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야외 피크닉테이블에 모인 학생들.
▲ 야외 피크닉테이블에 모인 학생들.
▲ 학생들이 학교 야외무대에서 연극을 연습하고 있다.
▲ 학생들이 학교 야외무대에서 연극을 연습하고 있다.
▲ 교사와 학생들이 멘토멘티 활동을 하고 있다.
▲ 교사와 학생들이 멘토멘티 활동을 하고 있다.
▲ 교내에서 열린 사자성어 퀴즈대회 모습.
▲ 교내에서 열린 사자성어 퀴즈대회 모습.

교정 전체가 정원으로 꾸며져 

두륜산 서쪽 자락에 자리한 현산중(교장 심우상)은 1970년 개교 이후 지금까지 6189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울창한 숲과 아름다운 꽃이 학교 입구부터 펼쳐져 교정 전체가 정원으로 꾸며져 있다.

다양한 나무와 철쭉, 상사화, 꽃잔디, 벚꽃은 계절을 바꿔가며 학생들을 반기고 정원 곳곳에는 아이들이 끼를 발산하고 편히 쉴 수 있도록 야외무대와 피크닉테이블, 야외 벤치 등이 마련돼 있다. 국제규격의 친환경 인조잔디 축구장도 학교의 자랑거리이다.

꿈이 자라는 행복한 배움터를 목표로 다양한 특색교육이 펼쳐지고 있다. 전교생이 22명에 불과한 작은 학교이지만 학부모와 학생, 마을주민들은 작지만 아름다운 학교라 부른다.

'멘토·멘티'로 묶어진 교사와 학생

현산중에는 독특한 프로그램이 있다. 교장을 포함해 교사 1명이 학생 2명과 멘토 멘티로 묶어진다. 학생들이 졸업할 때까지 이어지는데 말 그대로 교사가 인생 선배로서 학생들에게 다양한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조언을 해준다. 진로 고민이나 상담도 해주고 때에 따라서는 학생들의 부족한 학습도 돕는 역할을 하고 있다. 전교생이 22명이어서 가능한 프로그램인데 멘토 멘티를 넘어 가족 같은 관계가 이어지고 있어 학생들이 학교생활을 하는데 또는 인생을 살아가는데 큰 도움을 받고 있다.

윤바다(3년) 학생은 "꿈이 웹툰작가인데 멘토가 된 선생님이 관련 책을 사주기도 하고 제가 그린 그림을 보여주면 칭찬도 많이 해주셔서 힘이 된다"고 말했다.

교장선생님이 멘토 역할을 하고 있는 정민희(3년) 학생은 "단순히 학습이나 학교생활에 도움을 주는 것 외에도 교장 선생님이 직접 표를 예매해 문예회관에서 연극이나 가수초청 공연을 보기도 하고, 집에 데려다 주실 때는 진로상담을 해줘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영어를 가르치는 박철수 교무부장은 "어떻게 하면 영어를 잘할 수 있는지 멘티 학생들이 묻곤 하는데 하루에 10분 이상 꾸준히 영어로 듣고 읽고 연습하는 것을 반복하라고 조언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며 "학교생활이나 가정생활, 진로에 대한 고민도 잘 들어주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산중에서는 수업을 하는 교사와 수업을 듣는 학생 관계를 넘어 서로가 인생 선배와 후배 그리고 가족 같은 관계로 이어지고 있다.

건강과 인성, 지성과 감성을 배우다

현산중 학생들은 건강미, 인성미, 지성미, 감성미 등 4가지 아름다움과 특별함을 배운다. 이른바 'Four 美 For Me(포미포미)'라는 특별한 교육과정이 1년 동안 진행되고 있다. 학생들은 이 프로그램과 관련해 실행 점검카드를 작성해 스스로 평가하고 학교 측에서는 분기별 평가를 통해 인증 기준과 조건을 충족한 학생들에게 인증서를 주고 있다.

