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느 해에 비해 이른 추석에, 짧은 휴일, 그리고 직전에 휩쓸고 간 태풍 탓에 이번 추석은 뭔가 우당탕탕 지나간 느낌이랄까. 특히 바닷가 지역으로 벼들이 많이 쓰러진 우리 북평면 지역은 더욱 쓸쓸한 느낌이다.

지방자치제가 실시되면서 읍 지역은 인프라가 집중되면서 활성화되고 삶의 질이 높아졌지만 면지역은 쇠락의 길을 걷고 있다.

행정안전부 통계에 따르면 전국에는 읍이 228곳, 면이 1184곳, 동이 2098곳이 있다. 전라남도만 따져보면 읍 33곳, 면 196곳, 동이 행정동 68곳, 법정동 92곳이 있다.

전라남도 196개 면중 전라남도 면지역 중 가장 큰면은 순천시 해룡면으로 인구가 5만3057명이나 되니 웬만한 군 규모보다도 인구가 많다. 그 다음으로는 여수시 소라면이 2만1006명으로 그 뒤를 잇고 있는데 도심확장에 따른 도시화 때문이다.

가장 작은 면은 "옴천면장 맥주따르듯 한다"는 말과 토하젓으로 유명한 강진군 옴천면이 인구 684명으로 가장 적다.

이외에도 인구 1000명 미만인 면이 5곳으로 화순군 이서면, 한천면, 보성군 문덕면, 순천시 외서면, 완도군 생일면이다.

전라남도 면지역 평균인구는 3039명에 불과하다. 우리 군에서 평균에 미달되는 지역은 북일, 계곡, 마산, 북평, 현산면 5곳이다.

농업이 국가 주요산업이었던 시절에는 면중심으로 생활이 이루어 졌고 면서기는 선망받는 직업이었다. 지역주민들 가운데 문맹자들이 많아 지역사회 대소사를 면서기들이 도맡아 처리했다. 출생신고에서 입학, 결혼청첩이나 사망부고에서 장례에 이르기까지 지역일을 도맡아 처리했기에 칭찬받는 일이었다. 부모들 역시 자녀들이 자라서 면서기가 되는 것이 희망이었고 그 꿈이 이루어지면 보람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이제는 시대가 바뀌어 산업화와 도시화로 인해 면지역은 쇠락일변도이다. 농촌 인구는 감소하고 고령화되면서 면지역은 활력이 크게 떨어졌다.

면지역은 새 학기 학생모집에 애를 먹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학생수가 줄어들면서 복식학급이 불가피해지고 마지노선인 1면 1교 정책도 흔들릴 위기에 처해있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교육의 질 저하 우려 때문에 가족이 읍지역으로 이사를 가거나 주소를 읍지역으로 옮겨 자녀를 읍지역 학교에 보내는 경우가 생기면서 읍지역은 상대적으로 과밀학급, 면지역은 점점고사 되어가고 있는 현실이다. 교육당국에서 대책으로 읍지역 초·중학교 학생들의 읍과 면지역 학교로의 취학은 허용하지만 면지역 학생들의 읍지역이나 타 면지역 학교로의 취학은 허용하지 않는 공동학구제를 시행하고 있지만 문제해결에는 역부족이다.

농촌 면지역 학교가 갖을 수 있는 강점은 학급당 학생 수가 작기 때문에 오히려 학생 개인별 수준에 따른 맞춤형 학습지도와 진로지도, 1:1 지도를 통한 기초학력 보장, 그리고 여유로운 환경속에서 행복한 학교생활을 영위할 수 있다는 점일 것이다.

면지역 활성화를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학교가 교육과 지역사회 생활과 문화의 거점으로 자리매김 할 수 있도록 하는 노력과 획기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농촌 면지역에서 학교가 사라지면 희망이 없는 땅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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