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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량대첩축제가 지난 8~10일 사흘간 문내면 우수영관광지 울돌목 일원에서 열렸다.

해남군에 따르면 올해 축제에는 17만6000여 명이 찾아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개막식에는 이순신 장군과 함께 싸웠던 후손들과 중국 운부시 진씨 종친 및 진린 장군 후예 20여 명이 참석해 명량대첩 승리를 기리는 축제의 의미를 더했다. 또한 전남도가 프로그램을 연계해 외국인 관광객들도 많이 찾아 명량대첩과 해남을 세계에 알리는 기회가 됐다.

지역에서 수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축제를 여는 것은 관광객들을 지역으로 끌어들이기 위해서다. 축제 기간 해남을 찾은 관광객들이 지역에 머물며 먹고, 놀고, 자는 비용을 지출하면서 지역 상권에 활기를 넣기 위해서다. 또한 축제기간에 방문한 관광객들에게 해남을 홍보함으로써 다시 해남을 찾도록 유도하기 위한 것도 있다.

하지만 이번 명량대첩축제 개막식을 되돌아보면 관광객보다는 여전히 내빈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관광객들은 개막식을 기다리며 자리에 앉아 기다리고 있는데 전남도지사 등 내외빈들은 시간에 딱 맞춰 우르르 입장했다. 지정된 내빈 자리에 앉을 때까지 핀 조명이 쏴주는 등 띄워주기에 급급했다. 내빈들이 지정석에 앉은 후에 관광객들로서는 별 관심 없는 정치인들, 기관사회단체장들의 소개가 지루하게 이어졌다.

다른 축제나 행사에 비해 기념사, 축사, 인사말 등은 없었지만 여전히 축제 주인공이 내빈이라는 인식을 지우지 못했다. 우수영유스호스텔 주차장도 내빈 전용 주차장이 돼 출입이 통제됐다. 행사장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차를 주차하는 정치인들의 권위의식도 여전했다.

축제의 주인공은 관광객이어야 한다. 내빈도 우리 와 같은, 그냥 한 명의 관광객으로 참여하는 축제는 무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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