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뜨면 완도 상황봉으로 떠오르는 일출을 바라본다.매일 다르게 다가오는 일출 장면을 보며 느낌이 와 닿는 순간 스마트폰 카메라로 사진을 찍는다. 그리고 그 느낌을 SNS를 통해 소식을 전하며 소통한다.과거 아날로그 시대 사진찍기는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이라고 표현할 만큼 접하기가 쉽지 않았다. 가족 결혼식이나 기념일 등 특별한 날에 옷을 갖춰입고, 자세를 바로하고 여럿이 함께 찍는 것이 일반적이었다.카메라는 서민들이 구입하기엔 경제적으로 부담을 주는 고가품이고 사진찍는 기술은 인화·현상 과정의 어려움 등 전문분야에 속하다 보
어린 시절을 보낸 추석 명절이 필자는 그리울 때가 있다. 달밤에 동네 한복판 동무네 마당에서 형 누나들과 추석놀이 하던 광경이 눈에 선하다. 참외 따먹기 놀이를 하다가 덜 익은 참외가 되어 머리에 혹이 생기도록 군밤을 맞기도 했지만, 끝자락에 모두가 어울려 숨이 턱에 차도록 뛰는 '강강술래'가 참으로 신났다.한가위가 신라 유리왕 때 왕녀 두 분이 편을 나누어 육부(六部)의 아낙들을 데리고 한 달 동안 길쌈을 한 뒤 팔월 15일 성과를 비교해 진편이 밥과 술을 바쳐서 춤을 추고 놀이를 하며 즐긴 것에서 기원했다고 하니
지금 한창 거래되어야 할 건고추 가격이 바닥세다. 심지어는 동네마다 돌아다니던 건고추 상인들의 방송소리 마저 들려오지 않는다.고추재배면적이 크게 줄었고, 생산량 또한 역대 최저치임에도 불구하고 건고추 가격(근당 5000~6000원)은 오히려 하락하였다. 특히나 고추는 농자재비, 인건비 등 타 농사보다도 생산비가 많이 드는것을 감안했을 때 현재 형성된 가격으로는 수지를 맞추기가 힘들다.재배면적이 대폭 줄었고, 생산량이 급감하였어도 하락세가 지속되는 이유는 순전히 수입고추 때문이다.정부는 고추농가의 생산비 보장차원에서 건고추나 고추가루
菜根譚(채근담)에 이런 구절이 나온다.鳥語蟲聲 總是傳心之訣(조어충성 총시전심지결) 花英草色 無非見導之文(화영초색 무비견도지문)하늘을 나는 새의 울음소리나 벌레 소리까지도 모두가 마음을 전하는 소통의 비결이며, 화려한 꽃이나 풀잎의 색에서도 진리를 들여다보게 된다는 내용이다. 즉 자연은 진리에 이르게 해주는 위대한 스승이라는 말이다. 필자는 삼라만상과 그것이 담겨 있는 시공간, 그리고 인간의 인식을 모두 합하여 자연이라고 생각한다. 삼라만상과 그 안에서의 어우러짐과 운행이 모두 존재의 의미를 가지고 있고 인과관계를 가지고 있다.자연을
베이비붐 세대들의 은퇴시기와 고령화 시대로 접어들면서 제2의 삶을 농촌에서 보내고자 귀농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또한 자신의 삶을 내가 직접 가꾸고 꾸미고자 젊은 세대들의 귀농도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다. 도시에 살다 농촌으로 삶의 터전을 옮긴다는 것은 해외로 이민가는 것으로 비유될 만큼 두려움과 어려움이 있기에 사전 철저한 준비와 큰 결단이 필요한 부분이다.어느 지역을 선택할 것인가. 어떤 농작물을 선택할 것인가. 귀농정책은 어떤 것이 있는가. 꼼꼼히 살피게 되고 얻은 정보들을 통해 귀농후의 밑그림을 그리게 된다.유럽과 북미지역에
최근 우리사회는 인문학에 대한 관심이 높다. 방송에서도 소위 인문학자의 강의가 넘친다. 타계한 미국의 천재 기업가 스티브 잡스의 성공이 그의 창의적 발상으로부터 왔다고 보는 우리 정부와 기업, 자치단체가 그 원천인 인문학 지원에 줄줄이 나서고 있다.해남군과 여러 단체들도 대학의 인문학 관련 학자나 재야의 인문학 관련 저술가를 초청하여 인문학 강의를 듣고, 지역의 청소년과 학생들에게 인문학을 접할 기회를 만들어 주고자 애쓰는 것을 보면 요즘 말로 인문학이 '대세'인가 보다 생각하면서도 한편으로 불편한 심정을 숨길 수 없
우리나라는 올해부터 쌀 시장이 관세화(513%)로 전면 개방되었다. 누구든지 관세만 지불하면 쌀을 수입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를 흔히 일반수입이라 부르는데 아직까지는 이런 일반수입 물량은 극히 미미하다. 그런데 이런 일반수입과 달리 관세율 5%수준의 거의 무관세에 가까운 수준으로 수입되는 쌀이 있다. 흔히 의무수입이라 불리며 올해부터 매년 의무적으로 40만톤이 넘는 쌀을 수입해야 한다. 의무수입으로 수입된 쌀은 용도에 따라 가공용과 밥쌀용으로 구분하여 수입이 이루어진다.그런데 작년까지는 의무수입쌀의 30%를 밥쌀용으로 수입해야
