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골집 편백나무 토리아피.
▲ 시골집 편백나무 토리아피.

'치유숲', '피톤치드'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나무가 편백나무이다. 측백나무과의 편백나무(Chamaecyparis obtusa)는 40미터까지 자라는 상록침엽대교목이다. 일본이 원산지이고 주로 제주도와 남부지방에 조림수종으로 재배하였다. 최근에는 보령 등 중부지방까지 북방한계선이 올라가고 있다.

편백나무는 피톤치드라는 천연항균물질이 많아 산림욕이나 아토피 치료에 많이 사용한다. 내수성이 강하고 물에 닿으면 고유의 향이 진하게 퍼져 일본에서는 '히노키'라 불리는 욕탕 재료로 쓰고 도마로 많이 사용한다. 한편 재질이 반발력이 고르게 잘 잡혀있어 탁구라켓 재질로도 최고로 친다.

민간에서는 머리를 맑게 하고 입안의 구취를 없애기 위해 편백나무를 달여 차로 마셨다. 고기의 비린내를 없애기 위해 돼지고기나 개고기를 삶을 때에도 편백나무를 함께 넣었다.

1972년 음력 2월, 작은집 큰아들 장훈이가 우리집 사랑방에서 태어났다. 다음해인 1973년에 작은집은 새 건물을 지어 분가를 준비했다. 우리집 바로 옆에 집터를 잡았으나 땅속에서 물이 너무 많이 나와 결국 포기했다. 다시 집터를 잡은곳은 아랫동네 냇가 옆 논이었다. 이번에는 너무 집터가 낮고 배산이 되지 않아 문제였다.

우리집보다 작은 규모의 5칸짜리 집 골격에 어르신들이 모두 나와 대나무 심벽에 흙을 바르고 지붕에 흙을 올려 양철로 우진각지붕을 덮었다. 집 뒤에는 돌담을 쌓고 아래에는 작은 도랑을 팠다. 돌담 위에 편백나무 비보숲을 조성했다.

아주 작은 묘목이 10년도 안되어 숲을 이루었다. 건물에 너무 가까워 많이 솎아내고 키를 낮추기 위해 강전정을 해야만 했다.

고향 동네 가장 첫들목 작은집 뒤에는 40여 년의 역사를 기억하는 편백나무 한 그루가 아직도 외로이 서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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