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금수(옥봉서실 영벽정문우회장)

'외진 곳에서 사니 후미져서 오는 이 드물고/일없어 사립문은 낮에도 열지 않네'

이 시는 옥봉 백광훈 선생이 470여 년 전 산속에서 자연과 더불어 선비로서 학문을 닦으며 욕심 없이 안빈낙도의 생활 속에서 지었다.

옥봉은 장흥에서 태어났으나 5살 때 해남 옥천면 대산리로 이사와 글공부를 시작할 때 신동이라 불렸고 그 문장은 아들, 손자까지 이어져 세상에선 '삼세삼절' 이라 했다. 맏형 백광홍을 비롯한 4형제가 문장가라 '일문사문장'이라는 별호가 붙었으며 최경창, 이달과 함께 '삼당시인'이기도 하다.

선조 때 명나라 사신 영접을 접빈사로 노수신이 맡게 되자 옥봉이 제술관으로 임명됐을 때 영접 중 옥봉의 시서를 보고 감탄을 자아냈다는 기록이 있다. 이렇듯 당시로는 조선을 넘어 세계적 문장가이면서도 인물만큼 알려지지 않아 안타깝다. 지금부터라도 옥봉 대가의 혼과 학문을 이어받고 더 널리 알려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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