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영상 (광주생명의숲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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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목포소재 한 대학에서 ESG 교육지도사 과정을 이수하고 수료증을 받았다. 3개월간 매주 화요일 저녁시간에 2시간씩 ‘주경야독’한 결과다. 자격시험을 앞두고 있지만 수료증, 자격증보다 그동안 막연했던, 왜곡됐던 ESG를 정리할 수 있어 나름대로 의미가 있었다. 환경부의 환경교육홍보단 강사, 국가환경교육지원단 강사 활동을 10년 가까이 해왔기에 지구온난화, 기후변화, 기후위기에 따른 자료와 사진을 수없이 대해 왔던 터라 환경에 관한 한 건방끼가 들만큼 들었다. ‘SG’는 내팽개치고 ‘E’만 강조한 것이다.

ESG는 환경, 사회, 지배구조라 설명된다. 해남군이 몇 년 전 주민자치에 공을 들였고 다음해는 발 빠르게 ESG로 갈아타기를 잘해 수많은 기관표창을 받았기에 군민들은 막연하게나마 ESG라는 용어를 많이 들었다. 행정기관, 지역사회 보다 기업이 사활을 걸어야 한다. 기업 활동에 있어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ESG지수가 낮으면 수출길도 막힐 수 있다는 것이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요구이기도 하다. 

환경분야는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물 소비량, 폐기물 배출 등 에너지 효율성개선, 자원순환 및 재활용 등을 우선 관리한다. 생물다양성 관리도 추가됐다. 주요 키워드는 탈탄소, 신재생에너지, 온실가스, 녹색채권, 탄소국경세 등이 등장한다. 

사회부문은 인권보호, 노동관행 개선, 데이터 보호, 프라이버시 보장 등을 중점으로 다룬다. ISO(국제표준기구)는 지역사회와의 협력, 근로자의 건강과 안전, 공급망 관리의 공정성을 평가하고 근로자 만족도, 지역사회 협력 프로젝트 수 등을 지표로 제시했다. 주요 키워드는 인권, 산업안전, 건강, 여성인력, 동반성장 등이다.

거버넌스부문은 반부패, 공정 경쟁, 투명한 이사회 구조, 윤리적 경영 등을 평가한다. 결국 기업이 이사회의 다양성 비율, 윤리적 의사결정 정책 실행률 등의 데이터를 통해 투명성을 이해관계자와 투자자들에게 제공해야 한다. 주요 키워드는 기업윤리, 이사회 독립성, 임원 도덕성, 주주권리, ESG 전담조직 등이다. 지역사회에 대입하면 마을회의 및 의사결정 과정에서 개선방안을 모색해 주민참여를 증진시킬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하는 것이다. 주민자치도 ESG 울타리에 포함시킬 수 있다.

‘ISO 26000’에서 거버넌스는 조직이 목표를 추구하는데 있어 의사결정을 내리고 그 결정사항을 수행하기 위한 체계라고 정의하고 있다. 협치로 번역되지만 어원은 그리스어이며 힘을 합해 배를 젓다는 뜻이다. 배가 어떤 목적지를 향해 가기 위해 선장과 선원들이 힘을 합해 배를 젓는 것이다. 지역사회에서 국제사회에 이르기까지 여러 공공조직의 업무를 관리하기 위해 정치·경제·행정적 권한을 행사하는 관리 체계와 서비스 공급 체계의 복합적 기능에 중점을 두는 포괄적인 개념이다.

ESG는 지역사회 각 분야에 대입되지 못할 것이 없다. 지금까지는 쉽게 변화를 느낄 수 있는 E에 방점을 뒀을 수도 있다. 친환경, 자원순환 및 재활용에 집중했다는 얘기다. 더구나 잘못된 전 정권의 국정마저도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의 100%를 2050년까지 재생에너지로 충당하겠다는 국제 캠페인인 RE100을 탄소배출제로인 CF100로 왜곡, 원자력 발전으로 기조를 옮겼고 일부는 재생에너지를 크린에너지로 왜곡했다.

농업과 수산업이 주요 산업인 해남군이 지속가능한 환경, 농업, 순환경제 대만형 ESG와 지속가능한 바다생태계를 위해 기르는 양식을 강조하는 중국 ESG를 차용할 시점이다. 

전남ESG협회 한 간부가 ESG란 ‘이 세상 지구 구하기’ 약어라고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얘기했다. 미리 준비하면 지구를 구하는 보배로운 칼임에 틀림없다. 지역소멸문제위기에 대응하고 지역사회의 균형발전을 위해서 국가보다는 지역사회의 다양한 이해 관계자들의 참여와 협력을 기반으로 효과적인 거버넌스 구축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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