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금수(향교삼호학당 고문)

▶子曰 晏平仲 善與人交 久而敬之(자왈 안평중 선여인교 구이경지) -논어-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안평중은 남과 사귀기를 잘 하는구나. 사귄지 오래돼도 공경하니." 안평중은 제나라 대부였으나 키가 작아 외모는 볼품이 없어보였다. 그가 초나라에 사신으로 간 적이 있는데 초나라 관원이 사저에 들 때 개구멍으로 들라 했다.

이때 당당히 대문으로 들어가 왕을 대했을 때 왕은 이를 업신여겨 "제나라는 인재가 그리도 없어 너 같은 못난이가 뽑혀 왔단 말인가"하고 얕잡아 말을 건넸다. 이에 안평중이 "우린 사신을 보낼 때 상대방 나라 실정에 맞게 훌륭한 나라는 훌륭한 사신을, 그보다 못하면 더 못한 사신을 보낸다"고 하자 그 말에 감동 받아 정중히 접대했다는 고사이다.

세상에서 가장 힘든 게 인간관계다. 처음엔 좋게 맺어진 관계도 시간이 지날수록 피차 공경하는 마음을 잃고 막 대하는 경우가 허다하고 죽마고우라 해서 허물없이 대하다 보면 금이 가 돌이킬 수 없는 경우도 봐왔다. 핵심은 공경이다. 세상을 바르게 사는 비결은 서로에 대한 공경과 배려다. 이 두 가지만 잘 지켜나간다면 우리의 삶은 저절로 행복해질 것이다.

저작권자 © 해남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