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째 운영, 자동화 설비 투자

▲ 조양영농조합법인RPC 박종서 대표의 뒤를 이어 아들 찬재 씨가 3대째 운영을 맡았다.
▲ 조양영농조합법인RPC 박종서 대표의 뒤를 이어 아들 찬재 씨가 3대째 운영을 맡았다.

"해남 쌀 책임감 갖고 판매"

40여년간 해남읍 조양영농조합법인RPC를 운영해온 2대 박종서(73) 대표의 뒤를 이어 아들 박찬재(43) 씨가 힘을 보태기로 해 3대째 가업을 이끌어가게 됐다.

조양영농조합법인RPC는 농사를 지으셨던 박종서 대표의 아버지가 정미소를 차리면서 운영이 시작됐다. 삼산면 금산리에서 6남매의 장남으로 태어난 박 대표는 당시 서울에서 학교생활을 마치고 전화국에 취직했었는데, 함께 정미소를 운영하자는 아버지의 제안을 받아들여 다시 고향으로 내려왔다고 한다.

박 대표는 80kg씩 판매하던 정미소 쌀을 20kg 소포장하는 형태를 시도하는 등 40여년간 정미소를 이끌어왔지만, 최근 쌀 소비량이 줄어들고 벼값과 쌀값이 맞지 않는 현실을 마주할 때면 걱정이 앞선다. 아내 이승애(69) 씨와는 우리 대에서 정미소 운영을 마무리 하자는 이야기도 나눴다고 한다.

그런 박 대표에게 힘이 되어 준 이가 아들 찬재 씨다. 찬재 씨는 4남매 중 유일한 아들로, 해남동초등학교와 해남중학교를 졸업한 후 타지에서 생활해왔다. 항상 정미소 일로 바쁜 부모님을 보고 자란 찬재 씨는 정미소 업무와는 다른 분야인 호텔관광학을 전공했고 여행업계에서 규모가 가장 큰 투어 회사에 입사해 영업관리와 상품기획 등의 업무를 12년간 맡았다.

그러던 중 지난 2015년 잠시 정미소 일을 거들러 내려왔다가 부모님이 지켜온 정미소에 자동화 설비를 도입해 발전시키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게 됐고, 고민 끝에 귀향을 결심했다.

1년여간은 타 지역의 민간 RPC들을 견학하고 자문을 받으며 지식을 쌓았고, 관리 업무로 실무를 익히다가 공장장을 맡기 시작한 이후에는 더 나은 미질관리를 위해 자동화 설비를 도입했다. 올해는 산물벼 수매라인 설비에 투자해 농가가 더욱 편하게 벼를 수매할 수 있도록 혁신한다는 계획이다.

찬재 씨는 "직장을 다닐 땐 틀 안에서 일했는데 이제는 틀을 만들어야 하는 입장이 되다 보니 시행착오를 겪어 가는 중이다"며 "해남 쌀을 다룬다는 책임감을 갖고 전국적으로 판매될 수 있게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농민들의 노력해 비해 수확량이 적고 가격이 낮게 형성될 때면 안타깝다"며 "최대한 농민들의 상황을 반영하고 함께 호흡해가며 지역과 공생하는 정미소로 만들고 싶다"고 덧붙였다.

박 대표는 "아들이 가업을 잇겠다고 하니 흐뭇한 마음이 절반, 걱정되는 마음이 절반이다. 이제 시대의 흐름은 아들 세대로 바뀌었다. 책임감을 갖고 운영하도록 뒷받침해줄 생각이다"며 "민간에서도 쌀이 판매되어야 소비자들에게 더 질좋은 쌀이 돌아갈거라 본다. 상생 발전할 수 있는 지원 정책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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