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규(진이찬방 식품연구센터장)

 
 

오늘날 농촌인구는 고령화로 인한 변화가 점차 심화되면서 지역군마다 출생자 수보다 사망자 수가 많아져 1년이면 평균 2500여명의 인구가 줄고 있다.

통계청이 7월 30일 발표한 '5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금년 5월 출생아 수는 총 2만530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같은 달보다 2700명 줄어든데다 1981년 통계 집계 이래 가장 낮은 수치이다. 5월 사망자 수는 2만4700명으로 작년보다 700명 증가했다. 통계 집계 이래 가장 높은 수치로 올 하반기 중에 인구 자연증가가 감소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본다.

이렇게 고령화로 사망자 수가 늘어 인구가 감소하기 시작하면 고령 친화적인 식품시장이 급속하게 성장하게 될 것이다. 발효식품은 전통적으로 자연과 시간의 힘에 기대어 만들어 지는데 그 중에서도 김치와 된장, 전통주와 발효식초의 선호도는 시간이 지날수록 높아지고 있다. 우리에게 발효식품의 섭취는 단순히 허기를 채우는 음식물이 아니다. 특히 김치와 된장은 우리나라 발효식품의 대표로서 도시나 농촌 해외 어느 곳에서 살든 한국인의 건강을 책임지고 있는 식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식품이다. 가정에서 담가먹는 김치가 시간이 지날수록 그 맛이 좋아지는 비결은 무엇일까?

그 이유를 보면 다양한 식재료를 사용하여 버무리기 때문에 각종 미생물이 번식하는데 좋은 조건을 갖춘 천연 발효식품인 점을 들 수 있다. 김치의 종류로는 가장 많이 먹는 배추김치와 열무김치가 있으며 이밖에 쪽파김치, 동치미, 무김치, 무청김치, 총각김치, 갓김치, 순무김치, 민들레김치, 씀바귀김치, 우엉김치, 미나리김치, 질경이김치, 고들빼기김치, 부추김치, 오이김치 등이 있다. 김치는 양념의 품질과 젓갈의 숙성도에 따라 매년 맛이 달라 정확한 레시피를 만들어 내기가 어려우므로 해남에도 발효식품을 전문으로 연구하는 부서가 만들어져야 한다.

식초도 세계 어디에서나 보편적인 식용으로 사용하고 있을 만큼 유명한 발효식품이다. 진통과 소염 그리고 해독 등에 탁월한 효과가 있으며, 몸 속에 노화의 원인이 되는 유산의 발생을 방지하거나 해소시키는 일도 해준다. 이렇듯 식초는 우리의 질병을 원천적으로 예방해 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식초의 재료는 크게 과일과 곡류로 나뉘게 되는데 유럽은 포도로 만든 발사믹 식초가 주류를 이루고 미국은 주로 사과 식초를 많이 사용하고 있다. 그에 반해 우리나라는 쌀, 보리, 밀 등 당이 주성분인 곡류를 이용하여 만든 식초를 사용해 왔다. 종류로는 자연 발효시켜 만든 전통식초가 있고 주정식초와 빙초산식초가 있다. 빙초산은 석유화학의 원료를 가지고 만드는데 왜 우리나라에서는 빙초산을 식품으로 분류하는지 의문이다. 이제는 해남음식점에서만이라도 전국 최초로 빙초산 대신 우리의 전통 발효식초나 주정식초를 사용하여 반찬의 품질을 높이는데 일조하였으면 한다.

해남은 일조량과 바람, 온도와 주변 환경이 식품에 고스란히 담길 수 있는 온화한 기후와 양질의 토지를 갖고 있다. 그러므로 생산량 뿐만 아니라 품질에 있어서도 단연 최고의 농산물을 생산하고 있다. 이제는 먹거리 시장에서도 가족의 건강을 우선하는 품질 좋은 재료를 선택해서 조리하는 시대로 바뀌었다. 이렇게 좋은 식품의 재료가 생산되고 있는 해남에서 선호도가 높은 발효식품과 식초를 직접 만들어 조리한 여러 가지 음식으로 관광객을 맞이하여 먹거리로 해남을 알리고 다시 찾을 수 있는 자연 친화적인 군으로 거듭날 수 있기를 희망한다. 특히 해남의 산과 들에 지천으로 널려있는 흔한 재료로 만든 발효식품을 이용하여 반찬을 만들어 먹고 건강을 되찾았다는 사람들이 늘어나다 보면 해남은 틀림없이 발효식품의 메카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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