하루 30분 이상 운동하기와 바르고 고운 말 사용하기, 사자성어 쓰고 외우기, 마음 따뜻한 경험담 1편 이상 쓰기, 독후감 1편 이상 쓰기, 시 1편 이상 암송하기 등이 평가에 포함된다.

또 평가에만 그치지 않고 학생들의 작품들로 발표회를 열고 사자성어 퀴즈대회와 자작시·독후감 발표회, 그리고 연주회 등을 열어 학교 축제도 이어가고 있다.

지난 8일 학교 야외무대에서는 연극반 학생들의 연극연습이 한창이었다. 백설공주 이후의 이야기로 외모 지상주의를 꼬집는 흑설공주 이야기를 주제로 연극을 연습 중이다. 공주, 신하, 거울, 난장이 등 제각각 역할이지만 자신 있는 동작도 한번 더 해보고 춤과 율동도 완벽하게 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방과후 교실로 매주 한 차례씩 진행되고 있는데 1년 동안 연극을 연습해 학교 축제에도 선보이고 있다. 2년 전에는 해남연극협회 주최의 청소년 연극제에 참여해 입상하기도 했다.

연극 지도강사인 고유경 극단 미암 대표는 "학생들이 연극을 통해 협동심과 자기 표현력을 배우고 부끄러움이나 소극적인 자세 등 자기 벽을 스스로 깨트리며 더 성장해 나가는 토대를 만들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고 대표는 현산에 있는 지역아동센터에서도 연극을 지도하고 있는데 현산중 학생들이 초등학교 때부터 연극을 접하고 있는 셈이어서 연극에 대한 자부심도 큰 실정이다.

주인공 공주 역을 맡은 이지연(2년) 학생은 "학교생활에서 짓궂게 장난을 치는 오빠가 있는데 연극에서 상대역으로 만나게 돼 현실과 연극 속에서 이를 이겨내는 놀라움을 경험하고 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김건유(1년) 학생은 "연극을 하면서 목소리도 커지고 자신감도 생겨 연극을 배우는 재미가 두 배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학생 위해 모두가 나서다

현산중에서는 이 밖에도 학생들을 위해 승마체험, 볼링체험, 증강현실, 홀로그램, 요가, 플로리스트, 헤어디자인 등 다양한 문화예술 진로체험 활동도 실시하고 있다. 연극을 비롯해 밴드와 우쿨렐레, 바이올린, 플루트 등 방과후 교실도 다양하다.

작은 학교이지만 아름다운 학교를 유지하기 위해 지역사회도 함께 하고 있다. 한마음 운동회를 개최하고 농산어촌 유학프로그램과 작은학교 홍보에도 적극 참여해 학생 유치에 나서고 있다. 인근에 있는 북평중, 화산중, 두륜중과 함께 4개 학교 연합행사를 통해 체육대회와 수련회, 리더십캠프, 연합축제, 안전체험을 함께 하고 있다

현산면에 위치한 포레스트수목원과 동창회, 현산면에서도 장학금을 내놓는 등 동문과 선배, 지역사회는 후배와 학생들의 꿈과 희망을 돕기 위해 적극 지원에 나서고 있다.

 

네 가지 아름다움을 배우는 학교

 
 

현산중학교에 좋은 점을 말하자면 이런 시골에서는 한자를 접할 기회가 적은데 '포미포미'를 통해 사자성어를 공부할 수 있어서 좋고 한 달에 한 번씩 시를 쓸 수 있는 페이지가 있어 아이들이 시를 자주 쓸 수 있어서 좋다. 마음 따뜻한 경험담이나 일기를 쓸 공간이 있어서 일기를 쓰지 않는 아이들도 사소한 일이라도 글을 적을 수 있는 습관을 들일 수 있어서 더 좋다. 작은 마을 학교를 지키기 위해 학부모들이 나서서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고 있다. 학생 수가 적은 학교지만 우리 아이들을 위해 애쓰는 교사와 지역사회의 사랑은 크기만 하다.

학부모 김민숙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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