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금수(향교삼호학당 고문)

'사불삼거'는 조선시대 선비정신 유산으로 내려오는 청렴실천 덕목의 불문율이다. 직역하면 '네 가지는 하지 말고, 세 가지는 거절하라'는 경구이다.

사불(四不)은 부업을 하지 말 것, 땅을 사지 말 것, 집을 늘리지 말 것, 재임지의 명산물을 먹지 말 것이며 삼거(三拒)는 윗사람의 부당한 요구 거절, 요구에 응했다면 답례 거절, 경조사의 부조 거절이다.

효종 때 김수항은 우의정 재임 시 아들이 죽었을 때 지방관이 면포를 보내자 그에게 벌을 주었고, 영조 때 호조서리였던 김수팽은 호조판서가 바둑을 두느라 결재를 미루자 바둑판을 확 쓸어버리고, 죽을 죄를 지었다며 결재부터 해달라 하니 판서도 죄를 묻지 못했다는 일화가 있다.

한데 지금 우리 사회는 어떤가, 이번 LH 직원들이 저지른 범죄행태를 보고 서민들은 경악을 금치 못한다. 어디 LH뿐이랴. 고위 공직자들도 마찬가지다. 청문회장에 눈을 돌리면 위장전입, 탈세, 병역 비리 등 양파 껍질 벗기듯 비리는 끝도 없다. 노블레스 오블리주(사회 지도층의 도덕적 의무)를 되새겨 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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