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라시도기업도시 활성화로 해남의 미래발전 동력을 만들어내겠다는 해남군의 장밋빛 청사진이 정작 사업 대상지인 산이면 주민들에게 닿지 못하고 있다.

이는 해남군과 산이면 주민들의 출발선이 다르기 때문이다.

군은 주민들이 반대하면 태양광집적화단지를 신청할 수 없다고 밝히고 있지만 내면을 들여다보면 사실상 사업추진 쪽으로 의지가 깔려있다. 태양광집적화단지에 대해 정식으로 논의해야 할 민관협의회도 구성되지 않았지만 지난 8월 삼성물산 등 7개의 기업들과 오는 2037년까지 25동의 데이터센터를 건립한다는 업무협약을 맺은 것이다.

반면 산이면 주민들은 태양광집적화단지를 반대할지, 찬성할지 면내 의견도 아직 모아지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예전 화력발전소가 추진됐던 화원면과 같이 자칫 주민들이 찬반으로 갈리며 지역사회가 둘로 쪼개질 수 있어 반대든, 찬성이든 산이면내 의견을 하나로 모으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는 것이다. 주민들은 우량농지를 빼앗긴 경험들로 행정에 대한 불신의 장벽도 여전히 두터운 상태다.

태양광집적화단지는 산이면만의 문제가 아닌 해남군을 비롯해 크게는 기후위기 속 탄소중립을 위한 신재생에너지 정책과도 연관돼 있다. 하지만 현재 부동지구에서 농사를 지으며 생계를 꾸리고 있는, 태양광집적화단지가 들어설 경우 집에서 문을 열고 나오면 태양광 패널을 마주봐야 하는 주민들의 의견이 충분히 그리고 우선적으로 고려돼야 하는 것도 자명하다.

자칫 산토끼를 잡으려다 집토끼를 놓치는 우를 범하지 않도록 산이면이 어떤 결론에 도출되든 시간을 주고 지켜봐야 한다.

태양광집적화단지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주어지고 주민들도 눈과 귀를 열어 산이면만이 아닌 해남군의 미래를 염두에 둔 결정을 내리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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