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보도 이후 변화 미흡
관심과 체계적 정비 숙제

▲ 우슬재 내리막길에 있는 표지석의 모습. 글씨가 거의 보이지 않는 상태이다.
▲ 우슬재 내리막길에 있는 표지석의 모습. 글씨가 거의 보이지 않는 상태이다.
▲ 상등리 표지석의 모습. 표지석 주변에 갖가지 쓰레기들이 버려져 있다.
▲ 상등리 표지석의 모습. 표지석 주변에 갖가지 쓰레기들이 버려져 있다.

해남에 있는 5·18민중항쟁 사적지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해남신문이 2년 전 관련 보도를 낸 뒤 이후 일정부분 개선이 됐지만 여전히 아쉬운 부분이 많은 실정이다.

<관련기사> '부실관리 5·18 사적지 재정비해야' <2017년 5월 19일자 1면>

실제로 지난 14일 5·18사적지를 둘러본 결과 우슬재 내리막길에 있는 표지석은 대리석에 새긴 글씨들이 가까이에서도 잘 보이지 않을 정도로 흐릿하고 영문 단어는 아예 보이지 않을 정도다. 2년 전과 비교해 더욱 심해져 역사적 현장을 알리는 표지석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상등리 국도변에 있는 표지석 주변은 이 곳이 사적지인지 쓰레기 투기장인지 알 수 없을 정도다. 곳곳에 우유팩과 비닐봉지, 휴지, 스티로폼, 캔 등이 버려져 있어 눈살을 찌푸르게 하고 있다. 도로변이라 차 안에서 일부 몰지각한 운전자들이나 행인들이 쓰레기를 내던지고 이 곳에 쓰레기를 갖다 버린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또한 이곳 표지석 문구는 그동안 내용이 잘못됐다는 주장이 계속돼왔다.

이곳 표지석에는 '5·18민중항쟁 소식을 진도군에 전하기 위해 해남에서 진도로 가던 시민의 차량을 향해 잠복한 군인들이 총기를 발포한 현장'이라고 소개하고 있지만 당시 피해자와 5월단체 관계자들은 "진도 쪽에 소식을 전하고 해남으로 돌아오던 시위대 차량에 잠복한 군인들이 총을 쏜 것"으로 문구를 바꿔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다행히 우슬재 정상에 있는 표지석은 풀숲과 잡초 사이에 가려 절반 가까이가 안보였고 표지석 앞까지 가려면 풀숲을 헤치고 10여미터를 들어가야 하는 상황이었던 2년 전에 비해 그동안 정비가 이뤄져 수북했던 풀숲과 잡초가 제거되고 도로변에 주차 공간까지 마련됐다.

해남군 관계자는 "풀베기나 주변 정비 등을 최근에 했는데도 불구하고 쓰레기 등이 버려져 있다고 하니 즉각 다시 정비에 나서겠다"고 말하고 "대리석 교체나 문구 수정은 자체 예산으로 검토했으나 해남 5·18동지회와 논의과정에서 전라남도에서 전남 전체 표지석에 대해 일괄조사를 하고 있어 좀 더 지켜보자고 의견이 모아져 상황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고 해명했다.

해남에는 5·18과 관련한 사적지가 해남군청 앞과 해남중학교, 상등리 국도변, 백야리 군부대 앞, 우슬재 2곳, 대흥사 일대 2곳 등 모두 8곳이 있는데 광주 외에 전남지역 항쟁지로 진상규명과 역사교육 강화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어 해남군이 보다 더 체계적인 관심과 정비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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