달떠~온~다~ 달~떠~온~다.동해~동~창~ 달~떠~온~다~.구성진 목소리가 강강술래 선창자의 선소리로 들려온다. 무장단의 진양조가락 선소리를 가만히 듣고 있자면 노래인 듯 혹은 구슬픈 여인의 넋두리인 듯 묘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육자배기는 아닌데 육자배기에 가까운 것 같기도 하고, 한이 서린 흥타령은 아니지만 또 흥타령의 분위기도 있고, 아리랑타령은 아닌데도 세마치장단에 어깨가 절로 들썩여지는 아리랑의 흥겨움도 담겨 있다. 8개의 놀이로 구성된 해남강강술래 가사를 들여다보면 그리움의 시요, 편지다. 그래서 더 애잔하고 서럽게 느껴진
필자는 2013년 2월 해남으로 귀농했다. 해남 송지면에서 출생하였고,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고향에서 나왔으니 귀농보다는 귀향이 맞을 것이다.어릴 적 기억속의 농촌 생활 모습은 마을 공동체적인 생활이었다. 농번기가 시작되면 보리타작, 모내기 등 품앗이를 통해 부족한 일손을 해결했고, 동네의 애경사나 어려운 일들은 내 일처럼 모여들어 협동했으며, 여름 밤 마당에 모깃불을 피워놓고 평상에 옹기종기 모여 이야기꽃을 피웠던 풍경 등은 동네가 마치 한 가족이 된 듯 했다. 귀농하여 직접 느끼는 농촌의 삶은 젊으셨던 부모님과 동네 어르신들이 나
지난 4월 새로운 '해남군지'(상, 중, 하 및 자료집)가 출간되었다. 1964년 편찬된 『해남군지』 이래 반세기만의 경사지만 1995년 편찬된 '해남군사'부터 헤아리면 20년만이다. 사(史)와 지(誌)의 차이를 굳이 나누자면 '사'는 역사적으로 의미있는 사실을 기록하고, '지'는 과거와 현재의 해남인의 삶 자체에 주목한다.새로운 '군지'는 당초 '군사'로 기획되었다가 '군지'로 바뀐 우여곡절 때문인지 체제면에서 이전의 '군사
박근혜 정부는 창조농업이라는 기치아래 농업의 6차산업화로 경쟁력을 높인다는 정책을 펴고 있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6차 산업이란 '농산물이나 농촌의 자연·문화자원(1차 산업)을 바탕으로 이를 제조·가공(2차 산업)하거나 유통·서비스업(3차 산업)으로 연결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내용상으론 좋은 정책인 것 같다.하지만 이명박 정부에서 추진했던 '농업 선진화 정책'이나 박근혜 정부의 '창조농업'이나 핵심은 경쟁력이 떨어지는 농민들을 농촌에서 몰아내는 살농 정책이라는데 문제가 있다.현행 6차산업의
우리는 독서하기에 너무나 풍족한 환경에 살고 있으면서도 독서를 멀리하는 경향과 기피의 삶을 살고 있는 것 아닌가?조선시대 최고의 독서광이자 공부벌레로 알려진 김득신 선생의 이야기를 들어 보자.김득신 선생은 김시민 장군의 손자로서 사대부의 명문집안 자손이었다. 사대부 명문가의 아들이었지만 어린 시절에는 아둔해서 둔재소리를 들으며 자랐다. 겨우 열 살 때 글을 배우기 시작했는데 워낙 글머리가 없어서 글을 배운지 10년이 되어서야 겨우 스스로 글을 조금 지을 수 있을 정도였다. 너무도 아둔한 득신을 지켜보고 있던 주위 사람들은 애가 타는
올 여름 해남이 조금은 즐거운 일, 해남사람들에게는 조금은 가슴 뿌듯한 일이 벌어질 예정입니다. 찬란한 햇살과 푸른 바다 그리고 온갖 곡식이 익어가는 경이로운 들녘에서 펼쳐지는 2015 풍류남도 만화방창(風流南道 萬話(萬畵)芳暢) 전시가 바로 그것입니다.해남의 동백과 매화가 한반도에 첫 봄소식을 전하던 지난 3월과, 향기로운 첫물차를 마실 수 있던 5월에 이 시대 예술가 40여 명이 해남 강진일원을 화첩에 담았습니다. 그 결과 시사만화가 박재동화백의 '남도만인화 南道萬人畵_재동展'과 '동백매화화첩 펼쳐보기
벌써 25년이나 지난 대학생활 때의 일이다. 나는 그시기에 흔치 않은 두 가지 사건을 겪으며 언론에 대해 좋지 않은 기억과 한편으론 언론에 대해 고마웠던 기억을 동시에 갖고 있다.첫 번째 사건은 당시 내가 회원으로 활동했던 동아리를 둘러싸고 벌어진 일이었다. 당시 대학가는 민주화와 통일운동의 열기가 여전히 뜨거웠던 시절이었고 내가 속해있던 동아리도 학술 동아리로서 당시의 시대상황에 부응해 각종 학술 활동을 활발히 펼치고 있었다. 그런데 전국의 대학들에 신문을 배포하던 한 신문사가 전혀 사실무근의 근거들을 들면서 내가 속했던 동아리가
