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중립 해남 '에너지 자립' 마을부터
4. 에너지 자립 넘어 주민 소득으로

■ 탄소중립 해남 '에너지 자립' 마을부터

1. 신재생에너지 사업과 에너지 자립
2. 마을에 필요한 전기 직접 만든다
3. 가축분뇨 에너지화 축사·마을 상생
4. 에너지 자립 넘어 주민 소득으로
5. 유휴공간 활용 신재생에너지 확대


친환경 양수발전소 유치 주민 나서

▲양수발전소 유치를 위해 주민들이 시내 곳곳에 현수막을 내걸고 있다.
▲양수발전소 유치를 위해 주민들이 시내 곳곳에 현수막을 내걸고 있다.

경상남도 거창군 가북면에는 ‘거창의 미래, 양수발전소 유치’, ‘친환경 양수발전은 거창에서’, ‘가북면 양수발전소 유치를 기원합니다’ 등 지역내 사회단체에서 내건 현수막들이 곳곳에 걸려있다.

거창군이 정부의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맞춰 신규 양수발전소 유치에 나서고 있고 주민들도 대부분 찬성하고 있는 것이다.

가북면 소재지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A 씨는 “거창군도 매년 청년인구는 줄고 노인들만 늘고 있는데 지원금도 나오고 건설기간 동안 지역경제가 활성화되고 건설 후에는 상주인력으로 인구도 는다고 해 대부분 환영하는 분위기다”고 말했다.

에너지 자립도시를 위해 각종 사업을 추진 중인 거창군은 한국남부발전과 함께 가북면 우혜리, 용산리 일원에 사업비 1조5000억원을 투입 설비용량 600㎿ 규모의 양수발전소 유치에 나서고 있다. 이 사업은 지난해 한국남부발전이 거창군에 제안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지난해 12월 주민들로 구성된 유치요청 결정위원회가 거창군에 유치요청서를 제출했고 거창군의회도 동의하면서 거창군과 한국남부발전은 지난 1월 17일 유치 공동업무 협력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양수발전소는 상류와 하류에 각각 저수지를 만든 후 낙차를 이용해 전력을 생산하는 시설이다. 이를 위해서는 풍부한 저수용량과 고낙차 지역 등이 필요한데 가북면은 이를 충족해 좋은 조건을 갖췄다고 한다. 풍력 태양광 등의 신재생에너지와 달리 전기를 저장하고 공급하는 기능을 갖춰 천연 배터리로도 불린다. 

거창군 관계자는 “발전소 주변 주민들의 복지사업 등을 위한 지원금을 비롯해 건설기간 동안의 소비유발 효과, 발전소 운영 이후 협력사 직원 등 수백명의 상주인구 증가도 예상된다”며 “주민 수용성도 강화해 유치에 성공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수발전소 공모 결과는 오는 12월로 예상되고 있으며 예비타당성조사와 개발연구원의 검토 절차 등을 거쳐 추진 여부가 결정된다.


지역특성 고려한 에너지 자립 계획

거창군은 양수발전소를 비롯해 신재생에너지 건물·주택 지원, 영농형 태양광 보급, 공용전기료 제로 공동주택, 농업농촌 RE100 지원, 산단내 공장지붕을 활용한 태양광 발전사업 등 다양한 신재생에너지 보급 정책을 통해 거창군 전력 자립도를 오는 2029년까지 65%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를 위해 거창군 에너지 자립도시 조성 계획 수립 용역도 지난해 12월 마쳤다. 거창군은 이번 용역으로 군의 에너지 기본현황을 파악하고 지역특성을 고려한 에너지 자립목표 설정한 것이다. 이를 통해 에너지 효율화와 신재생에너지 보급을 위한 정책, 기후변화 대응체계를 구축함으로써 에너지 자립 도시로의 도약을 위한 실현가능한 단기 및 중장기적 정책을 도출 중이다. 

거창군은 지난 2013년 전국 최초로 에너지 자립도시를 선포했으며 그해 8월 조례를 제정하고 5년마다 계획 수립에 나서고 있다. 특히 민간영역에서 에너지 자립을 지원코자 조례에 행·재정적 지원을 비롯해 행정 재산과 일반 재산 임대, 녹색 건축물 건립시 소요 사업비 지원 등의 내용도 담았다. 

거창군은 현재까지 태양광 주택은 1000호를, 에너지 제로 하우스는 100호를 보급하는 등 2030년까지 전 읍면 420개 마을에 융복합지원 고도화 사업을 추진, 거창군 전체 주택·건물의 전력 사용량 50% 이상을 재생에너지로 대체하는 명실상부한 탄소중립 에너지 복지 도시로 거듭나고 있다. 

