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은희(목포대 강사·해담은3차아파트 공동체 대표)

 
 

불투수(不透水) 면적은 도시화와 산업화가 진행되면서 늘어났다. 콘크리트로 땅을 덮어 도로를 만들고 건축물을 지어 물이 스며들지 못하게 했다. 불투수 면의 증가는 지하수를 고갈시켜 하천 수량을 부족하게 하고 비가 오면 비점오염원들이 물과 함께 하천으로 가서 하천의 수질을 악화시킨다. 무엇보다도, 불투수 면의 증가는 비가 오면 홍수를 일으킬 수 있는데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우수 시설을 함께 늘려야 한다. 현재 해남천은 산책로 조성 사업과 생태하천 복원사업이 진행 중이다. 그 결과로 불투수 면적이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전남 사회혁신공모사업에 선정되어 '이엠흙공아! 해남천을 부탁해' 활동을 하면서, 또는 그 이후에 만난 많은 사람들은 이상하게 '해남천 살리기'라는 말에 경기 비슷한 거부반응을 보였다. 단체장들의 구속의 원인을 해남천 공사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다. 이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없는 필자는 그 반응들이 놀랍고 때로는 수치스러웠다. 그러나 지금 해남천 주변에서 진행되고 있는 도시계획도로 만들기, 산책로 조성, 그리고 생태하천 복원 공사에 불만의 소리가 높은 것도 사실이다. 이제 해남천은 거버넌스를 할 때다.

최근 해남은 주민을 대상으로 하는 자치교육프로그램이 다양하다. 그러나 문화예술회관 근처에 도시재생대학 현수막이 붙어있던 2019년만 해도 그렇지 않았던 것 같다. 그 교육과정에 참여하면서 필자가 받은 언어 충격이 거버넌스(governance)였다. 강사들이 협치라고 해석하는 거버넌스는 도통 정확히 이해되지 않았다. 해남군 도시재생대학 이후 자치 활동가 아카데미 과정을 수료하고 그 외의 많은 강연을 들었다. 그때마다 거버넌스를 말하지 않는 강사가 없었다. 하물며 ESG의 G도 거버넌스의 약자인데 개념에 대한 명확한 이해가 없는 상태에서 계속 강의를 듣고, 때로는 사용도 하면서 답답했다. 거버넌스라는 단어가 일상에서 자주 사용되는 단어는 아니고 필자의 배움이 느린 탓일 수도 있다. 그러나 단체장들의 구속으로 발생한 10여 년의 행정 공백이 이를 더욱 낯설게 만든 것일 수도 있다. 그 기간에 다른 시군들은 마을공동체 만들기, 도시재생뉴딜사업, 주민자치(위원)회 등등 주민 주도 자치활동에 힘을 쏟아 더 일찍 거버넌스를 체감하며 이해했을 거다. 대선이든 총선이든 지방선거든 대의민주제에서는 투표가 중요하다.

그런데 얼마 전, 경기도 군포에서 온 강사의 강연에서 거버넌스에 대한 명확한 이해로 유레카를 외쳤다. 거버넌스(협치)는 민관이 함께 결정 과정에 참여하고 그 결정에 책임을 지는 것. 제안을 수렴하는 게 협치가 아니며 협약을 하는 게 협치가 아니다. 사실, 해남천을 이용하는 많은 사람도 제안했을 테지만 필자도 2019년부터 꾸준하게 해남천이 사람들이 좀 더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순환산책로 조성, 경사로 출입구를 비롯한 더 많은 출입구 설치, 징검다리 설치, 그리고 쉼터 조성을 제안했는데 대부분이 수렴되었다고 생각한다.

해남천은 주민들에게 유효한 공간이 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해남천은 안전한 장소여야 한다. 일반적 위험뿐만 아니라 지금 지속적으로 체감되는 기후위기의 어떤 현상에도 안전해야 한다. 그래서 현재 해남천에서 진행되고 되고 불투수 면적을 넓히고 있는 공사에 심한 우려를 표한다.

이제는 해남천에 관한 모든 공사나 정책은 해남천에 관련된 지자체와 각 연관부서(안전도시과, 환경교통과, 상하수도 사업소 등등), 농어촌공사와 군민들이 모여, 전문가이든 비전문가이든 많은 사람들이 모여 논의하고 결정하고 책임까지 지는 거버넌스 시스템을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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