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군조선의 건국을 기념하는 하늘이 열린 날 개천과 함께 상달이 시작 되었다. 상달이란 햇곡식을 신에게 드리기에 가장 좋은 달이라 여겨 예스럽게 이르는 말이다.1년 중 가장 신성한 달로 여겨 속칭 음력 시월을 시월상달 또는 상월이라 부르지만 지금은 음력과 양력의 환산이 번거로워 양력 10월도 통념상 상달이라 부른다.예로부터 우리 민족은 시월이면 제천의식을 거행하였는데, 한해의 농사가 끝나 하늘에 추수감사제를 지낼 수 있는 달이기 때문이다.고구려의 동맹, 예맥의 무천, 부여의 영고와 마한의 제천 그리고 고려의 팔관재도 시월에 있었다.민
'귤이 회수를 넘어가면 탱자가 된다.'는 말이 있다. 아무리 맛난 과일이라도 기후와 토질에 맞지 않으면 시금 털털 먹지 못할 열매가 된다는 말이다.해남 읍내의 두 중학교에서 일 년의 시차를 두고 작년과 올해부터 시행되고 있는 '교과교실제'라는 제도에 꼭 들어맞는 금언이라는 생각이 든다. 혹시 교과교실제가 무슨 제도인지 잘 모르시는 분들은 TV나 영화
무더웠던 여름이 가을에게 자리를 양보해주고 있다. 절집 백구가 지난 7월 무더위 속에 새끼를 낳았었다. 두 달을 넘긴 시점에서 여덟 마리 중 일곱 마리를 분양하고 어미인 백구와 매우 흡사한 한 마리만을 남겼다. 문득 어미백구와 새끼인 보리가 절집 뜨락에서 뛰어노는 것을 바라보니 하나가 아닌 둘이라는 의미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된다.두 사람이 기대고 있는 모습
유명한, 박 대통령도 즐겨 읽었다는, 중국 철학자 펑유란(馮友蘭)의 저서 '중국철학사'는 중국(철학)의 배경을 그리스와 같은 해양국과 대조되는 대륙국으로 설명했다. 공자와 맹자를 예로 들었다.'공자 말씀'인 '논어'에는 바다에 대한 말이 한 번밖에 없다. "이 세상에 도(道)가 실현되지 않으면 (나는) 뗏목을 타고 바다로 떠나겠다&quo
여름 휴식년을 맞이한 올해는 어느 해보다 바깥출입이 잦았다.석양을 삼키는 바다가 보고 싶으면 노을속으로 들어갔고, 담장하나를 사이에 두고 선조의 얼을 지켜나가는 고택 풍경을 보고 싶으면 서울의 필경재로 갔다. 선조와 후손들이 시공을 초월하며 함께 살아가는 음·양택의 모습과, 오백년이 넘은 이끼긴 바위를 정원석으로 둔 그 내력을 보고 싶어서였다.
20여년 만에 가장 더운 날씨라는 기상청 발표가 실감나는 날씨가 계속되고 있다. 거기에 분별없는 몇몇 어른들의 잘못으로 인해 발전소 몇 개가 섰다고 하더니, 전기 사정이 사상 최악이라는 정부 발표와 절전 대책이 겹쳐 냉방기를 가동하지 못하는 교실은 찜통 속과 똑같구나.더운 날씨에 40여 명이 빼곡히 앉아 수업을 들어야 하는 너희들도 정말 힘들겠지만, 여기저
해가 바뀔 때마다 우리 모두가 가슴 설레며 기원하는 것이 '행복해지고, 부자가 되고 싶고, 품고 있는 소원을 성취하고 싶다'는 것이다.하지만 행복은 그냥 오는 것이 아니다. 복을 담을 수 있는 그릇을 갖추어야 복이 들어온다.돈을 제법 모으게 된 사업가 한분이 부동산 투자를 하겠다며 바쁜 시간을 쪼개어 개발예정지인 어촌 마을을 찾았다.그는 심각하면서도 예
우리의 방방곡곡(坊坊曲曲)이란 말은 일본의 진진포포(津津浦浦)다. 한자 많이 쓰는 그들인지라 방방곡곡을 아는 이도 있지만, 진진포포가 대세다. 방방곡곡, 문자(한자) 뜻으로 살피면 '동네방네 구석구석'이다. 그런데 평야 또는 산지의 이미지다. 진진포포는 바다 또는 강의 뒷마을들이다.'전국의 각처'에 대한 우리와 그들의 생각이 다른 것이다. 우리는 뭍
여기는 희망과 열정이 뭉실뭉실한 땅끝마을이다.현재 삼복의 폭염이 마치 매운 시누이를 닮은 듯 연일 남도자락을 달구고 있다. 더불어 장마 끝에 있는 계곡과 해변은 제때를 만났다.읍내 중심부는 도시에서 빠져나온 휴가 차량들로 꼬리 물기 진풍경도 보인다. 이맘때가 되면 어느 상가들은 한산하지만 반대로 분주한 가게들이 있다. 그중에서 농약상과 철물점은 휴가 온 젊
아이들 시험 치던 한 일주일 동안 장마인 듯 눅눅하던 날씨가 시험이 끝나자 언제 그랬냐는 듯 폭염을 퍼붓고 있다. 시험 끝난 교실은 날씨를 닮아 나사 한 개가 풀린 듯 긴장감이 없지만, 시험 뒤처리와 학기말 업무에 바쁜 교무실은 교실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방학을 앞두고 체육관에서 진행되는 방학 중 학생 생활안내에 질서유지를 돕고 교무실에서 한 숨 돌리고