특화사업으로 농촌형 마을공동체 태양광발전소도 추진, 마을 유휴 부지를 활용한 농업 외의 새로운 소득 창출로 마을공동 소득증대를 통해 공동기금을 조성하고 있다. 전 읍면에 마을햇빛발전소 45호, 1.3㎿를 건립해 가동 중이다. 이후 100호까지 건립하는 것이 목표다.

거창문화센터, 전천후 게이트볼장, 농기계임대사업소, 가북면 복지회관 등 공공시설 15개소에 태양광 발전설비 200㎾를 설치했다.

거창읍의 송정도시개발지구에는 28채의 패시브하우스가 지어졌다. 국비 2억6000만원, 군비 11억9600만원, 민자 75억4400만원 등 90억원이 투입됐다. 패시브하우스는 최소한의 냉난방으로 쾌적한 생활을 유지할 수 있도록 설계됐으며 1년 내내 평균 20도의 온도를 유지하지만 냉난방 비용은 아주 적게 든다고 한다.

▲거창읍의 송정도시개발지구에는 28채의 패시브하우스가 건설됐다.
▲거창읍의 송정도시개발지구에는 28채의 패시브하우스가 건설됐다.

감악산에는 7개의 풍력발전기가 세워졌고 인근에 감악산 항노화웰리스체험장이 조성돼 관광명소로 활용되고 있다. 마을공동창고와 작목반 창고 등에 태양광 발전시설을 설치해 마을햇빛발전소로 운영될 수 있도록 하고 주민수익형 태양광 발전소와 공동 주택 베란다 태양광 보급사업 등도 지원하고 있다.


전력 자립율 10년 전보다 40% 늘어

재생에너지 보급 활성화로 거창군의 전력 자립율은 빠르게 늘고 있다.

2022년 기준 거창군의 전력소비량은 48만5265MWh로 이중 42.9%인 20만8112MWh가 신재생에너지로 공급됐다.

전력소비량은 2019년 44만9918MWh, 2021년 47만3477MWh 등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신재생에너지 발전량이 2019년 11만5038MWh, 2021년 16만5009MWh 등 이보다 더 빠르게 확대하며 전력 자립도가 2019년 25.6%, 2021년 34.9% 등 크게 증가하고 있다. 2019년과 2022년을 비교하면 전력소비가 7.85% 증가한 가운데 신재생에너지 발전량은 80.9% 증가한 것이다. 이 기간 신재생에너지 설비용량은 7만285㎾에서 13만2631㎾로 2배 가까이 늘었다. 지난 2013년에는 전체 에너지 사용량 중 신재생에너지가 2%에 불과했다.

2020년까지 전력 자립율을 30%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달성한 거창군은 오는 2029년까지 전력 자립율을 65%까지 올릴 계획이다.

신재생에너지 발전량을 2022년 기준 20만8112MWh에서 2029년까지 33만1774MWh로 연평균 6.9%씩 늘려나갈 계획이다. 반면 에너지 소비량은 2023년 기준 18만2578toe에서 16만4320toe로 10% 절감하고 1인당 총에너지 소비량도 3.04toe에서 2.74toe로 줄이는 정책을 추진할 계획이다.

▲거창군 가조면 커뮤니티센터 주차장에 태양광 발전시설이 설치돼 있다.
▲거창군 가조면 커뮤니티센터 주차장에 태양광 발전시설이 설치돼 있다.

거창군 에너지 자립도시 조성 계획 수립 용역 보고서에 따르면 2029년까지 840억2700만원을 투입해 안정적 에너지 공급 대책(분산형 전원 공급), 친환경 에너지 사용 대책, 에너지 이용 합리화와 효율화 대책, 에너지 복지와 군민 참여, 정책 기반 등 5가지 추진전략을 제시했다. 주요 사업은 농촌공간 재구조화 및 재생 지원에 따른 영농형 태양광 보급, 에너지 슈퍼스테이션을 통한 자가발전 충전인프라 구축, 친환경 에너지 저장고 양수발전소 유치, 제로에너지 건물 보급, 저탄소 차량 보급, 공공기관 온실가스 목표관리제 강화 등 35개 사업이 제안됐다.

하지만 신재생에너지 보급 확대를 위한 부지 확보에 어려움이 있고 신재생 발전시설 구축 후 전기를 선로에 연결해야 하지만 그동안 재생에너지 발전시설 확충으로 계통 연계가 제한돼 확대에 어려움도 겪고 있다. 또한 재정 여건이 열악한 자치단체로서 지원에 한계도 있어 정부 지원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것도 현실이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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