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향교서 전통 성년례
공고학생 19명 선서

▲ 지난 16일 해남향교에서 열린 전통 성년례에서 성년이 된 학생들이 복두와 화관을 쓰고 참석자들에게 큰절을 올리고 있다.
▲ 지난 16일 해남향교에서 열린 전통 성년례에서 성년이 된 학생들이 복두와 화관을 쓰고 참석자들에게 큰절을 올리고 있다.

"오늘부터 성인으로서 언어와 행동에 조심하고 부모님에게 공경을, 형제에게 우애를, 친구에게는 다정다감하게 대하는 풍토 조성에 앞장서주길 바랍니다."

제50회 성년의 날인 지난 16일 해남향교 충효관에 열린 전통 성년례에서 주례를 맡은 장성년 전교의 당부이다.

해남향교가 마련한 이날 성년례에는 해남공고 3학년 남녀 학생 19명이 참여해 문묘배례, 성년자 경례, 문명, 선서, 상관례, 별명 순으로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곽준길 해남군수 권한대행, 박종부 군의장 직무대리, 조영천 해남교육지원청 교육장, 김금수 향교 고문, 윤광천 전 전교, 정광수 유도회장 등이 참석해 성년이 된 학생들을 축하했다.

성년자의 이름을 일일이 확인하는 문명(問名)에 이어 박민규 군과 박한별 양이 남녀 대표로 성년 선서를 했다.

"성년이 됨에 있어서 오늘이 있게 해주신 조상님과 부모님의 은혜에 감사하고 자손으로서 도리를 다할 것을 맹세하며 완전한 사회인으로서 정당한 권리에 참여하고 신성한 의무에 충실하며 어른으로서 도리를 다할 것을 참 마음으로 엄숙히 선서합니다."

이어진 상관례(上冠禮)는 관을 씌워주는 순서. 원래 남자에게 상투를 틀어 갓을 씌워야 하나 과거 급제자를 위한 각이 진 평평한 관모인 복두로 대신했다. 여자에게는 비녀를 꽂은 대신 보화가 장식된 화관(花冠)을 씌웠다. 아호를 지정해주는 별명에 이어 성년자의 경례로 30여 분간에 걸친 성년례 행사가 모두 끝났다.

박민규(18) 학생은 "전통적인 성년례를 치르니 특이하고 아주 귀중한 경험이 됐다"면서 "이제 성인이 됐으니 남 부끄럽지 않고 살아가고 장래 희망인 프로그래머가 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한별(18) 양도 "전통적인 행사가 처음이어서 뜻깊은 자리이고 성년이 된 만큼 모든 행동에 조심하고 소방공무원의 꿈을 향해 충실히 걸어나가겠다"고 말했다.

해남향교는 매년 해남공고와 해남고 3학년생을 대상으로 번갈아 가며 성년례를 갖고 있다. 성년식은 부족사회에 시작되어 조선시대까지 이어지다 일제 강점기에 중단됐다. 이후 1973년 4월 20일을 성년의 날로 지정해 시행하다 1975년 5월 6일로 변경됐고 1985년부터 매년 5월 셋째 주 월요일을 성년의 날로 기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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