형물을 수거하는 파트 등 여러 분야가 있는데 이를 총괄하고 있다”며 “10여 년간 처리하다보니 과거에 비해 많이 깨끗해짐을 몸소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폐스티로폼은 해양 오염의 주요 원인이고 이를 처리하는 예산이 만만치 않았지만 정기적인 점검·관리 등을 통해 장비를 효율적으로 운영, 지역 해양환경 개선과 군 재정 부담 감소에도 크게 기여했다.
김 양식과 전복 양식에서 배출되는 폐스티로폼을 압축 성형물로 만들어 세외 수입을 올리고 위탁처리비용을 절감하고 있다. 1일 6시간 작업시 3000여 개, 시간당 폐부표 500개를 처리해 100㎏의 압축성형물을 생산할 수 있다. 이는 재활용품 1차 공정을 통해 사진액자와 건축 몰딩, 경량 콘크리트 등 다양한 곳에 쓰이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올해 SBS와 환경부에서 공동주최한 ‘2025년 기후환경대상’에서 해남군이 자원순환 분야와 종합대상을 수상할 수 있었다. 군의 폐스티로폼 감용기 운영사업이 기후위기 극복 모범사례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김지홍 씨는 “바닷가 현장을 다니며 무더위와 한파를 견뎌야 하지만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생각하며 환경 보호에 일조했다는 자부심으로 열심히 일하고 있다”며 “이번 수상을 통해 자녀들에게 아빠의 자랑스러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 큰 보람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현장에서 수고하며 노동자들이 흘리는 땀의 가치가 더 인정받았으면 좋겠다”며 “작은 일에도 정성을 다하며 현장의 소리를 놓치지 않는 공직자가 되기 위해 앞으로도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30년째 책임감과 봉사정신으로 우편활동
■ 이선우 집배원 (해남우체국)
지난 1996년 3월 우체국에 임용돼 올해로 30년차 집배원이 된 해남우체국 우편물류과 이선우(53) 씨. 선후배 간 교량적 역할을 톡톡히 하고 팀 전체를 생각하는 선배로서 귀감이 돼 지난해 집배팀 팀장을 맡았다. 성실하고 헌신적인 자세로 우편 업무에 솔선수범했고 사명감과 책임감을 바탕으로 직장 내외에서 존경받는 선배로서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선우 팀장은 “현재 해남읍팀 소속으로 10명의 팀원을 두고 있다”며 “팀장으로서 더 큰 책임감을 느끼고 원만하게 팀을 이끌어 나가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단순한 우편물 전달을 넘어 독거노인과 취약계층 등의 안부를 확인하고 불편 사항을 청취하는 등 지역 생활 안전망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 특히 올해 여름에는 폭염 속에서 건강 이상을 겪고 있던 독거노인을 발견해 즉시 관계 기관에 알려 피해를 막았다.
이 팀장은 “2년 전에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최근 어머니가 돌아가셨는데 아무래도 우편 전달을 하며 혼자 사는 어르신들을 보면 안쓰럽고 마음이 많이 간다”며 “이번에도 군에서 취약계층에 보내는 안심 소포라는 것이 있는데 그것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대답이 없어 문을 열어보니 누워 계시고 걱정이 돼 적극 대응하게 됐다”고 말했다.
휴대폰과 SNS의 발달로 과거에 비해 편지처럼 정을 전하는 우편물이 줄어들어 아쉽고 고지서와 청구서 등 금전적인 우편을 많이 전하다보니 집배원을 대하는 자세도 달라졌다고 한다.
그는 “예전에는 우리 아들한테서 편지가 왔는데 좀 읽어주시오 하는 분들도 있었고 반갑게 맞아줬다면 요즘엔 비용을 청구하는 용지를 많이 전하다보니 짜증을 내며 따지는 투로 얘기하는 분들이 가끔 있다”며 “그래도 누군가 해야할 일이고 더우나 추우나 내 일에 충실히 임하면 또 어떤 사람에게는 도움이 되겠지라는 마음가짐으로 보람도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우편물의 양 자체는 줄어들었다고 하지만 실질적으로 느끼는 바는 예전에 비해 1인 가구 등 해남읍내 가구 수 자체는 더 많아져 업무는 더 쉽지 않아졌다”며 “이번 수상을 계기로 정년까지 남은 기간 열심히 봉사하며 한 분 한 분 더 찾아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저소득층 자립할 수 있도록 실무 지원
■ 김승혁 총괄실장 (해남지역자활센터)
해남지역자활센터에서 실무총괄인 실장을 맡아 기관 운영과 자활근로사업 업무 등에 큰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김승혁(47) 씨. 김 씨는 본인 스스로가 자활에 나선 사례다.
김 씨는 송지면 어란진항 옆 작은 어촌마을에서 태어나 목포해양대학교를 졸업, 항해사의 꿈을 키워나갔지만 근무 중 불의의 사고로 양쪽 발목이 분쇄 골절되는 상해를 입으며 불투명한 미래에 대한 상실감에 빠져 지내던 시기가 있었다.
이후 우연한 기회로 지난 2007년 해남지역자활센터 가사간병 방문서비스 전담 인력에 계약직으로 근무를 시작하며 사회복지분야에 눈을 뜨고 전문 사회복지사가 돼 저소득층과 장애인 등 소외받는 어려운 이웃들에게 도움을 준지 어느덧 17년(장애인복지관 4년, 자활센터 13년)이 됐다.
김승혁 실장은 “자활센터는 기초수급자 및 차상위 계층, 저소득 주민들이 스스로 주체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직업·경제 활동을 돕는 기관이다”며 “여러 자활 기업들이 잘 정착될 수 있도록 실무자들이 나서 일을 돕고 있는데 이러한 과정들이 순탄하게 운영되도록 전반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자활센터를 통해 성공적으로 자립해 나간 사람보다 사회에 복귀하는데 실패해 돌아가신 분들이 더 기억에 남는다고 전했다.
김 실장은 “가족과 단절돼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며 홀로 살고 있는 분들이 많은데 대부분이 술 문제를 겪고 있다”며 “그분들이 센터를 통해 자립을 위해 노력하지만 술을 끊기란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자활의 경우 5년의 활동 기간이 지나면 보호가 종료되는데 그나마 센터에 소속돼 있을 때는 사람도 만나며 기댈 곳이 있는데 집으로 돌아간 후 술에만 의지하다 돌아가신 분만 10여 명이다”며 “자활 기간 종료 후에도 최대한 방법을 찾아 긴급 생계 지원 등을 돕지만 안타까운 상황이 연이어 발생하다보니 마음 한구석에 아픔으로 남아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해남자활센터 소속 자활기업이 5곳인데 지원과 관심이 더 많아져 기업의 수가 더 많아지고 혜택을 얻어가는 분들도 늘어났으면 좋겠다”며 “앞으로도 저소득 주민들이 보다 나은 환경과 조건에서 일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