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순기(해남읍)

 
 

맑은 물 흐르는 고요하고 얕은 냇가에
넓적 돌 군데군데 보폭 맞춰 세우고
흔들림 없도록 조약돌로 균형 잡으니
징검다리와 아낙네의 빨래터가 완성되네
어떤 여자는 방망이로 시집살이 설움
두들겨 패면서 슬픔 어린 응어리 풀고
또 다른 주부는 남편의 술주정 못 참고
빨랫감 지어 짜면서 화풀이하고 있네

부자로 사는 사람도 가난 속에 찌들어 
사는 사람도 빨랫감 두들겨 화를 풀고
찌든 때 빼기는 똑같은 방법을 쓰고 있네

때리고 주물러지어 짜고 다시 물속에
휘이 저어 달래 보기도 하며 자신의
처지와 쌓인 설움을 빨래터 맑은 물에
씻어 흘러보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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