지난 6월 15일은 6·15 남북공동선언을 한 지 15년이 되는 날이다.2000년 6월 14일 분단 이후 최초로 남북한 정상회담을 통해 남한의 김대중 대통령과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합의하여 6월 15일 발표한 5개항의 통일에 대한 합의 내용을 담고 있는 공동선언을 했던 역사적인 날이다.그날 발표한 6·15 남북공동선언의 전문은 다음과 같다.조국의 평화적 통일을 염원하는 온 겨레의 숭고한 뜻에 따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대한민국 김대중 대통령은 2000년 6월 13일부터 6월 15일까지 평양에서 역사적인 상봉
금년들어 차세대 국세행정시스템이 본격 가동되고 있는데 이는 홈택스·현금영수증·전자세금계산서·연말정산간소화·근로장려세제·공익법인공시·국세법령정보·고객만족센터 등의 관련 웹사이트를 통합하고 일원화하여 민원은 더욱 빠르고 간편하게, 행정은 더 철저하고 치밀하게 변화될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과세당국은 납세자가 지난해 한 사업을 알고 있다"라는 우스개 표현처럼 더욱 발전된 국세전산망은 납세자들의 동태를 손금 보듯 진보했고 최근의 국세행정을 통하여 대규모 사업자는 물론이려니와 소규모사업자들도 국세청 전산망의 위력을 실감하기에 이르고 있다
전설을 들으면서 자랐다. "남도에 가면 심지어 다방에도 선술집에도 요릿집에도 근사한 그림들이 걸려있다" 라고.그래서 붉은 땅의 남도는 고흐나 피카소 같은 화가들이 사는 곳이라고 생각했다. 부모님 학력이나, 집에 냉장고나 TV가 있는지 물어보던 시절, 가정환경조사서 학생기록부 장래희망 칸에 늘상 화가라고 적어 넣던 순박한 화가지망생은 언젠가 그 다방과 요릿집에 걸린 그림들을 보고야 말겠다고 생각하며 자랐다. 이른바 그림 그린다는 쟁쟁한 화인과 화상들이 그림을 그리고 사기위해 목포로 해남으로 몰려와 며칠이고 몇 달이고 머물다가던 풍
5월은 가정에 대한 의미와 가족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되돌아보게 되는 달이다.현대화, 산업화와 더불어 보편적인 인권의 증대와 인간 이성의 확대라는 시대상을 반영하듯 가정의 모습도 많은 변화를 겪고 있다. 단적으로 과거의 가정이 절대적 권위의 소유자인 엄격한 아버지를 중심으로 하는 가부장적이고, 수직적인 가족 관계가 일반적인 형태였다면 지금은 친근한 아버지의 존재와 함께 가족 구성원들이 보다 수평적이고, 평등한 관계를 맺는 형태로 탈바꿈하고 있다. 또한 과거에는 가정이 남성의 역할을 중시하고 상대적으로 여성을 홀대하는 남녀차별적인
우리 국민들은 미래에 농촌이 지닌 중요한 기능으로 '안전한 식품의 안정적 공급기지화(25.9%)', '자연환경 보전(18,5%)', '관광 및 휴식장소 제공(15.6%)', '전원생활 공간 제공(16.1%)'을 가장 중요한 역할로 꼽고 있어 이제는 농촌의 시대가 도래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해남지역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농촌지역은 대부분 인구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특히, 배후 마을들의 공동화와 기능 저하에 상응해서 읍·면소재지의 기초적인 생활서비스를 충족해야
지금 해남은 한창 분주하다.말 그대로 농번기가 시작했다. 논을 고르고, 모판을 치는 못자리 준비가 시작되었다. 마늘밭은 마늘밭대로, 고추밭은 고추밭대로 바쁘다. 또 조생양파의 출하가 시작되고 있다. 해마다 그러하였듯 다시 씨를 뿌리고 땀 흘려 수확하는 농민들의 손은 바빠지고 있다. 하지만 다시 씨를 뿌리는 농민들의 마음이 편치만은 않다.지난달 20kg 한망에 10원에 경매되는 양파가 있는가 하면, 지난 2~3년간 배추가격은 바닥을 치고 있다. 상대적으로 시설투자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터널고추는 생산면적이 줄었다 하더라도 가격이 어떻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