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산면 일대가 한바탕 시끄럽다. 면소재지는 물론 마을 곳곳에 '폐비닐 재활용시설 절대 반대'를 외치는 현수막이 내걸렸다. 각 마을 회의를 거쳐 화산면 전체 주민들이 반대 의사를 모았으며 추수가 끝난 뒤에서는 대규모 시위도 계획하고 있다.

이들이 집단행동 양상을 보이는 것은 수십 년 동안 화산면에 있는 악취사업장(퇴비공장) 때문에 피해를 보고 있는 가운데 또다시 폐비닐 재활용업체 건립이 추진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 마을의 경우 위로는 악취사업장, 아래로는 폐비닐 재활용업체가 들어서는 상황이라 차라리 허가를 내줄 바에는 마을을 다른 데로 이주시켜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악취사업장으로 인한 피해가 그동안 얼마나 심했음을 보여주는 한 단면이기도 하다.

사실 폐비닐 재활용시설은 우리나라에서 최근 각광받는 도시유전을 말한다. 석유 한 방울 나오지 않는 나라에서 원유를 생산할 수 있게 돼 기적이라 불리고, 공정 과정에서 악취나 소음, 매연이 거의 발생하지 않아 친환경, 탄소저감 시설로 이른바 신기술로 불리고 있다.

그러나 사업 예정지 부근의 주민들이 강경하게 반발하고 있는 것은 결과적으로 악취사업장의 선행학습 때문이다. 아무 문제 없다고 들어섰지만 수십 년째 이루 말할 수 없는 고통이 따르고 있다는 것이 주민들의 목소리다. 도시유전도 아무 문제가 없다고 하지만 수십 년 전 악취사업장이 그랬던 것처럼 또다시 생각하기도 싫은 상황이 반복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이다. 도시유전도 사업 초기라 모든 환경 문제가 완벽하게 검증됐다고 보기 어렵다.

해남군이 법적, 행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만 하지 말고 악취사업장의 선행학습으로 이른바 공포 심리를 안고 있는 주민들을 어떻게 설득해 나갈지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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