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신문이 4월부터 월 구독료를 5000원에서 8000원으로 인상하게 되었습니다. 우선 구독자님에게 더 큰 부담을 안겨드려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이번 구독료 인상이 단지 인상에 그치지 않고 보다 나은 신문을 만드는 촉매제로 삼고 독자님들에게 보답하겠다는 약속을 드립니다.

군 단위를 기반으로 하는 주간지인 지역신문은 지금 여러 난관에 부딪혀 있습니다. 암울한 초저출산 시대에 농어촌 인구는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고령화는 급격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는 종이신문의 경영 여건을 크게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지역신문을 버티게 하는 구독자는 감소하고 광고시장은 더 열악하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여기에다 인터넷 신문과 유튜브, SNS 등 다양한 미디어가 난립하면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이런 언론 환경에서 해남신문은 줄곧 오르기만 하는 인쇄비용과 물류비 압박을 받아왔으며, 최저임금 수준이지만 인건비 부담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그동안 구독료 인상을 수차례 검토하고 고민했지만 어려운 경제 상황에서 독자님들에게 부담을 드리기 어려워 선뜻 결정하지 못했습니다. 7년간 구독료를 동결하고 버텨왔지만 어려운 경영상태와 직원들의 최저 수준 급여에 따른 인력수급 한계로 인해 구독료를 불가피하게 인상하게 됐습니다.

지금의 종이신문은 다양한 미디어 출현과 종이 매체의 매력 상실 등으로 전례 없는 위기에 처하고 도전에 직면해 있습니다. 그래도 해남신문을 사랑하는 많은 독자분들이 힘이 되어 왔고 버팀목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언제까지 버텨낼지는 미지수이기도 합니다.

안정적인 신문 부수가 조직 내부 개혁을 가로막아 타성에 젖고 시대 흐름을 따르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내부 개혁과 자정 운동 기틀도 다지겠습니다. 해남신문은 구성원 모두가 협심해 앞에 놓인 난관을 극복하고 새로운 도전정신으로 미래를 향해 전진하겠습니다. 경영적인 측면이든지, 언론의 본질적인 측면이든지 한 세대의 멋진 성공을 위해 슬기롭고 겸손하면서도 치열하게 준비해나가겠습니다.

해남신문은 오는 6월로 창간 33주년을 맞습니다. 오늘의 해남신문은 독자님과 주주님들이 한결같이 아껴주시고 사랑을 주셨기에 가능했습니다. 그동안 숱한 난관에도 항상 따뜻한 성원과 격려에 힘입어 전국에서 으뜸 되는 신문으로 성장했습니다.

해남신문의 존재 이유는 33년 전 창간호의 '군민의 눈이 되고, 귀가 되고, 입이 되겠다'는 약속에 담겨있습니다. 이런 초심을 늘 되새기며 강자의 횡포를 막고 약자를 보호하는 소명에 더욱 충실하겠습니다. 해남신문은 독자님과 주주님들로부터 많은 질책을 받고 있습니다. 이런 질책은 관심과 사랑이 있기 때문입니다. 관심과 기대가 없다면 꾸중도 하지 않는다는 엄연한 사실을 알고 있으며, 항상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제가 대표이사로 취임한 지 한 달이 넘었습니다. 그동안 짧은 기간이지만 많은 변화를 시도하고 있으며 개혁도 진행 중입니다. 이번 구독료 인상을 계기로 제2 창간을 한다는 각오가 되어 있습니다. 더 건강하고 발전하는 해남이 되도록 힘써 일하겠습니다. 독자님과 주주님들의 손을 맞잡고 그 길을 당당히 걸어가겠습니다. 구독료 인상에 따른 부담을 안겨드려 다시 한 번 죄송하다는 말씀 드립니다. 정론직필의 꿋꿋한 길을 나아가고자 합니다. 앞으로도 많은 성원과 격려, 그리고 질책을 보내주시기를 머리 숙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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