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공단 의료이용지도 분석
유소아층 입원율 특히 두드러져

 
 

해남지역 외래진료 민감질환 입원율이 전국 평균 3.5배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특히 유·소아와 청소년층에서 두드러지는 현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지난해 10월 '건강보험 의료이용지도 구축 연구'의 중간결과를 발표했다.

연구 내용 중 적절한 외래의료이용을 통해서 입원을 예방할 수 있는 외래진료 민감질환의 입원결과를 살펴보면 전국 252개 시군구 중 해남지역은 545건으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외래진료 민감질환 입원율은 인구 만명당 연령표준화율로, 의원급 외래에서 경증 만성질환의 관리수준을 보여주는 지표이다. 세균성 폐렴, 중증이빈후과감염, 신장요로감염, 협심즘, 천식, 고혈압, 당뇨, 간질 등이 포함되며 1차의료의 질과 접근도를 반영하는 자료다.

특히 입원율을 소아·장년·노인 세 층으로 나눌 경우 15세 미만은 표준화율 1950로 나타나 전국에서 가장 높다. 15세 이상 65세의 경우 221건으로 2위, 65세 이상의 경우에는 12위다. <표 참고> 해남군의 입원율은 전국 평균의 약 3.5배인데 4세 이하 3.7배, 5~9세 4.9배, 10~14세 9.2배, 15~19세 4.6배로 유소아층에서 특히 높게 나타난다. 장년층은 전국 평균 2~3배, 노인 층은 80세 이상이 3.5배인 것을 제외하면 전국 평균의 1.5~1.9배 수준이다.

질병군에 따라 볼 때도 폐렴, 요로감염, 천식에서 전국 1위의 입원율을 보이고 있어 소아청소년의 높은 입원율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인구 1000명당 300병상 미만 병상수는 전국 평균 3.5개 보다 높은 13.4개로 나타나 전국 3위로 조사됐다. 300병상 이상도 인구 1000명당 4.9개로 전국 22위이다.

해남군내 의약관련업 현황은 지난 1월 기준 의료기관 69곳, 약업소 42곳이다. 입원환자를 100명 이상 수용할 수 있는 종합병원급은 2곳, 30인 이상 수용할 수 있는 병원급은 4곳, 병상수 29개 이하 1차의료인 의원급은 36곳이다. 1차의료 의사수는 의료이용지도 연구에서 사용한 정의에 따르면 지난 2015년 기준 1차의료 의사수는 14명, 1만명 기준 1.7명으로 산출됐다. 해남군은 지역박탈지수가 높아 사회경제적 여건이 취약한데에 비해 1차의료 의사수는 상대적으로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박탈지수는 1인 가구 비율, 65세 이상 노인 인구 비율 등 9개 지표 값을 표준화 과정을 거쳐 표준화점수로 전환한 수치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서울대 의료관리학교실 김민주 연구원은 해남군의 경우 1차의료 의사수보다 병상수의 과다가 두드러진다며, 이러한 지표들은 해남군에서 병상의 과다공급으로 인한 유발된 입원 수요가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소아청소년군의 높은 입원율은 1차의료 접근도의 문제일 수도 있겠지만 병원 입원과 관련한 진료 패턴의 문제가 더 클 것으로 보인다"며 "병원별 입원율을 지역 차원에서 모니터링하고 지역 주민들에게 불필요한 의료 이용에 대한 각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유소아 수 줄고 보험도 영향

해남군내 의료계측은 이 같은 분석에 대해 지역적 특성과 실비 보험 등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군내 인구수는 줄어드는데 병상 수는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는 점과 실비 보험을 든 가구가 많아 입원 시 부담이 적은 상황 등이 맞물려 타 지역보다 입원율이 두드러지는 양상을 띠고 있다는 분석이다.

해남군 통계연보에 따르면 지난 2003년 주민등록통계상 군 인구수 8만9981명 중 0~19세 인구수는 1만9921명으로 22.1%를 차지하고 있었고 0~4세 4181명, 5~9세 5004명, 10~14세 4889명, 15~19세 5847명이었다. 이와 비교해 13년 뒤인 지난 2016년에는 인구수 7만5121명 중 0~19세 인구수는 1만2195명으로 16.2%에 불과했고, 0~4세 3055명, 5~9세 2478명, 10~14세 2696명, 15~19세 3966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해남군내에는 아이들 수가 줄어들면서 1차의료급 소아병원은 없는 상황이며, 2차의료 병원급에서 소아과 전문의 4명이 근무하고 있다. 가정에서 소아과 전문의를 찾다 보니 입원 가능한 병상이 있는 병원급에서 진료를 받게 되는데, 실비 보험을 가입한 경우가 많고 맞벌이 등으로 아픈 자녀를 가정에서 돌보기 어려워 입원을 선택한다는 것이다.

특정 병원에서의 유소아 입원율이 유독 높다는 의견도 나타나고 있다. 해남지역 맘카페에서도 특정 병원에서 유독 입원 권유가 많은 것 같다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주민 A 씨는 "아이가 폐렴이나 독감으로 아프면 일하면서 돌보기도 힘들고 보험을 들어놓은 것도 있어서 입원실이 있으면 입원을 고려하는 편이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유아·청소년 입원율을 낮추고 아이를 키우기 좋은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어린이들의 생활습관과 식생활 교육과 예방·보건중심 정책으로 전환 방안이 논의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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