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한 해의 허리를 뚝 잘라버린 
레일에 깔린 절반의 달력
녹음이 초록색으로 산하(山河)를 물들이면
무형(無形)의 얼굴로 뜨거운 노래를 부른다.

자귀나무 연분홍색 꽃 속에서
7월의 열풍에 땀을 뻘뻘 흘리고
순리(順理)의 착각이 진실인 양
이 세상 근심 걱정 해탈(解脫)을 하면

웃음으로 가득한 아이들이
흘러간 흰구름에 곱게 색칠을 하고 
이육사의 청포도를 먹으며
느티나무 아래서 바람을 주워 담는다.

이제 슬픔도 햇볕에 펼쳐 말리며
앙금으로 남은 미움의 찌꺼기들
소낙비에 멀리멀리 흘려보내고
겸허하고 소박하게 살아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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