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서 나 모르면 간첩"
40년 가까이 생선 팔아

 
 

김유심(64·황산면 한자리) 씨는 나주에서 잠시 사업을 한 외도(?)를 빼면 남리 5일장에서 40년 가까이 생선을 팔아오고 있다.

남리를 비롯해 읍, 우수영, 남창 등 4곳의 5일장을 돌며 장사를 한다. 고향은 진도이지만 어려서 황산으로 이사와 지금까지 살고 있다.

2남 1녀를 둔 그는 지난 2004년부터 7년째 막둥이 아들(김문길·39) 부부와 함께 5일장을 지키고 있다. 옆집에서 사는 며느리는 출산 때문에 요즘 시장에 나오지 못하고 있다.

"해남에서 나 모르면 간첩이여."

걸쭉한 말솜씨가 5일장에서 잔뼈가 굵은 인생을 고스란히 토해낸다. 바지락은 자연산을 직접 잡거나 채취 작업을 시켜 팔고 숭어, 낙지, 장어 등은 완도나 목포, 강진마량 위판장에서 구매해 시장에 내다팔고 있다.

요즘 들어 5일장의 경기가 더욱 위축돼 한숨이 절로 나온다. 지난 13일 남리장에서 새벽부터 장사를 해 75만원의 매상을 올렸다.

한때 100만~150만원은 거뜬했으나 올 들어 크게 줄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장을 찾는 사람이 줄었지만, 농촌 경기가 워낙 좋지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엊그제 해남읍장에서는 100만원 어치도 못 팔았어. 예전에는 400만원 정도는 채웠는디. 남창장에서는 고작 26만원밖에 안 되었고…."

경기 탓도 있지만 인근 해역에서 잡히는 생선이 워낙 줄었고, 이 때문에 값도 비싼 때문이다.

왜 사업을 그만 두고 다시 5일장에서 장사를 하게 됐냐고 물었다. "사업보다는 그래도 5일장에서 '현금 박치기'가 나아."

한 마디 더 한다. "요새는 그 흔한 숭어도 확 줄었어. 시장에 나온 꽃게는 너무 작아. 이 것들은 잡지 말도록 해야 되는데, 씨를 말리고 있어. 단속이라도 나오면 상인들이 이미 알고 대처해버려. 이래서는 단속을 왜 하는 지 모르것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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