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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코뚜레의 지존 노간주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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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10.11  11:5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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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나무 숲의 노간주나무.

측백나무과인 노간주나무의 학명은 Juniperus rigida이다. 라틴어로 '향나무같이 생긴 단단한 재질의 나무'라는 뜻이다. 리기다소나무의 종명인 rigida도 같은 뜻이다.

노간주나무는 남부지방의 곰솔숲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소나무류는 휘발성 물질을 뿜어내 진달래나 사스레피나무 등 몇 가지 나무 외에는 잘 자라지 않는다. 노간주는 나름 강인한 생명력을 지녔다.

옛날 노간주나무는 소코뚜레 재료로 흔히 쓰였다. 노간주나무는 껍데기가 아주 잘 벗겨지고 벗겨진 나무표피도 매우 매끄럽다. 잘 휘어져서 조금만 불에 구워도 그냥 모양이 잡힌다. 끈으로 묽어 외양간 벽에 걸어두면 자연스럽게 말라 완성된다.

송아지가 10개월 정도 되면 코를 뚫은 후 코뚜레를 걸고 아프지 않게 뿔에다 고정시켜둔다. 한 달 정도 지나 상처가 아물면 노끈 줄로 목줄을 하고 핑갱(워낭)을 단 후 쇠바를 단다.

그 다음은 일소 교육이다. 일소 교육을 위해 가지가 두개로 갈라진 나무로 틀을 짠 후 돌을 얹거나(끄스렁구라 부름) 사람이 타기도 했다. 최근에는 타이어에 돌을 올려 쓰기도 한다. 쟁기질을 할 때 쓰는 멍에와 몸줄(멍엣집)을 한 후 하루에 잠깐씩 동네를 끌고 다닌다. 빨리 배우는 소는 일주일 정도, 좀 더딘 소는 한 달 정도 연습하면 논밭에 나가 쟁기를 끌 수 있다. 한 달 정도 지나면 소목에 근육(멍엣집)이 생겨나고 그땐 멍에가 아프게 느껴지지 않는다.

일소 교육은 재밌는 구경거리 중 하나였다. 적응이 안 된 소가 주인을 버리고 도망가면 온 동네가 떠나갈듯 소리치며 쫓아가고 어린꼬마들은 그 뒤를 종일 따라다니며 논다. 나도 그 즐거운 관찰자 중의 하나였다.

코뚜레는 액운을 막아준다고 한다. 개업식하는 집에 섬뜩해 보이는 명태나 부적 대신 노간주 코뚜레 장식품을 걸어두면 어떨까? 어느덧 추억의 유물이 돼 버린 코뚜레와 노간주나무를 그리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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