따르릉 따르릉…복지관의 전화기가 울린다. 시계를 보니 7시 30분을 갓 지나고 있다. 이른 아침인지라 출근 전인 직원들이 많아 전화기에서 울리는 따르릉 소리는 엄마 젖을 찾는 아기 울음처럼 한참을 세차게 메아리친다."감사합니다. 해남군장애인복지관 관장~" 소개도 다 하지 못한 수화기 너머에선"여보세요? 우리 집 언제
문화, '문명으로 변화하는 것'이다. 처음 서양문물에 접한 개화기의 동양사회가 컬처(culture)라는 서양말을 쓰기 위해 고안한 용어다. 재배 즉 식물을 키운다는 뜻의 라틴어 콜로레(colore)가 컬처의 어원이다.cell(세포), philosophy(철학), economics(경제학), geometry(기하학), electricity(전기), han
하반기 '해남광장' 필진이 바뀝니다. 강상헌(향우, 언론인·(사)우리글진흥원 대표), 지웅 스님(해남군장애인종합복지관장), 조원천(해남고 교사·전교조해남지회 사무국장), 이연숙(전남문화관광해설사협회장)씨가 새 필진으로 참여합니다.새로운 필진이 해남 지역 사회의 담론을 주도하고 다양한 삶의 현장을 글로 담아내 독자 여러분을 찾아
장맛비가 오락가락한다. 비 소식에 따라 관광객도 뜨문뜨문하다.장마에는 여행하기가 불편할 뿐 아니라 다음 달이면 방학과 함께 휴가시즌이 시작되는 달이여서 일 년 중 여행객이 현저하게 줄어든 달이다. 그래서 일 년 중 각 관광지나 유적지는 이때가 가장 한산하다.사실 진정한 여행자라면 붐비지 않는 지금이 여행하기 좋은 최적기인데도 말이다. 밀물처럼 몰려왔다 썰물
왜 물건을 살수 없다는 것인가요? 기분 나쁘네요. 차별하는 것인가요? 누구한테는 물건을 팔고 누구한테는 물건을 팔수 없다는 것인가요? 대한민국 자유민주주의국가에서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는 것인가요? 말도 안되요.고발하겠어요 등등 조합원이 아니면 이용이 불가하다는 직원의 설명에 높은 억양의 불편한 심경을 드러내며 설왕설래하는 모습은 한울남도소비자생활협동조합(
20대, 하늘의 별보다 밝게 빛나는 네온사인, 바람이 나무를 지나는 소리보다 차가 사람을 지나는 소리 가득한 서울에서 우울과 방황의 한 시절을 보냈던 것 같다.우울함은 음표를 딸 수 없는 단조노래로 20대의 배경음을 채웠고, 나는 부단히도 우울함을 자아내는 그 음 하나하나를 적어내고 분석해 내려 노력했던 것 같다.'근대', '자본주의', '생태'
지금도 옛 동료를 만나면 왜 목포에 내려갔느냐고 묻는다. 그것이 나에 대한 큰 관심사다. 가까운 곳에 있으면서 자주 만나고 또 비행청소년 문제에 대해 공헌할 수 있는 역할을 기대해서 인지도 모르겠다.한편, 우리 대부분은 퇴직 후에도 생활이 익숙한 직장 주변에 사는 것을 당연시하는 편견 때문이기도 하다.그런데 나는 왜 직장 동료를 자주 만날 수 있고, 모두가
들녘의 손놀림이 바쁘다. 마늘을 뽑는다. 모를 심는다. 부지깽이도 도와야 할 만큼 바빠지는 들녘이다. 뜨거워진 햇살아래 부산하게 움직이는 들녘을 바라보며 삼산면 송정리 소나무숲길을 걷는다.농사꾼이 아닌 사람도 괜스레 마음이 바쁘고 부산한 시기 이지만 나는 숨 가쁜 들녘을 뒤로하고 그녀를, 그녀들을 만나러 간다.'평등하고 자유롭게 어울려 사는 세상을 모색하
상규 씨는 중학교에 다니는 아들의 생일 선물을 들고 집으로 가고 있었다. 집 근처 육교를 건너는 중에 술에 취한 노인을 만났다. 난간을 잡고 간신히 올라가는 노인의 모습이 너무 불안해 보였다.얼른 노인을 부축했지만, 술에 취한 사람을 부축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간신히 육교의 계단을 올라가기는 했지만 내려가는 일이 더 난감했다. 노인은 이제 해면처
농번기도 본격적으로 보내고 있고, 또 농사 이외에 관련 사업도 여러 개 늘어서 요즘 정말 쉴 '틈'이 없을 정도로 바쁘다.이번 원고도 마감을 조금 넘기고 밤을 '틈'타 쓰고 있다. 깜박거리는 컴퓨터 커서를 무거운 눈 꿈뻑거리며 바라보고 있다.나에게 틈이 없으니 오늘은 이틈에 '틈'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봐야겠다.인간(人間)의 한자어 의미는 사람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